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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혁신체제 성공 사례, 중국의 중관춘
지역혁신체제 성공 사례, 중국의 중관춘
  • 허영수 기자
  • 승인 2004.03.2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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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인력이 최대 장점 …R&D 중심 대학기업이 혁신 주도

지방대학 생존 프로젝트, NURI를 점검한다 ④ : 해외사례(2) 중국의 중관춘

중국 중관춘의 성공적인 지역혁신 클러스터는 기술과 실용성을 중시하는 대학·기업들간의 산·학 협력에 의해 가능했다. 지역혁신체제의 핵심에는 선도적인 대학기업이 자리잡고 있다. 칭와대, 베이징대 등 중관춘 내에 대학 기업을 거느리고 있는 재벌 대학을 두고, ‘학문의 전당이어야 할 대학이 발벗고 돈벌이에 나섰다’라는 비판도 있지만, 국내외기업들과의 연구개발 협력, 교육 연계 등은 벤치마킹의 대상이 될 것이다. <편집자주>

지역혁신체제가 성공한 사례 가운데 아시아권에서 가장 주목을 받는 지역은 중국의 ‘중관춘’이다. 최근 몇 년 사이에 눈에 띄게 발전하기도 했지만, 향후 몇 년 후에 얼마나 성장할지 그 누구도 짐작할 수 없을 만큼의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중관춘은 중국 베이징시 서북부의 시가지 ‘하이디엔취’에 위치해 있으며, 소프트웨어·인터넷· IT와 관련해 R&D중심의 혁신클러스트가 형성돼 있다. © 교수신문

□ 우수인력양성 대학·연구소 및 기업 ‘밀집’ = ‘중관춘’은 ‘중국의 두뇌’라는 닉네임에 걸맞게, 베이징대, 칭화대, 중국인민대 등 70개 이상의 대학 및 전문학교와 중국과학원 산하 전자연구원, 반도체연구소 등 공공 과학기술연구기관 2백여개가 밀집해 있다. 국내외 첨단기술기업은 8천여개가 설립돼 있으며, 이 가운데 외국기업이 투자한 기업은 1천4백여개에 이른다.

= ‘중관춘’은 ‘중국의 두뇌’라는 닉네임에 걸맞게, 베이징대, 칭화대, 중국인민대 등 70개 이상의 대학 및 전문학교와 중국과학원 산하 전자연구원, 반도체연구소 등 공공 과학기술연구기관 2백여개가 밀집해 있다. 국내외 첨단기술기업은 8천여개가 설립돼 있으며, 이 가운데 외국기업이 투자한 기업은 1천4백여개에 이른다.

첨단기술인력도 넘쳐난다. 삼성경제연구소가 지난 해에 조사한 바에 따르면, 중관촌 지역의 대학에서 배출되는 학부생은 매년 3만여명에 달했다. 각 연구기관에 근무하고 있는 연구자·기술자는 약 38만명이었다. 대학과 연구소, 기업을 중심으로 2만개가 넘는 IT제품 판매점이 시장을 형성하고 있기도 하다. 때문에 IT의 최전선에서 연구개발이 이뤄지면, 대학 내외부의 기업들이 상품화를 시도하고, 인접한 판매시장을 통해 제품의 성과를 재빨리 측정할 수 있는 등 네트워크의 기능이 최적화돼 있다.

중관춘의 중점대학, 북경대학교 © 교수신문 
□ 대학과 연구기관의 역할 확대 = 중관춘의 급성장은 중국의 대학개혁을 빼놓고 얘기할 수 없다. 대학의 역할변화가 중관춘의 성장 동력이 됐던 것. 1992년 중국 중앙정부는 대학운영권을 지방정부에 넘길 때, 대학운영자금을 1/3삭감하면서 대학의 기업 설립을 적극 장려했던 것이다.

이에 따라 대학의 역할은 ‘교육과 연구’에서 ‘교육·연구와 하이테크 산업의 발전’으로 확대됐다. 다른 나라에서 대학의 영리활동을 제한한 것과 달리, 중국의 대학 기업활동은 개혁개방이후 주창돼온 “경제건설은 반드시 과학기술에 의지하고, 과학기술은 반드시 경제건설에 앞장서야 한다”라는 모토에 의해 합리화됐던 것이다.

또 한편으로 대폭적인 예산 삭감 등으로 위기감에 빠진 대학들은 타개책으로 기술의 상업화에 눈을 돌렸다. 이에 따라 대학은 산학연계를 담당하는 자회사를 차례로 설립했고, 대학 내 연구개발 성과를 상품화했던 것이다. 대학 소속 기업들은 대학이 보유한 지적자원과 자금을 이용해 신상품을 개발하고, 학생들은 특정 교육과정이나, 인턴쉽제도 등을 통해 이론을 실제에 적용해보고, 대학은 기업의 수익금을 통해 교육 여건을 향상시킨다는 식이다.

중관춘의 중점대학, 칭화대학교 전경
일례로 ‘칭화쯔광’, ‘칭화둥팡’ 등 재벌기업을 많이 소유한 칭와대의 경우, 학교에서 운영하는 39개의 자회사 가운데, 주요 14개 기업의 이윤은 전체 대학 이윤의 93%를차지할 정도로 대기업화됐다.

칭화대 관계자는 “칭화대에 있어 칭화둥팡사의 존재는 제품의 사업화를 위한 모든 측면에서 중요한데, 교수에게는 실물 경제와의 인터페이스를, 학생에게는 인턴쉽을, 대학에는 수입을 제공한다”라고 설명했다.

□ 정부의 대폭적인 제도적 지원 = 중국정부가 ‘중관춘’을 R&D 중심의 지역혁신클러스터로 변모시키기 위해 시행한 것은 두 가지로 축약된다. ‘각종 규제 철폐’와 ‘인센티브 제공’이 그것이다.

▲중관춘 사이언스 파크에는 국립북경바이오칩기술과학연구센터 등 대학, 연구소 등이 집적돼 있다. © 교수신문

중국정부는 중관춘을 첨단산업 개발구로 육성하기 위해, 기타 지역과 구별되는 특별정책을 전격 시행했다. 2001년 1월부터 시행된 ‘중관춘과기원구관리조례’에 따라, 기존의 호적제도를 변경해 외국국적을 지닌 중국인이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게 하는 등 기업활동에 제약이 되는 각종 규제와 감독을 없애는가 하면, 지적재산권과 관련된 법규도 정비했다. 유학생이 창업한 기업에 대해서는 3년간 영업세와 소득세를 면제하고 소비세도 감면하는 등, 40만명으로 추산되는 해외 유학생·기술자를 유치하기 위해 창업지원체제도 강화했다.

허영수 기자 ysheo@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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