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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학생들, 인건비 횡령 혐의로 서문과 교수들 고발
서울대 학생들, 인건비 횡령 혐의로 서문과 교수들 고발
  • 장성환
  • 승인 2020.08.25 13: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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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생 장학금·인건비, 술자리 등 다른 용도 사용
감사로 확인됐지만 학교 측의 유의미한 조치 없어
서울대 전경.

서울대 학생들이 수년간 대학원생들의 인건비를 부당하게 횡령한 혐의로 서어서문학과 교수들을 검찰에 고발했다. 이번에 고발된 교수 가운데는 최근 제자를 성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직 서울대 교수 A씨도 포함됐다.

전국대학원생노동조합과 서울대 인문대 학생회 등은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횡령 등의 혐의로 서울대 서문과 교수진과 조교 등 9명을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해임된 교수 A씨를 포함한 서울대 서문과 교수진은 지난 수년간 한국연구재단의 BK사업 및 서울대 학내 장학금·인건비 지원사업을 수행하며 해당 학과 대학원생들이 수령해야 할 장학금과 인건비를 편취해 술자리를 포함한 다른 용도로 썼다”고 주장했다.

서울대 서문과 교수진 등 9명이 지난 2014년 1월부터 2015년 8월까지 서울대 인문대학 서문과 BK21 플러스 사업팀 참여 대학원생 중 일부로부터 총 4천900여 만 원의 보조금을 받아 다른 용도로 사용했다는 말이다.

이어 학생들은 서문과 교수들이 지난 2014년 9월부터 2018년 10월까지 일부 대학원생들을 강의 조교로 허위 기재해 연구 지원금을 부당 수령하게 한 뒤 회수하는 수법으로 5천500여 만 원을 챙기는 등 여러 차례 돈을 편취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 앞서 서울대 상근감사실과 산학협력단의 감사 결과 서문과 교수들은 지난 2014년부터 ‘일괄관리’ 혹은 ‘공동관리’라는 명목으로 대학원생들의 인건비를 1억 원 이상 회수해온 사실이 드러났다. 교수들은 대학원생들이 지급받은 장학금과 인건비의 일부를 학과 통장으로 송금하게 한 뒤 학과 행사비나 운영비에 사용했고, 심지어 술값에도 지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돈의 일부는 교수 2명의 증권투자 계좌에 입금되기도 했다고 전해진다. 

이 사건으로 징계위원회에 회부된 서문과 교수들은 경징계를 받았다.

서울대 인문대 학생회 관계자는 “학교에서 이미 징계가 이뤄지긴 했으나 그게 불충분하다고 봤다”면서 고발 이유를 설명했다.

고발인 측 법률대리인인 임재성 법무법인 해마루 변호사는 “서울대 감사에서 확인된 대학원생 인건비 횡령 등의 사실관계를 기본으로 고발했다”며 “감사 결과가 나온 지 6개월 가까이 지났지만 서울대 총장 차원의 유의미한 조치가 없어 고발인들이 직접 사법적 책임을 묻게 됐다”고 말했다.

또한 “교수들은 '관행이었다'고 변명하지만 장학금·보조금 회수 과정에서 학과 통장이 아닌 조교 개인 통장으로 관리하고, 조교가 바뀌면 공동관리금을 현금으로 인출해 옮기는 등 교수들이 불법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여겨진다”며 “관행이란 이름으로 사법적 처벌을 피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성환 기자 gijahwan90@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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