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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덕여대, 새 이사진 구성 ‘난항’
동덕여대, 새 이사진 구성 ‘난항’
  • 김조영혜 기자
  • 승인 2004.03.2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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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재단, 불법대선자금으로 구속 중인 이사 추천

동덕여대가 새 이사진 구성에 난항을 겪어, 또다시 분규에 휘말릴 여지를 보이고 있다.

 

재단비리로 학생 수업거부, 직원 파업, 교수 삭발 등 장기간 학내분규를 겪었던 동덕여대는 학생 집단 유급을 코앞에 두고 재단과 새 이사진 구성 등에 합의했으나 이사진 구성 합의시한이 한달 여 지난 지금까지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동덕여대의 새 이사진 구성 합의시한은 합의 당일로부터 30일 이내인 지난 2월 8일까지로  구 재단, 학내 구성원, 교육인적자원부(이하 교육부)가 추천한 인사 각 3명으로 새 이사회를 구성하기로 했으나 재단측에서 학내 구성원 추천인사 중 한상권 덕성여대 교수(사학과)를 거부하면서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현재 동덕여대 신임이사로 추천된 인사들은 교협을 중심으로 학내 구성원들이 추천한 박병섭 상지대 교수(법학과), 박경양 목사, 한상권 덕성여대 교수와 구 재단에서 추천한 현 재단 이사인 이철 변호사, 김윤수 전 이인제 의원 공보특보, 이혜경 조원영 전 총장의 부인, 교육부 추천인 임현진 서울대 교수(사회학과), 박상기 연세대 교수(법학과), 신혜수 UN여성차별철폐위원회 부위원장 등이다.

 

당초 합의안에 따르면, 이사회 구성에 있어 ‘이은주 현 이사회의 이사장을 포함한 모든 임원은 전원 사퇴한다’라고 명시해 구 재단에서 추천한 이철 현 이사와 김윤수 현 이사는 제외돼야 한다. 또한 김윤수 이사는 2002년 대선에서 이인제 의원 공보특보로 활동하며 불법대선자금 5억원을 받아 2억5천만원을 챙기고 나머지를 이인제 의원에게 전달할 혐의로 서울 구치소에 구속 수감 중이어서 실질적으로 이사활동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신동하 교수협의회장(역사학과 교수)은 “한상권 교수는 덕성여대를 민주화로 이끌었을 뿐만 아니라 학계에서도 인정받는 지식인”이라며 “도덕성에 결함이 있는 현 이사진을 추천하는 구 재단측이 교협 추천인사를 거부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재단측에서 합의안을 이행하지 않고 새 학기가 시작되도록 새 이사진 구성을 미루는 것은 동덕여대를 다시 파행으로 몰고 가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총학생회와 학생자치단체인 잔다르크 동덕도 각각 성명서를 발표하고 “무사안일에 빠진 퇴직관료들이나 부패한 재단의 비리를 방조해왔던 인물들은 새 동덕을 이끌어갈 자격이 없다”라며 “이런 인사들이 새 이사진에 포함될 경우 즉각 퇴진투쟁에 나서겠다”라고 밝혔다.

 

동덕여대 교수협의회 등 학내 구성원들은 조속히 민주적이고 공익적인 새 이사진 구성할 것을 요구하며 교육부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는 등 집단행동을 벌일 계획이어서 동덕여대가 또다시 학내 분규에 휘말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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