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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화수소의 保冷, 전도와 대류뿐 아니라 복사를 차단하라
액화수소의 保冷, 전도와 대류뿐 아니라 복사를 차단하라
  • 김재호 기자
  • 승인 2020.09.10 14: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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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헌학술상 수상, 이광훈 서울시립대 교수를 만나다…초대 미래혁신원장 맡아
이광훈 서울시립대 교수(기계정보공학과). 미래혁신원장.
이광훈 서울시립대 교수(기계정보공학과). 미래혁신원장.

대한기계학회는 지난달 12일, 남헌학술상 수상자로 이광훈 서울시립대 교수(기계정보공학과)를 선정했다. 남헌학술상은 유체공학 분야의 최고권위 학술상이다. 남헌학술상에 대해 이 교수는 “열유체공학분야에서 탁월한 업적으로 학술발전에 기여한 자를 선정하여 포상함을 목적으로 남헌 이택식 전 대한기계학회 회장이 기증하신 기금으로 상을 설치하고, 1993년부터 수상자를 선정하여 시상하고 있다”며 “저에게는 매우 영광스럽고 감사한 일이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지난 2일 이 교수를 인터뷰했다. 


이광훈 교수는 현재 서울시립대 미래혁신원장을 맡고 있으며, 연구와 강의로 한창 바쁜 날을 보내고 있다. 초대 원장을 맡은 이 교수는 “대학의 모든 성과를 관리하는 역할 뿐 아니라 교육을 위한 전공, 교양, 비교과 등 모든 프로그램들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저희 대학에서는 학생들이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핵심역량으로 UOS T-star 미래핵심역량을 설정하여 모든 교육과정에 적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학의 미래 발전상을 위해 과연 무엇이 필요할까? 이 교수에게 미래혁신원장으로서 답변을 요청했다. 그는 “미래혁신원은 저희 대학의 미래발전을 위하여 지난 2월에 새로이 설립된 총장 직속기관”이라며 “교육, 연구, 학생지원, 행정 등 대학의 모든 부분에서의 혁신을 이끌어 가야 하는 조직”이라고 말했다. 


그 동안 서울시립대에선 미래설계학기를 시작하고, 학생미래지원센터, 빅데이터 연구소를 설립하는 등 많은 일들을 해냈다. 이 교수는 “특히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점은 대학의 성과관리라고 생각하고 있다. 대학 자체를 연구하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교에 필요한 적재적소에 자원을 투자해서 전체적인 발전을 도모하는 일이 중요하다”며 “이러한 역할을 미래혁신원에서 자청해서 맡았고, IR센터를 설립하게 되었다. 관련 핵심역량을 가진 인재들을 양성하기 위한 프로그램들을 설계해 나가는 것이 미래혁신원의 사명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성과관리와 적재적소에 자원 투자…대학교육의 방향성 제시하는 미래혁신원 

 

과연 열유체공학이란 것이 무엇일까? 열과 유체라는 말을 보면, 열의 흐름을 제어하여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것 정도로 이해된다. 이 교수는 “우리가 물체를 나눌 때, 고체, 기체, 액체로 나누게 되는데, 기체와 액체를 통칭하여 유체라고 한다”면서 “유체를 다루는 모든 분야가 사실상 유체공학이라고 말할 수 있는데, 유체는 필요장치를 사용하여 거의 모든 분야에서 유체공학의 원리를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자동차, 선박, 항공기 등의 응용분야가 있고, 펌프, 터빈, 압축기 등을 유체기계라고 부르고 있다. 


이 교수는 기계공학의 중요 분야 중 하나가 바로 열유체공학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12일부터 14일까지, 대한기계학회를 비롯, 대한설비공학회부터 한국해양환경에너지학회 등 19개 학회가 공동으로 주최한 유체공학학술대회(NCFE)가 열린 바 있다. 이 교수는 소형수소액화기나 액화수소 저장기술 개발에 연구력을 집중하고 있다. 수소는 우리 주위에 가장 많고 가장 가벼워서 다루기가 어렵다. 특히 수소가 산소와 결합하면 폭발력을 지녀서 수소저장이 굉장히 까다로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액화수소 저장기술의 특징은 무엇일까? 위험하진 않을까? 이 교수는 “액화수소는 폭발에 대한 염려는 거의 없다고 말할 수 있다”면서 “액화수소를 저장하는 용기는 진공단열을 할 뿐 아니라 복사를 차단할 수 있는 설계도 필요하다”고 알려줬다. 이 교수에 의하면, 수소의 액화점은 영하 253도의 극저온이다. 액화를 시키거나 액화상태를 유지하는 건 매우 까다롭다. 여기서 중요한 건 상온과의 차이나는 온도가 약 300도이기에 단열을 유지하는 것이다. 

