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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와 연구, 두 마리 토끼 다 잡겠다”
“강의와 연구, 두 마리 토끼 다 잡겠다”
  • 장성환
  • 승인 2020.09.14 15: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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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와 교수생활 시작한 신임 교수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재확산으로 캠퍼스가 텅 빈 채 새로운 학기가 시작됐다. 지난 학기 갑작스러운 온라인 강의로 교수도 학생도 허둥지둥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이번에는 어느 정도 적응이 된 듯하다. 하지만 지금의 이 상황이 굉장히 난감한 사람이 있다. 바로 이번 학기에 새로 임용된 신임 교수들이다. 학생들과 전혀 일면식도 없는 상태에서 온라인으로 만나서 수업을 진행하려니 어색하기만 하다. 온라인 강의에서라도 학생들과 소통하고자 애쓰고 있는 신임 교수들의 일상을 들여다봤다.

실시간 시뮬레이션 툴 활용해 실습

우지용 경북대 교수(32세·전자공학부)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서 선임연구원으로 일하며 여러 연구 과제를 수행하다 후학 양성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연구원에서 내가 가진 개인 역량을 잘 발휘하는 것도 좋지만 지식을 나눠 인재를 양성·배출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지난 1일 경북대 교수로 임용되고 ‘현대 물리’ 강의를 하게 된 우 교수는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는 수업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일주일에 한 번은 강의 영상을 녹화해 시스템에 올리고, 다음 시간에는 온라인으로 만나 대화하고 토론하며 중요한 부분을 차근차근 설명하려고 한다. 수업은 온라인 강의의 장점을 십분 활용하고 있다. 이해를 돕기 위한 동영상 링크나 사진 자료를 최대한 많이 공유하는 것은 물론 실시간 시뮬레이션 툴을 활용해 바로 실습해보기도 했다. 

우 교수는 학부부터 박사과정까지 신소재공학과에서 반도체를 전공했다. 다가오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융복합이 대세인 만큼 지금까지 공부한 신소재 지식과 현재 학과의 전자 지식을 합쳐 창의적인 결과를 만드는 게 앞으로의 목표다.
우 교수는 “학생들과 처음으로 만나는 수업인데 온라인으로 진행하다 보니 아쉬운 부분이 있어 나를 좀 더 잘 알리기 위해 내 이력과 연구 분야 등을 자세히 설명하는 동영상을 따로 찍어 올렸다”며 “앞으로 온라인 강의를 좀 더 잘 진행하고자 태블릿PC를 사서 펜을 이용해 설명할 계획이다. 학생들에게 항상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교수님으로 기억되고 싶다”고 밝혔다.

모든 학생들이 참여하는 ‘채팅’

미국 밴더빌트대에서 지난 2013년부터 조교수로 재직하다 이번에 고려대 신임 교수로 임용된 신혜린 교수(42세·미디어학부)는 온라인 강의에 익숙하다. 미국에서도 오프라인 강의를 진행하다 지난 3월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온라인 강의로 전환하면서 현재 한국에서 쓰는 프로그램과 같은 것을 사용한 경험이 있어서다. 신 교수는 학생들과 함께 호흡하며 수업 분위기를 만들어나갈 수 있는 대면 수업이 가장 좋지만 온라인 강의의 여러 기능을 활용해 보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조별 발표를 할 때 다른 학생들이 가만히 앉아서 듣기만 하는 게 아니라 채팅으로 바로 피드백을 줄 수 있다는 점, 강의에서 모든 학생들이 친 채팅을 저장할 수 있어 기록으로 남길 수 있다는 점은 온라인 강의만의 특별한 장점이다.

