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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정론] 코로나19를 대한민국 국가이미지 제고 전기로 삼자
[대학정론] 코로나19를 대한민국 국가이미지 제고 전기로 삼자
  • 유재웅
  • 승인 2020.07.10 16: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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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서울 올림픽은 한반도 역사상 최초, 최대 규모의 스포츠 이벤트였다. 서울올림픽이 끝난 후 결산하는 자리가 있었다. 당시 공과를 평가하면서 미흡했던 점으로 지적된 것 중 하나가 서울 올림픽을 스포츠만의 행사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국가이미지를 높이는 계기로 삼지 못했다는 점이었다.

2002년 월드컵을 한국과 일본이 함께 개최하게 된 것이 또 하나의 기회였다. 김대중 정부는 스포츠 이벤트를 대한민국의 이미지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기회로 삼아야한다는 점에 주목해 ‘국가이미지제고 위원회’를 만들었다. 국가이미지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시작한 첫 사례였다.

지금 지구촌은 나라를 가리지 않고 코로나19로 전전긍긍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해외언론과 정부뿐만 아니라 일반 누리꾼들도 한국의 코로나 19 대응을 높이 평가한다. 문화체육관광부 해외문화홍보원이 지난 3월에 제작한 4분 10초짜리 코로나 위기 극복 유투브 동영상 ‘참 이상한 나라’는 지금까지 390만 건의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다. 외국인들의 댓글은 대한민국, 그리고 한국인에 대해 새삼스럽게 자부심을 느끼게 한다.

코로나19는 위기가 아닌 또 다른 기회다. 이에 대해 구체적으로 몇 가지 제안한다.
첫째, 대한민국의 국가이미지를 체계적으로 총괄 조정하는 컨트롤타워를 설치해야 한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만들어진 ‘국가 이미지제고위원회’는 노무현 정부까지 유지했다. 이명박 정부는 국가 브랜드 가치 제고의 중요성에 주목해 2009년 1월에 대통령 직속 국가브랜드위원회까지 출범시켰다. 그런데 박근혜 정부에서는 대통령 소속 위원회를 정비하면서 국가브랜드위원회를 폐지해 현재에 이른다.

코로나19 위기에 우리가 선방할 수 있었던 하나의 이유는 범정부 차원의 총괄조정 기능 덕분이다. 국가이미지라는 범정부 차원의 과제를 효율적으로 추진하려면 컨트롤타워 복원이 시급하다. 대한민국 국가 이미지를 높이는 일은 몇 년하고 말 일이 아닌 중장기적, 지속적으로 추진할 과제다.

둘째, 가칭 ‘국가이미지 제고에 관한 법’ 제정을 제안한다. 조직을 설치하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법적 토대를 굳건히 하는 것이다. 이명박 정부의 국가브랜드위원회가 대통령령으로 존립하다보니 박근혜 정부 출범 직후 폐지됐다.

새 위원회는 안정적으로 국가이미지 관리와 제고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국회에서 통과되는 ‘법률’에 따라 세워야 한다. 단순한 심의위원회가 아니라 국가이미지 관련 정부부처와 기관을 조정하고 통제하는 법적 권한 부여가 필수다.

셋째, 국가이미지 관리 실무주관 기관을 명료하게 정립해야 한다. 정부 조직 중 법적으로 ‘국가이미지 제고 등 해외홍보 전반에 관한 사무를 관장한다’며 책임을 부여받은 유일한 기관이 문화체육관광부 해외문화홍보원이다. 이 조직이 실무를 관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국PR학회의 ‘코로나19 이후의 시대, 해외문화홍보의 새 진로를 모색한다’는 주제의 지난 1일 심포지엄에서는 코로나 19를 대한민국의 국가이미지 제고 계기로 발전시켜나가야 한다는데 참석자들 모두 의견이 일치되었다. 관건은 실천이다. 문제의식만 갖고서는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다. 기회는 자주 오는 게 아니다. 쇠는 뜨거울 때 두드려야한다.

 

 

유재웅 을지대학교 의료홍보디자인학과 교수.
유재웅 을지대학교 의료홍보디자인학과 교수.

▲ 고려대 신문방송학과, 연세대(석사), 한양대(박사). ▲행시(23회, 1979). 공보처 홍보, 기획, 방송, 신문과장, 청와대 국정홍보 담당 과장, 국장, 국정홍보처 국정홍보국장, 홍보기획국장, 대통령홍보기획비서관. 해외홍보원장(2004~07). 정부 및 각종 기관 자문 및 심사평가위원. ▲대통령표창, 근정포장, 홍조근정훈장 수훈. 세계 3대 인명사전 『마르퀴스후스후인더월드(Marquis Who’s Who in the World)』 (v.2016) ‘Communication Educator’ 등재. △저서 『이미지 관리』(2016), 『한국 사회의 위기사례와 커뮤니케이션 대응 방법』(2016), 『위기관리의 이해』(2015), 『정부 PR』(2014), 『국가 이미지』(2013). △역서 『PR 이론』(2010), 『이미지 외교』(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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