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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개 이상의 모형
세 개 이상의 모형
  • 조재근
  • 승인 2020.08.27 11: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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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개 이상의 모형
세 개 이상의 모형

김유림 지음 | 문학과지성사

 

2016년 현대시학 신인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김유림의 두번째 시집. 첫 시집 이후 약 반년 만에 나온 이 책은 양방향이전에 씌어진 원고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그러나 책이 되어가는 과정에서 많은 시들을 빼고 고치고 덧붙이면서 처음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 되었다.

이 시집에서 작가는 기억을 지긋이, 유심히, 끈질기게 지켜본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처럼 시간과 기억을 끝없이 떠돌며 두려워했던 지난 시집에서 좀더 나아가, ‘라는 내밀한 장소마저 허물어 무수한 문장과 사람들이 드나들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든다. 해설을 맡은 강보원의 말을 빌리면 이 책은 김유림에게 놀이 장소이자 전시 공간, 영원히 임시에 불과한 거주지, 고집스럽고 (이제는) 즐겁게 헤매려는 기록이다. 김유림의 시는 진지한 해석이 필요한 텍스트이지만, 책의 질서에 몸을 맡긴 채 둥둥 흘러가다 보면 기묘하고 귀여운 모형들을 거쳐 경쾌한 파동을 마주치게 될 거라는 기대 또한 걸어봐도 좋겠다. 당신은 우연히 이 시집을 만난다. 당신은 이 책을 헤매고 싶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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