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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고츠키와 마르크스
비고츠키와 마르크스
  • 이혜인
  • 승인 2020.06.19 10: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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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고츠키 이론은 어떻게 마르크스주의에 터하여 과학적인 탐구로 나아갔는가?
칼 래트너 외 12명 | 살림터 | 388쪽

자본주의 너머의 풍요로운 평등 사회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마르크스의 이론은 무엇으로도 대체할 수 없는 핵심 무기다. 자본주의가 만들어내는 적대적 지배관계를 적당히 얼버무리지 않고 확연히 드러내며, 이 지배관계의 역사적 가변성을 주목하여 특히 피지배 노동자 민중의 주체적 운동을 통해 극복할 수 있음을 분명히 밝히는 데에는 마르크스의 변증법적 유물론적 사유 방법이 불가피하다.
물론 마르크스의 이론이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오히려 현실 사회주의체제 붕괴의 여파 속에서 포스트모던류의 다원주의와 관념론이 민중의 변혁의식을 광범하게 잠식해왔다. 한때의 진보적 지식인들이 앞다퉈 변혁운동의 유산들을 헐값에 팔아넘기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는 마르크스주의가 무의식 및 언어 문제와 관련해 공백을 남겨두었다는 비방도 한몫했다.
그러나 비고츠키의 마르크스주의 문화심리학은 변증법적 유물론적 사유 방법이 심리학과 어떻게 결합하여 변혁이론을 풍부하게 만들 수 있는지를 모범적으로 보여준다. 그는 ‘낱말 의미’, ‘보조물에 매개된 행위’, ‘장애-보상’, ‘페레지바니예’, ‘발달의 사회적 상황’ 등의 기본 개념 내지 ‘분석 단위’들을 활용해, 심리학 분야의 온갖 체제 옹호론적 신비주의를 깨고, 사회적 존재인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와 체제 변혁에 적극 기여할 수 있는 길을 열어놓는다. 그 길을 넓히고 풍요로운 평등 사회를 앞당기는 것은 물론 우리 독자들의 과제다.
_홍승용, 현대사상연구소장

『비고츠키와 마르크스(Vygotsky and Marx)』는 마르크스주의적 입장에서 비고츠키 이론을 체계적으로 다룬 책이다. 저자들은 비고츠키의 방법론과 도구와 의식, 기호와 언어, 상상과 창조 등 몇 가지 주요 주제들에 대해 비고츠키 이론이 어떻게 마르크스주의에 터하여 과학적이고 창조적인 탐구로 나아갔는지를 분석하고 설명하고 있으며, 그를 통해 마르크스주의로서 비고츠키 이론을 정당하게 위치 짓고 더 나아가 비고츠키를 토대로 더 총체적인 마르크스주의 심리학을 정립해 나갈 것을 제안하고 있다.
그동안 교육에 관한 다양한 저서를 출간하며, 특히 비고츠키 이론을 다룬 유려한 번역서로 독자들을 만나왔던 역자의 공들인 번역은 이 책의 또 다른 미덕이다.

마르크스주의에 기초한 비고츠키의 발달심리학

“이 책이 특별히 반가운 이유는 비고츠키로부터 마르크스주의를 거세해버린 왜곡된 상황을 바로잡음으로써 비고츠키 이론과 개념들을 좀 더 올바로 이해하고 그 속에 잠재된 혁명적 힘을 발휘할 수 있게 하리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비고츠키의 발달심리학이 마르크스주의에 기초한다는 사실은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1960~1970년대 서구 학자들이 마르크스주의를 부정하는 방식으로 비고츠키 이론을 소개했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비고츠키의 놀라운 연구 성과에 경탄해 마지않았지만 비고츠키의 철학적·학문적 토대로서 마르크스주의를 분리하고 연구 성과의 결론이나 주요 개념들만을 쏙 빼서 세상에 소개했습니다. 그 결과 비고츠키 이론의 변혁성이 거세되고 내용도 왜곡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1980년대 비고츠키 러시아판 선집이 영어로 완역된 이후에야 마르크스주의 심리학으로서 비고츠키 이론에 대한 인식이 비로소 조금씩 퍼지기 시작했고, 최근에는 국제적으로도 어느 정도 공인되어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 비고츠키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마르크스주의의 철학과 방법론을 자신의 심리학 연구에 적용하고 있는지에 대한 논의는 매우 빈약한 상황입니다. 이런 차에 비고츠키와 마르크스주의의 연관을 체계적으로 다룬 책이 나옴으로써 그 빈약한 공간을 채워주기 시작한 점에서 반갑고도 소중한 성과가 아닐 수 없습니다.”(천보선의 추천사에서)

