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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에 빠진 ‘박사후연구원’
우울증에 빠진 ‘박사후연구원’
  • 김재호
  • 승인 2020.09.23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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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닥 51% "정신건강 힘들어"

<네이처>, 펜데믹이 연구자 악화
포닥 51% "정신건강 힘들어"

 

코로나19로 인해 ‘포스트 닥터(이하 박사후연구원)’들이 위기에 처했다. 과학저널 <네이처>는 사설에서 “팬데믹이 박사후연구원 연구자들의 곤경을 악화시켰다”며 “과학은 다음 세대를 잃을 위험을 무릅쓸 수 없다”고 밝혔다. 연구자금 제공자들은 도덕적 차원의 지원 이상을 투자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현재 전세계 코로나19 확진자가 3천만 명에 육박했다.

 

설문에 응답한 박사후연구원들 중 26%는 정신적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도움을 적극 요청하진 않았다. / 사진 = 연합  

 


박사후연구원들은 단기프로젝트가 지속되면서 불안에 떨고 있다. 현재 박사후연구원들은 전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가장 심각한 일자리와 건강 위기에 직면해 있다. <네이처>는 전세계 박사후연구원들에게 ▷ 건강 ▷ 복지 ▷ 상사의 지원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코로나19라는 팬데믹이 자신들의 현재와 미래 경력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확인한 것이다. 


지난 6월과 7월, 19개 학문 분야 7천6백70명이 설문에 응답했다. 이들은 대부분 유럽과 북미에 집중돼 있다. 그럼에도 설문결과는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응답자의 23%는 그들의 업무로 인해 야기된 불안과 우울증에 도움을 구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26%는 도움이 필요하지만 아직 나서진 않았다. 또한 60%는 팬데믹이 자신들의 경력을 악화시켰으며, 25%는 상사의 지원이 충분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특히 응답자의 51%는 자신들의 연구 관련 정신 건강의 문제로 현장을 떠날 것을 고려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인도의 한 엔지니어는 해외여행 제한으로 해외에서 박사후연구원을 하기가 어려워졌다고 호소했다. 독일의 한 연구원은 고용 제안이 어떻게 철회되고 있는지 묘사했다. 브라질의 한 물리학자는 정부가 장학금을 삭감할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팬데믹으로 인해 대학이 채용을 동결하고 역할을 축소하면서 박사후연구원들의 연구 환경은 더욱 위축됐다.


국내 박사후연구원인 A씨는 “현재는 박사후연구원이든 교수든 다들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다”면서 “독립연구를 진행하면서 대면이 아니라 비대면으로 인터뷰를 해야 하는 등의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대면으로 진행하더라도 그 횟수가 현격히 줄었다. 그는 “프로젝트 마감 일이 늦춰지고 정신 건강 지원 관련 설문 안내를 받은 적이 있다”며 “외부로 나가지 못하고 집에서만 연구를 진행해야 하는 점이 힘들다”고 말했다. A씨는 박사후연구원으로서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연구를 진행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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