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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탄소’에 주목해야 하는 절실한 이유
지금, ‘탄소’에 주목해야 하는 절실한 이유
  • 김재호
  • 승인 2020.09.17 08: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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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인터뷰_『주기율표를 읽는 시간』(동아시아, 340쪽)_저자 김병민 겸임교수

 

주기율표를 읽는 시간(동아시아 )의 김병민 저자는 현재 한림대 나노융합스쿨에서 겸임교수를 맡고 있다. 이 책은 그 어떤 책보다도 쉽게 원소의 탄생과 발견, 화학의 본질을 다뤘다. 책의 구성도 매우 흥미롭다. 다른 시각을 가질 수 있도록 신비한 원소 사전을 거꾸로 뒷면에서부터 편집했다.

 

그렇다면 김병민 저자는 과연 118개의 원소 중 무엇에 관심을 기울일까? 그는 꼭 한 개를 고르라면 탄소이지만 결국 제가 가장 관심 있는 부분이 탄소가 포함된 탄화수소라며 화석원료에는 여러 가지 물질이 있지만, 대부분 탄화수소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탄소와 수소 화합물이 많다고 설명했다. 지난 8일 김병민 저자를 인터뷰했다.

 

김 저자는 탄소의 특별한 특성으로 탄소 간 결합을 끊어내며 연소시켜 막대한 에너지를 얻고 있다. 그리고 탄화수소를 자유자재로 다루며 과거에 없던 새로운 물질을 만들어 냈다면서 지각에 있던 탄소를 꺼내 연일 넘쳐나는 일회용품을 만들고 그에 따른 화석연료를 지구 대기와 자연에 쏟아내고 있다. 지구는 몸살을 앓고 기후변화로 촉발한 생태계의 변형과 서식지 변화로 결국 바이러스까지 동물의 몸을 타고 인간에게 이동했다고 말했다. 이로써 인류 사회는 탄력성을 잃어버렸고, 그동안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자연의 실험에 무력화되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래서 지금, 탄소에 가장 관심을 기울일 때이다.

 

인류가 화석 연료를 사용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탄소와 산소가 결합하면서 방출하는 에너지가 크기 때문에 화석 연료를 사용한다. 그런데 이산화탄소의 결합에너지가 매우 안정적이라서 분리하기가 힘들다. 그래서 한 번 만들어진 이산화탄소는 온실가스 형태로 수 백 년 동안 남아 있는 것이다. 김 저자는 이산화탄소의 결합을 다시 끊어내려면, 이산화탄소가 만들어질 때 방출했던 에너지만큼을 다시 주어야 한다면서 이산화탄소를 포집하는 것도 문제지만 포집한 대상에 전기에너지로 결합을 깨야 한다. 현재까지 그만한 전기 에너지를 얻으려면 다시 화석연료를 통해 전기에너지를 얻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산화탄소, 결합을 깨려면 큰 에너지가 소모돼

 

책을 보면 화학은 원소의 성질을 규정하는 전자(electron)의 학문이다는 표현이 나온다. 원소의 성질을 규정하는 건 과연 전자의 개수일까 혹은 다른 입장와의 상호 작용일까? 중요한 건 원자가 전자. 김 저자는 원자가 원소로 구별될 수 있는 것은 핵의 크기와 전자의 수가 다르다는 것밖에 없다면서 원소의 성질이라는 것도 원소 한 개를 놓고 보면 별 의미가 없다. 다른 원소나 입자와 반응하지 않는 원소는 그냥 원자일 뿐이다. 결국 반응과 변화라는 시각으로 들여다봐야 원소의 성질을 정의할 수 있다고 답했다.

 

그런데 원자에서 반응에 관여하는 입자는 전자다. 김 저자는 어떤 원자가 다른 원자와 반응한다고 해도 원자 핵과 결합하거나 하는 행위는 없다. 결국 만날 수 있는 건 전자뿐인데, 그 전자도 전부가 아니다. 원자의 가장 바깥에 존재하는 전자만 만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 전자들이 바로 원자가 전자. 김 저자에 따르면, 원자가 전자가 얼마나 있고 어떤 위치에 존재하느냐에 따라 결합과 반응이 달라진다.

 

인류는 자연을 흉내 내 거대 분자를 합성했다. 김 저자는 팔리톡신은 바다 말미잘에서 처음 분리했는데 복어 독 보다 강한 맹독성 물질로 분자식은 C129H223N3O54이고 분자량은 2,680이나 된다면서 생체 고분자 중에 구조식이 명확한 천연 유기 화합물 중 가장 큰 부류에 들어간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이제 인류의 능력으로 화학적으로 합성할 수 있는 분자가 자연이 창조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더 많아진 셈이라고 설명했다.

 

주기율표를 읽는 시간는 인생을 별에서 와 별로 돌아가는 여정으로 묘사했다. 인간의 몸은 탄소와 수소, 산소와 질소 등 약 60가지의 원소로 구성돼 있는데, 그 원소들이 별로부터 기인했기 때문이다. 김 저자의 이메일 아이디가 ‘vincent’인 이유 역시 별에 대한 관심 때문인 듯하다.

 

그는 자신이 이신론자에 가깝다고 답했다. , 신이 있어 세상을 창조했지만 신은 세상일에 간섭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김 저자는 사실 20년 전에 약 7년 동안 천체관측이 취미여서 망원경을 들고 밤하늘의 딥스카이인 메시에 리스트를 찾아다닌 적이 있다어쩌면 신앙을 가진 게 이 이후니 세례명을 정할 때 빈센트(빈첸시오)를 고려했다고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병민 저자

 

 

원자가 전자에 따라 달라지는 결합과 반응

 

김 저자가 속한 한림대 나노융합스쿨은 반도체공학과 광응용공학이라는 넓은 스펙트럼으로 편성된 스쿨제다. 이곳에선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분야 관련 모든 것을 다룬다고 한다. 현재 어떤 연구를 진행 중일까? 그는 특강과 현장실습을 맡은 겸임교수다. 김 저자는 현장 실습은 주로 반도체 팹fabrication에서 반도체 공정에서 필요한 형상 분석과 광학을 이용한 다양한 물질 분석에 집중되어 있다그중 '물질의 분자 진동에너지 분석'은 학술적으로는 라만분광법을 말한다고 답했다. 이 과정이 중요한 것은 물질을 파악할 수 있어서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모든 물질은 분자로 이뤄져 있고, 분자는 원자의 결합으로 만들어졌다. 분자에는 이러한 공유결합이 존재한다. 김 저자는 물질마다 공유결합에 약한 진동이 존재한다. 이것은 마치 물질의 지문과 같은 것이라며 그래서 공유결합 부분의 진동에너지만 파악하면 물질을 알 수 있다고 밝혔다. 나노소재 물질이 많아지는 가운데, 라만분광법이나 형광의 수명 등을 분석해 물질을 파악한다.

 

현장실습을 맡은 겸임교수로서 힘든 점은 없을까? 김 저자는 과학은 실패의 학문이기 때문에 실험이나 실습으로 연구의 시도와 실패를 통해 결과물을 계속 얻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실험이나 실습 없는 과학이나 공학이 지속될 수는 없다고 본다방역지침을 준수하며 시간과 공간 그리고 학습자를 분산하고 이론과 실습의 상호 보완적인 부분을 더 면밀하게 다듬어 과정운영이 파행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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