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5 14:20 (목)
민중미술의 미학성 둘러싼 논란
민중미술의 미학성 둘러싼 논란
  • 이은혜 기자
  • 승인 2004.03.11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민중미술의 미학성과 윤리성을 둘러싸고 비평계에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해 열린 대표적인 민중화가 신학철과 최민화 展을 보고 성완경 인하대 교수가 쓴 비판적 리뷰에 대해 문화평론가 이재현씨가 ‘역사, 정체성 그리고 윤리: 신학철과 최민화에 대한 읽기의 읽기’라는 長文의 반론을 ‘문화/과학’ 봄호에 실은 것이다.

성완경 교수의 애초의 비판은 이런 것이었다. 신학철에 대해서는 ▲상상력과 작업방식이 기계적이다, ▲‘한국현대사-갑돌이와 갑순이’는 규모와 내용에도 불구하고 활력적이지 못하다, ▲민중미술의 방향인 감성적 미학을 실현못했다. 최민화에 대해서는 ▲혼성미학의 매혹을 성취하기는 했다, ▲회화적, 격정적이기는 하지만 지적이지 못하다, ▲상고사를 그리는 이유가 분명치 않다, ▲자신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모른다 등으로 요약하고, 영상문화 시대에 포스트민중미술이 미학적 탈출구를 찾지 못한 채 헤맨다고 진단했다.

이에 대해 이재현은 ▲민중운동이 한창인데 ‘포스트’가 웬 말인가 ▲‘신학철은 출구가 보이지 않고, 최민화는 상고사를 왜 그렸나’라는 문제설정은 잘못됐다, ▲신학철은 수직적 섭라임(sublime)에서 수평적 섭라임으로 이동하는 성취를 보여준다, ▲최민화가 무엇을 그리든 상관할 바가 아니며, 그는 그림물감의 두께가 아주 얇고 붓질이 스피디한 남다른 재능을 보여줬다 등으로 반론을 펼쳤다. 또한 이재현은 현 시점에서 필요한 것은 “민중미술에 대한 인식론적 평가나 미학적 판단이 아니라 윤리적 검토”라고 주장했다.

이런 이재현의 반론에 대해 성완경 교수는 “별다른 의견도 없고 언급도 하기 싫다”라고 말했다. 아무튼 민중미술의 두 축-윤리성과 미학성-을 둘러싸고 논쟁의 와류가 형성되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이은혜 기자 thirteen@kyosu.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