신 교수는 “현재의 상황에서 대면 수업을 한다면 모두 마스크를 써서 얼굴을 잘 볼 수 없으니 차라리 온라인으로 제대로 얼굴 보고 강의하는 게 더 나을 거 같다. 또 내성적인 학생은 말보다 글로 수업에 참여하는 걸 더 선호할 수 있으니 여러 장점이 있다”며 “지금 ‘영화론’ 강의를 진행하고 있는데 학생들을 직접 만나지는 못하지만 여러 경로로 최대한 소통하고 있다. 내 수업이 학생들에게 오랜 시간 기억에 남는 지식을 얻을 수 있는 곳이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적으로는 앞으로 인공지능을 어떻게 만들고 다뤄나갈지 ‘인공지능 윤리’에 대해 깊이 있게 연구하고 싶다”고 신 교수는 덧붙였다.

질의응답, 수업의 생동감 살려

1989년 공주대 사범대에 입학해 졸업한 뒤 대전의 한 고등학교에서 20년간 교직생활을 하다 모교로 돌아온 윤세병 교수(48세·교양학부 역사)는 감회가 남다르다. 공주대와 한국교원대에서 강사로 수업한 경험은 있으나 정식 교수로 임용돼 후배들을 가르친다고 생각하니 마음가짐이 달라졌다. 이번 학기 ‘세계문화유산의 이해’와 ‘20세기 세계사’ 강의를 개설했는데 아직 온라인으로 하는 게 낯설어 학생들의 도움을 받기도 했다. 수업을 하기 위해 온라인에 방을 만들었는데 비밀번호를 잊어버려 5번 연속으로 틀렸더니 방이 잠겨버린 것이다. 급하게 학생들에게 방을 만들어 달라고 부탁해 겨우 시간 맞춰 수업을 진행할 수 있었다. 

윤 교수는 현재 한국과 일본, 중국과 일본 등 동아시아 지역 분쟁의 주요 원인이 역사적인 문제인 만큼 역사가 평화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앞으로 동아시아의 평화와 갈등 극복을 위한 연구에 매진할 계획이다.

윤 교수는 “학생들 질의응답이 수업의 생동감을 살리는 가장 중요한 요소인데 채팅으로 편하게 하다 보니 재미있는 의견들이 많이 올라온다”며 “학생들이 우리 지역, 우리나라, 동아시아 역사를 잘 이해하고 이 문제에 대한 안목을 갖출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나도 학생도 많이 배울 수 있는 경험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학생들 만나면 하고 싶은 일 많은데...”

신원문 세종대 교수(34세·경제학과)는 미국 뉴욕 콜롬비아대에서 6년간 대학원 생활을 하며 꿈꾸던 일을 드디어 이뤘다. 처음에는 그냥 경제 분야의 좀 더 전문적인 공부를 하기 위해 대학원에 진학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학생들을 가르쳐보고 싶다는 생각이 강해졌다. 지난 1일 세종대 교수로 임용돼 ‘고급계량경제학’, ‘경제발전론’ 등 첫 강의를 진행하고 있으나 아직 어색하기만 하다. 미국의 대학은 대학원 조교가 학생들을 대상으로 일주일에 1~2시간 정도 수업을 할 수 있어 대면 강의 경험은 있으나 온라인 강의는 처음이라 모든 게 낯설었다. 수업 중 실수를 하거나 어색한 부분이 있을까 봐 실시간 강의가 아닌 여러 번 다시 찍을 수 있는 녹화 강의를 선택했다. 학생들도 필기를 위해 동영상을 멈추거나 다시보기로 복습할 수 있어 효율적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신 교수는 “학생들이 대학 건물에 직접 오면 수업을 듣는 것 외에도 학교 시설 이용이나 정보 교류 등 여러 일을 할 수 있는데 그러지 못해 안타깝다”며 “학생들과 좀 더 잘 소통하기 위해 이메일 등을 이용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온라인 화상 면담도 준비하고 있다. 이렇게 인재 양성과 더불어 학자로서 사회와 학계에도 기여하는 사람이 되는 게 목표”라고 이야기했다.

장성환 기자 gijahwan90@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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