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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학기 강의 준비 어떻게 하나
새 학기 강의 준비 어떻게 하나
  • 이민선 기자
  • 승인 2004.01.16 00:00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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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안 보충은 기본…온라인 강의, 시청각 자료도 준비

 

학기 중 강의과목이 많다거나, 각종 위원회 참석과 행정적 잡무에 시달리다 보면 강의 준비는 언제나 뒷전이다. 기껏 준비해봤자 기존 강의에 약간 덧칠하는 수준에서 머문다. 방학 중에 충실히 준비하겠노라 마음먹지만, 막상 방학이 되면 연구와 휴식에 밀려 ‘방학 중 해야 할 일’ 목록에서 꼴찌를 차지하고 만다. 그런데 갑신년 벽두부터 연구실을 지키며, 새로운 지식과 흥미로운 방법으로 학생들의 눈과 귀를 빼앗기 위해 강의 준비에 열심인 교수들이 있다. 


학문과 취업 연결할 수 있는 수업 만들기

박경수 강릉대 교수(일본학과)는 강의실에서 계속되는 ‘同床異夢’에서 벗어나고자 묘안을 짜고 있는 중이었다. 지난 학기 박 교수는 일본어 강독 수업과 일본 입문 관련 수업을 맡고, 일본 역사와 사회를 소개하는 강의를 기획하고 이를 전달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한다. 하지만 학생들은 자격증과 관련 있는 일본어 그 자체에 더욱 신경을 쓸 뿐, 박 교수가 정작 하고 싶은 이야기에는 별 관심이 없는 듯 했다. 한 학기 내내 억지로 수업을 이끌어 가긴 했지만, 학생들의 열의가 떨어진 건 당연지사.


그래서 이번 학기 박 교수는 학생들의 일본어 실력을 높이면서도, 내용 전달도 제대로 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현재 마련된 비책은 두 가지. 우선 수업 교재로 원서를 선택할 예정이다. 일본어 그 자체에 학생들이 익숙할 수 있도록 하면서도, 그 내용을 이해하고 한 번 더 생각케 하는데 주력할 계획이다.

또 수업 중간에 내용 이해 정도를 묻는 질문에 학생들이 일본어로 답변하도록 유도할 생각이다. 자연스럽게 일본어 회화 실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다.

백우현 경상대 교수(화학과)는 화상수업을 준비하고 있었다. 지난 학기 ‘물리화학’을 가르쳤던 백 교수는 강의노트를 인터넷에 올려 학생들의 강의 집중력을 높이려고 시도했지만 오히려 강의노트 때문에 수업을 제대로 듣지 않는 현상을 경험했다.

게다가 인터넷에 올린 강의노트가 중요 부분을 강조할 수 없다는 문제를 보이자, 백 교수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데 화상수업이 대안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이를 추진하게 됐다.

그래서 요즘 백 교수는 교육방송의 온라인 강의를 들으면서 온라인 강의의 장단점을 분석 중에 있다. 일단 교육방송처럼 온라인으로만 강의가 진행될 경우 교수와 학생 간에 상호 교감이 떨어진다고 판단하고, 오프라인 강의와 온라인 강의를 병행할 계획이다.

또 화상수업이 끝난 후에는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 의견을 내도록 해 수업의 피드백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조치할 예정이다. 일단 다음 학기 시작을 목표로 준비 중이지만, 오프라인 강의보다 몇 배의 시간투자와 노력이 요구되고 있어 준비가 제대로 되지 않을 경우에는 2학기에 실시할 계획이다.

새 학기부터 ‘한국고전문학감상’이란 교양강좌를 개설하게 된 김미란 수원대 교수(국어국문학과)는 강의준비를 열심히 해야 할 또 하나의 이유가 생겼다. 개설된 강좌가 전통적으로 학생들에게 흥미가 높지 않은 ‘고전문학’을 다룬다는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수강신청 결과 1백명에 가까운 학생이 수업을 듣겠다고 나선 것.

김 교수는 학생들에게 ‘재미’를 주면서도 ‘괴롭히’기로 마음먹었다. 교양수업이기 때문에 시청각 자료에 좀더 신경을 써서, 처용가를 배울 때는 처용무를, 판소리를 배울 때는 가면극 중 가장 재미있는 부분을 보여줄 계획이다.

하지만 수업이 세 시간 연강이기 때문에 자칫 지루해질 수 있어, 학생들에게 매 시간 주요 작품을 암송하게 할 예정이다. 예를 들어 향가나 고려시대 주요작품들을 외우게 하거나 소설 줄거리를 발표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또 수강인원이 1백명씩이나 될 정도로 대형강의지만 시험을 자주 볼 계획이고, 10명씩 그룹을 지어 조발표도 시키려고 마음먹고 있다.

준비한 만큼 재미가 있다.

학생들 수준에 맞으면서도 재미있는 교재를 선택하는 것도 커다란 일. 김희자 순천향대 교수(독어독문학과)는 이번 방학 중에 학생들 수준에 맞는 강의 교재를 찾고 있다고 한다.

김 교수는 “전공의 경우 예전만큼 원서강의를 하지 못하고 있는데, 이는 학생들 수준 문제이기도 하지만 학생 수준에 맞는 교재를 적절히 선택하지 못한 면도 있는 것 같다”라며, 교재 선택에 고민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기존 강의안을 보충하고 개선하는 작업을 하는 교수들도 있었다. 새 학기에도 ‘입체 디자인’을 강의하는 정하성 한밭대 교수(공업디자인학과)는 인터넷 검색과 국내외의 새로운 서적 구입을 통해 자료를 보충하고 강의안을 업데이트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정성채 호남대 교수(관광학과) 역시 학생들의 강의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실무형 학습예를 찾는데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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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임 2004-02-28 03:20:32
비전임 교원 및 시간강사의 수는 무려 53%% 시대입니다!

비정규직 근로자 53%% 시대 입니다!

경제/경영학 교수1천여명에의한 "경제 시국선언"시대입니다.

당신도 언제 비정규직으로 하락할지 모르는 시대 입니다!

시대흐름에 맞게 비전임교원들의 동향,동정도 게재해 주십시요!

지당하신말씀 2004-02-17 14:31:29
대학강의 절반이상을 담당하고 있는 시간강사 및 비전임교수(강의전담, 초빙교원, 겸임교원 등등...)의 문제를 교수신문에서 절반만큼은 아니더라도 좀 다뤄야하는건 아닌지요?
그렇게하지 못한다면 교수신문은 "그들만의 리그"일뿐이라는 생각이듭니다.

비정규직 2004-01-19 04:43:03
5만5천명의 시간강사는 대학교원의 55% 점유하고 있다!

겨우 4만5천명의 전임교원들 예만 이렇게 게재하면,,,,

대학교육의 정상화는 불가능 합니다.

참으로 진풍경 입니다.

비정규직/시강은 1만5천명이 박사학위 소지 이상자 입니다.

시강들의 강의준비는 전임교원과 비교해서 훨씬 우수합니다.

수강생들의 '강의평가 결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