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마카닌 지음 | 안지영 옮김 | 문학과지성사 | 654쪽
러시아 현대사의 체첸전을 다룬 장편소설. 러시아 현대문학의 거장 블라디미르 미카닌은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아산』은 체첸전 안에서 살아남아야 했던 동시대의 기록이자 이야기이다. 전쟁문학은 사실에 대한 기록보다는 그 전쟁을 겪은 사람들의 이야기다.
전쟁이라고 하더라도 그 안에 사람의 냄새는 물씬 풍긴다. 주인공 질린 소령은 현대인의 초상을 그려낸다. 그것은 바로 전쟁이라는 가혹한 현실에서 나타나는 작은 선량함과 도덕성이다.
소설의 제목인 '아산'은 예전에 체첸 지역을 휩쓸었던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대항마로 산사람들이 만들어낸, 피를 탐하는 전쟁의 신이다. 고대의 아산은 피를 원했고, 지금의 아산은 돈을 탐한다. 휘발유를 소유한 질린 소령은 체첸인들과 러시아인들에게 아산으로 인정된다. 휘발유가 부족한 지역이기 때문이다.
소설 『아산』은 한 개인의 내면을 깊이 살피며 전쟁을 경험하도록 한다. 소시민 질린 소령은 개인의 양심을 지키고자 했던, 우리 시대의 작은 영웅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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