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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시스타의 성공요인은 무엇인가
스웨덴 시스타의 성공요인은 무엇인가
  • 허영수 기자
  • 승인 2004.03.1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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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안목과 아낌없는 투자

지역혁신체계가 제대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다양한 메커니즘이 작동한다. 스웨덴의 시스타 사이언스파크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기업체, 지자체, 연구소, 대학 등이 유기적으로 협력하는 것이 간단치 않듯, 지리적 위치, 정부정책, 기술연구인력 역량, 산업인프라 등을 고루 갖추기까지 여러 단계를 거쳤다.

1970년대 초반까지 군사훈련장으로 사용될 때까지만해도 시스타가 30년 후에 정보통신산업의 세계적 요충지가 되리라는 것은 그 누구도 상상치 못했었다. 하지만 1970년대 중반 스톡홀름시가 대기업 에릭슨과 IBM을 시스타에 유치하자 상황은 달라졌다. 에릭슨과 IBM과 관계를 맺던 업체들이 1970년대 말에서 1980년대 초에 속속 시스타에 자리를 잡았던 것이다.

한편으로는 알란다 국제공항과 스톡홀름 중심가의 금융센터와의 인접성이 물류와 자금의 원활한 유통을 가능하게 했고, 스웨덴의 명문대학인 스톡홀름대학과 스웨덴왕립대학, IT대학과의 근접성은 우수인력유치와 산학협력을 기대할 수 있게 했다. 또 R&D에 대한 정부의 대폭적인 투자 등은 1천여개가 넘는 기업·연구소를 시스타에 집적시킨 원동력으로 기능했다.

과학기술을 높이 평가하는 스웨덴의 사회문화적 분위기, 공공도로망을 확충하고, 녹지공간을 마련하는 등 지역혁신의 여건을 조성하기 위한 지방정부의 노력, IT관련 국제회의 유치를 통한 적극적 홍보 등도 시스타 지역혁신체계의 성공요인으로 꼽혀지고 있다.

여기서 스톡홀름시와 에릭슨, 스웨덴 정부가 1988년에 설립해 산학협력을 촉진시키는 매개체로서의 역할을 담당했던 협력지원센터 '일렉트룸'도 빼놓을 수 없다. IT센터인 '일렉트룸'은 R&D 분야에서 산학협동을 엮어주는 창구 기능을 수행하는 등 운영주체간의 이해관계를 조정·중재해 왔던 것이다. 벤처기업의 창업 촉진도 '일렉트룸'의 성과다. '일렉트룸'을 중심으로 벤처투자, 비즈니스센터, 저렴한 부지, 창업자문서비스 등이 제공됐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시스타 발전의 가장 큰 공로자로, 그 어느 것보다 1970년대에 일찌감치 정보통신산업을 국가전략산업으로 육성한 '스웨덴 정부'를 지목하고 있다. 김득갑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스웨덴은 유럽국가로는 처음으로 1990년대 초에 통신사업의 독점체제를 철폐하는 등 통신시장을 완전 개방시켰고, 에릭슨과 텔리아가 공동개발한 스웨덴의 통신기술을 '북유럽→유럽→세계표준'이 되도록 국제표준화에 심혈을 기울였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김 연구원은 스웨덴 정부가 GDP의 3.7%를 R&D 분야에 투자하고 있다는 측면도 강조했다. R&D에 대한 대폭적인 투자는 컴퓨터공학연구소, 에크레오연구소, IT연구소, FRAMKOM 등 다수의 국책연구소를 세계적인 기술을 보유한 연구소로 끌어올렸던 것이다.

현재 1천여명에 달하는 연구소 연구인력들은 3천5백여명의 학생들이 몸담고 있는 IT대학과 함께 에릭슨, IBM 등 민간기업이 발주하는 연구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등 무선네트워트 및 무선인터넷 분야를 선도하고 있는 중이다.
허영수 기자 ysheo@kyosu.net

■ 시스타 사이언스파크의 진화과정

단계 태동 형성 정착 확장
시기 1976- 80년대 말 90년대 중반 -2010년
성격 에릭슨 주도 클러스터 골격 형성 생태계 완성 자급자족형
진출기관 및 업체 에릭슨, IBM

·일렉트룸(협력지원센터) 설립
·중소 부품업체
·다국적기업
·연구소(SITI)
·스웨덴왕립공대(KTH) 및 스톡홀름대학

·벤처기업(SPira, Altitun 등)
·다국적 기업(Intel, Sun 등)
·연구소(SITI)
·IT대학(KTH+SU)
·벤처캐피탈
·산학협동센터
·지역단체(스톡홀름시 등)와 IT대학주도
·시스타 사이언스타워(32층) 및 시스타 갤러리아 건설
·IT 대학(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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