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0 03:50 (토)
박인환 시 전집
박인환 시 전집
  • 이혜인
  • 승인 2020.09.14 10: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대와 사회를 적극적으로 담아낸 모더니즘 시인, 박인환
엮은이 맹문재 | 푸른사상 | 304쪽

맹문재 교수가 엮은 『박인환 번역 전집』에 이어 『박인환 시 전집』이 출간되었다. 이 전집에서는 해방기 이후 한국의 모더니즘 시 운동을 주도한 박인환 시인의 시 작품을 작품집 발간 순서로 분류한 뒤 발표 연대순으로 모아 해설을 달았다. 「목마와 숙녀」 「세월이 가면」 등의 대표작을 남긴 시인이 타계하기까지 남긴 작품 수는 총 89편이다. 1편의 번역 시도 남겼다. 박인환의 시 세계에 주목한 이번 전집에서는 편저자 맹문재 교수가 새로 발굴한 「환영의 사람」까지 수록되어 더욱 특별하다. 

박인환 시인은 1948년 ‘신시론’ 동인을 결성하여 동인지 『신시론』을 발간한 데 이어 1949년 『새로운 도시와 시민들의 합창』을 간행하며 해방기의 모더니즘 시 운동을 이끌었다. 시민 정신을 토대로 제국주의에 맞서 진정한 민족해방과 민족국가 건설을 꿈꾸었던 시인은 한국전쟁의 발발로 말미암아 모더니즘 시 운동을 지속할 수 없었지만, 한국전쟁 이후 왕성한 창작 활동을 펼쳐 1955년 『선시집』을 간행했다. 박인환 시인은 이 시집에서 한국전쟁이 가져온 참상과 모순과 비인간적인 모습들을 감각적이면서도 구체적으로 담았다. 한반도 전체를 폐허로 만든 그 폭력적인 전쟁에 시인은 맞섰던 것이다.

『박인환 시 전집』은 『신시론』, 『새로운 도시와 시민들의 합창』, 『선시집(選詩集)』에 실었던 시 작품과 번역 시, 유고 시, 기타 지면에 발표한 시 등을 각 부로 나누어 실었다. 이번 전집에서는 한국의 모더니즘 운동을 확장하는 데 앞장서서 새로운 감각과 시어로 현대사회를 반영하여 문학 활동을 확대시키고자 한 박인환의 작품 세계를 고찰한다. 시인은 새로운 시의 흐름을 이끌어 모더니즘 시를 추구하면서 자신이 살아가던 시대와 사회를 적극적으로 담아낸 것이다. 해방기의 정치적으로 혼란한 한국전쟁의 참상을 역사의식을 가지고 노래한 박인환 시인의 목소리가 여전히 생생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