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4 10:50 (수)
계획성-포항공대, 보행쾌적성-고대 중앙광장, 리노베이션-경희대 건축대학원
계획성-포항공대, 보행쾌적성-고대 중앙광장, 리노베이션-경희대 건축대학원
  • 김봉억 기자
  • 승인 2004.01.19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건축학 교수가 뽑은 '대학시설의 본보기'

'시설확충'계획은 각 대학들이 매년 내놓는 주요 사업계획에서 빠지지 않는 단골 메뉴다. 대학시설은 양적인 팽창은 계속돼 왔지만 양질의 교육을 담보할 시설은 여전히 부족하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벤치마킹할 만한 대학건축물을 찾아내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라며 설문조사 참여 요구에 난색을 표했던 건축학 교수들이 꽤 많았던 사정을 고려해 보면 '본보기'로 뽑힌 건물들은 '모범사례'로 되새길 만 하다. 이번에 주목을 받은 시설은 마스터 플랜, 리노베이션, 복합화 등 각 대학이 관심을 갖고 있는 대학건축물의 최근 경향과 방향을 보여주고 있다. 건축학 교수 30여 명이 선정작업에 참여했다.

포항공대는 비교적 짧은 기간에 최우수 대학으로 손꼽힐 만큼 빠른 성장세를 보여왔다. 이러한 성장에는 우수한 교수진과 재단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지만, 양질의 교육을 담보할 수 있는 캠퍼스 환경도 한 몫 했다.

건축학 교수들이 대학시설의 본보기로 선정한 첫째 사례는 단연 포항공대 캠퍼스다. 대학시설로서의 기능적인 면과 학풍을 나타낼만한 시각적인 효과측면에서도 연구와 학습을 위한 최소한의 기준을 갖추었고 특히, 기숙사, 회의실, 부속 휴식공간 등 각종 지원시설이 가장 잘 갖추어져 있다고 설명했다.

▲공과대학에 걸맞는 가장 기능적인 계획위에 캠퍼스가 조성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 포항공대 홍보실

김봉렬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일관된 마스터 플랜에 의해 인공적인 면과 자연적인 외부공간이 충분히 확보돼 있다"고 평가했고 이재훈 단국대 교수도 "단과대학이기 때문에 가능한 건물의 구성이기는 하지만 일반적인 대학 캠퍼스와는 다른 첨단시설의 혁신적인 건물체계를 보여주고 있다"라고 선정이유를 밝혔다. 구체적으로 임금 王자 배치로 공대의 여러과들이 건물내부로 매우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것이 특성이며 학생들의 공간과 공학적 지원을 위한 설비공간이 명확히 구분돼 있는 것도 장점으로 소개하고 있다.

서붕교 경원대 교수도 "건축당시에 쉽지 않았던 학생중심의 교육지원시설을 '코어'로 설계해 각 학문별 실험실습 시설들이 코어를 중심으로 배치됨으로써 연구중심대학의 본보기를 보여준다"고 밝혔다. 대학본부를 중심으로 한 기존의 대학 캠퍼스보다는 미래 지향적인 건축이었다는 평이다.

다음으로 가장 많은 주목을 받은 건축물은 고려대 중앙광장과 지하부대시설이다. 학교 개방, 주차장 수요 증대, 캠퍼스내 보행공간 확대 및 보행쾌적성 증진, 복지시설의 확충, 부지의 입체활용 등의 학내외 요구사항을 시의적절하게 대응한 선도적인 사례로 분석하고 있다.

▲고려대 중앙광장의 모습. 중앙광장밑 지하에는 주차장을 비롯 열람실, 편의복지시설, 학생관련 행정기관이 집중화됐다. © 고려대 홍보실

고려대의 지하캠퍼스 개발에 이어 이화여대도 공사를 시작했고, 성균관대, 연세대, 경원대, 배재대, 한양대 등에서도 검토하고 있다.

