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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깍발이] 입시, 흔들리는 학생부의 입지
[딸깍발이] 입시, 흔들리는 학생부의 입지
  • 교수신문
  • 승인 2020.09.25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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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 총체적 모순 보여주는 대학입시
입시제도 근간에 대한 교육적 고민 필요

대학입시 시즌이다.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원서접수가 끝났고 수시모집이 시작되었다. 신문들은 특별지면을 편성해 수시모집 전형일정을 정리해주고 주요 대학 입학처장의 사진과 함께 각 대학의 입시정보를 소개한다. 유튜브에서는 입시전문가들의 수시지원전략과 논술전형 출제경향을 담은 동영상들이 쏟아진다. 코로나19로 많은 대학이 대입전형시행계획을 변경했고 논술, 면접, 실기고사의 방법을 조정하고 있다. 안전한 고사장을 위해 논술시험을 일산 킨덱스에서 본다고도 하고, 녹화된 동영상으로 실기를 평가하거나 온라인 화상면접시험을 모색하고 있다고도 한다. 지난해보다 비중이 줄었다고는 해도 수시로 77%를 선발한다. 수능 접수 인원이 처음으로 40만 명대로 떨어졌다는 올해도 대학진학의 주요 통로는 수시인 셈이다. 코로나19가 학벌사회의 입시풍경을 바꾸게 될 것인가? 

대학에 들어가려면 ‘전략’이 중요하다는 말은 이제 진리가 되었다. 모든 전형을 다 준비하는 것은 최악이고, 가장 유리한 전형을 선택해 고1때부터 시작해야 한단다. 대학입학은 성적 60%, 입시정보 30%, 운이 10%라며, 수시카드 6개를 잘 쓰려면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해주는 입시컨설팅을 받는 게 필요하다고 한다. 수능 최저를 맞추기 위해 포기할 과목은 포기하고, 남은 시간 가능한 교과만 붙잡고 전략적으로 공부하라고 가르친다. 수험생 혼자서는 도저히 알 수 없는 각 대학마다의 복잡한 수시전형들 ‘덕분에’ 입시 컨설턴트들의 활동무대는 계속해서 넓어지고 있다. 

더구나 올해부터는 서류심사에도 ‘블라인드(Blind)’ 평가가 도입된다. 학생부와 자기소개서에 학생 이름과 학교명은 일괄적으로 자동 블라인드 처리되고 학교를 유추할 수 있는 내용은 불이익을 받는다. 전국 고등학교 수준이 같지 않고 특목고, 자립형 사립고, 비평준화 지역의 우수고와 일반고의 격차가 실재하는 지금, 더구나 원격수업으로 계층별 학습격차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블라인드 서류평가가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을지 과제다. 비대면으로 이루어지는 블라인드 면접도 변별력이 보장될 수 있는지 수험생과 학부모의 우려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일반 교수에게도 대학입시제도는 공부해야만 알 수 있는 영역이다. 결국 수시를 통한 공정한 선발은 눈 밝은 입학사정관에 달려 있는 셈이다. 

우리의 대학입시는 한국의 총체적 모순을 보여준다. 우리 모두가 입시문제의 심각성을 알고 있지만, 바뀌는 게 없다. 수시전형은 이미 자본과 정보를 전제로 만들어지는 ‘전략’의 승부처가 되었다. 드라마 「SKY캐슬」처럼 입시 코디네이터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숙명여고 교무부장인 아버지가 딸의 성적을 높이기 위해 시험문제를 유출하고, 내신등급 때문에 학교안 친구들이 경쟁자가 되고 있는 것이 수시가 낳은 현실이 아닌가. 대학에 들어와서도 어느 전형으로 들어왔는지에 따라 학생간에 구분짓기가 있다고 한다. 학교간 등급 격차가 존재하고, 학교내 경쟁이 치열하고, 교사와 부모의 조력이 개입할 여지가 있다면, 전국 단위로 보는 수능시험이 기본값이 되는 게 오히려 공정할 수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대학 자체를 리셋하는 지금, 입시제도에 대한 교육적인 고민이 필요하다. 올해는 고3학생이 불리하지 않도록 봉사활동 점수를 평가하지 않는 것으로 학생부 평가를 조치했지만, 이는 응급처방일 뿐이다. 고1과 고2가 대학에 들어갈 때까지 비상상황이 지속되어 온라인수업이 주가 되고, 학생들이 격주로 등교하거나 교차수업을 할 수밖에 없다면, 무엇을 갖고 평가할 것인가? 하루 종일 마스크를 쓰고 생활하고 친구들과 대화조차 편하지 못한 교육환경에서 학교 안팎에서 이루어지는 다양한 활동은 이전처럼 가능하지 않을 것이다. ‘고등학교 재학기간 중 의미를 두고 노력했던 교내 활동’과 ‘학교생활 중 배려, 나눔, 협력, 갈등관리’ 등과 같은 관계에서 이루어지는 경험을 어디서 찾을 수 있겠는가? 코로나19가 장기화될 경우 학생부의 입지는 위축될 수밖에 없다. 코로나시대, 지금의 입시제도에 대한 새로운 대안을 고민할 때다. 

신희선(숙명여대 기초교양대학 교수, 정치학 박사)
신희선(숙명여대 기초교양대학 교수, 정치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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