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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언론 어떻게 살릴까
지역언론 어떻게 살릴까
  • 이진로 영산대
  • 승인 2004.02.2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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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리뷰 : 『지역공동체와 공공저널리즘』(김민남, 커뮤니케이션북스, 2003, 202쪽)

▲ © yes24
'지역공동체와 공공저널리즘: 지역언론의 위기와 대응방향'은 경영과 독자 확보 측면에서 어려운 우리나라 지역언론의 개선 방안으로 공공저널리즘의 적용을 제안한 언론학 연구서다.

저자는 이미 1998년에 '공공저널리즘과 한국언론'(커뮤니케이션북스 刊)이란 책을 통해 미국에서 막 생성된 공공저널리즘을 소개한 바 있는데, 신간은 지역공동체와 공공저널리즘의 연결고리 모색을 시도했다. 공공저널리즘은 미국에서 주로 1990년대에 지역신문의 침체와 지역사회 주민의 지역사회 및 지역언론에 대한 무관심에서 출발한 것으로, 시민과 언론이 더불어 지역사회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민공청회, 시민패널, 포커스 클럽, 시민 포럼 등을 조직하거나 이러한 모임을 활용해 집단 모임이나 쟁점에 대한 여론조사와 심층 인터뷰 등을 통해서 이슈 선정 및 토론과 취재가 이뤄지는 것으로, 지역언론과 중앙언론의 차별성을 확보하고 지역언론이 지역공동체 건설에 주도적 역할을 함으로써, 지역언론의 활로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긍정적 측면을 지니고 있다.

저자는 이러한 시각에서 부산일보가 2003년 하반기에 집중 보도한 '우리 곁의 빈곤' 시리즈를 국내 최초의 공공저널리즘 사례로 평가하고, 이슈 조사, 선정 및 문제 해결과정에서 시민의 참여 등이 보완될 경우 그 가능성이 열려있다고 주장하고, 시민단체의 네트워크 강화를 비롯해 공공저널리즘 프로젝트에 대한 비용 지원, 지역중심으로의 사회구조 전환, 언론인의 봉사자 역할 전환, 지역언론의 경쟁력 강화, 그리고 지역언론인의 과학적 작업 능력 제고 등이 향후 적용과정에서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지방분권운동이 활발히 펼쳐지고, 각종 시민운동이 착근하게 되면 한국 지역사회에서도 힘있고 건강한 시민사회가 필연적으로 구축될 것이다."- 본문 150쪽에서

그러나 지역언론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문제 해결의 필요조건이지만 충분조건은 아니다. 더욱이 미국에서의 성공이 곧바로 한국에서의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즉 공공저널리즘은 지역에 대한 관심과 사랑을 바탕으로 하고 있지만, 언론이 사회 현실을 개선하는 운동의 일원이 됨으로써 객관성과 균형성, 가치중립성이라는 고유의 가치를 위협받고, 나아가 언론이 힘을 갖도록 하는 공정성과 신뢰성을 상실하게 할 우려가 있다. 또한 공공저널리즘의 수행 과정에서 소요되는 비용의 부담 주체가 정부나 또는 대기업 관련 재단일 경우에는 한국적 문화에서 그 영향으로부터 자유스럽지 못해 의도한 결과를 가져오지 못할 것이다.

이런 점에서 저자의 신간에서 미국의 공공저널리즘을 한국에 소개하고 적용하려는 시도는 한편으로 지역언론의 활로를 제시한 점에서는 성공했다고 평가받을 수 있으나, 다른 한편으로 우리의 지역언론이 미국과는 다른 정치경제적 환경에 처해 있고, 언론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회복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추가 연구를 통해 보완될 필요가 있다.

막 싹을 틔우던 공공저널리즘의 가치를 뚫어본 저자의 남다른 안목에 미루어 볼 때, 효과적인 지역언론 회생책으로 연결되리라고 믿기 때문이다.

이진로 / 영산대·신문방송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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