 

액화수소를 밀폐된 용기에 넣고 있다. / 사진 = 위키백과.
액화수소를 밀폐된 용기에 넣고 있다. / 사진 = 위키백과.

 

액화수소 보냉의 핵심?


이 교수의 설명을 직접 들어보자. “열전달은 전도, 대류, 복사의 3가지 형태로 이루어지게 되는데 진공단열을 하게 되면 전도와 대류는 대부분 차단할 수 있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보온병이나 보냉병은 2중 벽 구조로 만들어 진공을 유지하게 된다. 그러면 따뜻하거나 차가운 음료를 오랫동안 즐길 수 있는 것이다. 이 경우는 외부와의 온도차가 몇 십도 정도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복사에 의한 열전달은 거의 무시할 수 있고, 전도와 대류를 차단하면 보온 또는 보냉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온도차이가 거의 300도 정도 되는 액화수소의 보냉을 위해서는 전도와 대류 차단 뿐 아니라 복사를 차단하는 것도 매우 중요한 이슈가 된다.” 이 교수의 지도로 박사학위를 받은 김건우 박사는 이 주제로 논문을 썼다. 


덧붙여, 이 교수는 “고압기체수소는 그 장점이 많지만 700기압의 아주 높은 압력을 견디는 압력용기가 필요하다”며 “그렇지만 액화수소는 보통 3기압 정도를 유지하기 때문에 압력에 있어서는 고압기체에 비하여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물론, 높은 단열성능이 요구되어 많은 기술개발이 필요한 게 사실이다. 


이 교수의 연구 내용 중에 ‘자연환기에서의 공기연령 비교’가 매우 독특해보인다. 과연 공기의 연령을 비교해 환기 효율을 향상 시킨다는 것이 어떤 것일까? 이 교수는 “공기연령은 아주 간단히 말하면 신선한 공기가 실내로 들어온 지 얼마나 지났는지를 표현하는 것”이라며, “차양의 형태나 창의 방향, 실내 구조에 따라서 국부적으로는 공기연령이 오래될 수도 있는데, 이러한 영역이 없이 모든 실내 공간에 신선한 공기가 유지되도록 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기계환기를 하는 경우에도 공기의 유입구나 유출구의 위치에 따라서 국부적인 공기연령이 증가할 수 있기 때문에, 환기 설계를 할 때 공기연령을 평가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박진수 박사와 함께 기계를 사용하지 않는 자연환기 상황에서 다양한 환경의 공기연령을 비교해 환기가 잘  되고 있는지를 판단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2020년 2학기의 대학 풍경이 코로나19로 인해 생소하다. 연구와 강의에서 어려운 점은 무엇일까? 이 교수는 학생들에 비해 교수들은 비대면 온라인 강의에 익숙하지 않아 어려움이 더욱 많을 것이라고 생각하다고 밝혔다. 그는 학술대회 며칠 전에 취소가 되거나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경우를 많이 경험했다. 이 교수는 “우리가 모두 접해보지 못한 새로운 환경이다. 생소하기도 하고 배워야 하는 점도 많아서 어려움을 겪는다”며 “하지만 적응해 나가야 하는 과정으로, 앞으로는 익숙해져야만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마지막으로 기계공학, 기계정보공학이 일상과 접목되어 응용되는 지점에 무엇인지 물어봤다. 이 교수는 “내연기관이 주를 이루고 있는 자동차 시장도 점점 배터리와 수소를 이용한 전기차로 대체되어 가고 있고, 생산라인은 IT를 접목한 자동생산시설로 변화하고 있다”면서 “사실 기계공학은 우리 산업의 거의 모든 영역에서 필요한 학문으로서 산업이 변화함에 따라 대학에서도 그 변화에 뒤처지지 않고 오히려 이끌어 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가 소속돼 있는 ‘기계정보공학과’는 2001년부터 시작했다. 시대를 앞서서 기계공학과 정보공학을 접목한 것이다. 그는 “우리 사회에서 미래에 필요한 인재는 정보공학의 소양을 가진 기계공학자, 즉 기계정보공학자라고 생각한다”며 “4차 산업혁명이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데, 이러한 시대에 전통적인 학문을 고집하기 보다는 정보공학을 기계공학에 접목하는 혁신을 이루어가는 것이 저희 학과의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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