포항공대와 고려대가 대학 캠퍼스 차원에서 선정된 경우라면 경희대 건축전문대학원은 노후 건물을 성공적으로 리노베이션한 사례로 선정됐다. 공과대학 건물에 붙어있던  기존의 건물도 학교의 정책적 노력에 따라 융통성있게 활용할 수 있는 하나의 예로 들고 있다. 강당은 발코니를 포함해 바닥면적이 2백40평 정도에 불과했지만, 천장이 높아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여 4개의 층을 만들어 5백평 가량의 가용면적을 만들어 냈다.

▲경희대 건축전문대학원 내부 모습. 낡은 시청각실 강당을 설계 스튜디오, 세미나실, 도서실, 강의실 등으로 개조했다. © 경희대 홈페이지

강인호 한남대 교수는 "대학마다 가지고 있는 마스터 플랜은 기본적으로 주기적인 조정과 변화에 대응이 필요하지만 시설은 한번 지어지면 다양한 대학의 기능과 특성을 수용하는데 경직성을 갖는 문제를 항상 안고 있다"면서 기존 건물을 활용한 성공적인 사례로 제시했다.

또한 서기영 성균관대 교수는 "노출된 디테일들의 교육적인 효과 외에도 건축가의 창조적인 공간처리가 얼마나 사용자들에게 행복을 가져다줄 수 있는가 하는 측면에서도 매우 흥미로운 작품"이라고 추천했다.

이와 함께 노후 대학건축물에 대한 리모델링의 본보기로 삼을 만한 사례로 최첨단으로 리노베이션하는 국내 최초의 도서관으로 영남대 중앙도서관과 한국과학기술원 테크노경영대학원 등을 들기도 했다.

정의용 영남대 교수는 "기존 건물의 노후화로 인해 건물성능이 현재의 기준에 부합되지 않은 상황에 처해 있다"며 "새로운 시설을 확충하기 보다 기존의 건물을 성능평가해 새로운 생명을 부여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시설확충을 억제하는 정책 수립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국민대 국제교육관의 모습. 기존 캠퍼스의 질서체계내에 어떻게 새로운 건물동을 배치하는지, 급경사라는 불리한 대지를 건축적으로 어떻게 해결하는가에 대한 좋은 참고사례다. © 국민대 홍보실

또 '복합화'의 21세기 캠퍼스 방향을 보여주는 건물로 선정된 국민대 국제 교육관은 복합적 기능이 하나의 건물안에 적절하게 조화돼 외관으로도 나타나며, 경사진 지형에 맞추어 입체적인 어프로치들이 계획되었고, 북악터널-정릉 길에 면해 도시적 맥락에도 잘 맞는 건물이라는 평가다. 정태용 건국대 교수는 이 건물에 대한 비평을 내놓으면서 "기존 캠퍼스의 질서체계내에 어떻게 새로운 건물동을 배치하는지, 급경사라는 불리한 대지를 건축적으로 어떻게 해결하는가에 대한 좋은 참고사례다"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자연지형을 고려한 형태구성이 우수한 사례로 신라대 제1공학관, 서울신학대 우석기념관, 성신여대 2부관이 꼽혔다.
김봉억 기자bong@kyosu.net

선정작업에 참여한 교수 :
강부성(서울산업대) 강인호(한남대) 김봉렬(한국예술종합학교) 김영석(순천대) 김치환(대구가톨릭대) 김학철(한동대) 김혜정(명지대) 김홍일(동국대) 서기영(성균관대) 서붕교(경원대) 성인수(울산대) 송진규(전남대) 양상현(순천향대) 양우현(중앙대) 윤대한(광주대) 이강희(안동대) 이관석(한남대) 이상호(연세대) 이재훈(단국대) 이정규(배재대) 장림종(연세대) 정성원(세종대) 정의용(영남대) 정태용(건국대) 조용수(동아대) 최왕돈(국민대) 최재필(서울대) 가나다 순. 설문조사에 응해 주신 교수님들께 감사 드립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