마르크스주의 비고츠키의 발견, 마르크스주의의 재발견

이 책은 비고츠키와 마르크스주의의 연관을 직접 다루고 있기 때문에 ‘마르크스주의 비고츠키’의 발견에 더욱 효과적이며, 명확하고 체계적으로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또한 마르크스주의를 통해 비고츠키를 재발견하는 것만이 아니라 비고츠키를 통해 마르크스주의를 재인식할 수 있다. 
“저자들은 비고츠키가 마르크스주의 ‘변증법적 유물론과 역사 유물론’의 관점과 방법론을 ‘인간 심리 발달’이라는 새로운 연구 주제에 대해 매우 확고하고 성공적으로 적용하고 있음을 체계적으로 밝히고 있습니다. 저자들은 비고츠키가 마르크스의 정치학, 경제학 테제로 환원하지 않고 마르크스의 관점, 방법론, 연구 성과를 심리학에 적용함으로써 마르크스주의를 이론적, 실천적으로 확장하고 있음을 강조합니다. 그 점에서 이 책은 비고츠키를 마르크스주의로 복원하는 것일 뿐 아니라 마르크스주의를 기계론적 경향에서 벗어나 역동적, 실천적, 창조적인 것으로 확장하려는 시도이기도 합니다.”

마르크스주의 심리학을 향하여

1부는 마르크스에 무게중심이 있다. 이 책의 편집자인 칼 래트너의 글을 읽다 보면, 마르크스 사상에 관한 해박한 지식과 명쾌한 논리 전개에 감탄하게 된다. 거시문화적 사회조건들이 인간 심리를 좌우하는 흥미로운 사례들을 제시하는 저자의 스토리텔링이 독자들을 매료시킬 것이다.

‘심리학의 자본론’ 짓기

인간과 사회의 설명에 관한 마르크스 이론체계를 계승하여 개인의 심리 형성이나 정신 발달을 그가 속한 시대와 사회의 문화적 특징에 따라 설명하려 한 러시아의 심리학자가 비고츠키다. 1934년에 37세로 요절한 탓에 ‘심리학계의 모차르트’로 불리는 이 천재 심리학자는 살아서는 본국에서 스탈린의 박해로 인정받지 못했고 죽어서는 또 마르크스주의자라는 이유로 서방 세계에서 외면을 받았다. 
“『자본론』에서 정초된 마르크스의 천재적인 방법론에 고무되어 비고츠키는 ‘심리학의 자본론’ 짓기를 필생의 과업으로 삼았다. 그 결실로 맺어진 역작이 『생각과 말』이다. 비고츠키 이론을 이해하기 위해 반드시 섭렵해야 할 텍스트지만 이 책은 난해하기로 정평이 나 있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생각과 말』의 벽을 넘기 위한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생각과 말’에서 이해가 안 됐던 많은 부분이 순조롭게 풀릴 것이다. 
특히, 2부의 글들이 그런 성격을 띠는데 그중에서도 탁월한 비고츠키-마르크스주의학자 앤디 블런던의 글은 보석처럼 빛난다. 이 책의 모든 글들이 높은 수준의 학문적 완성도를 자랑하지만, 블런던의 글은 깊이와 함께 가독성이 높아 독자들로 하여금 비고츠키 사상의 정수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옮긴이의 말 중에서)

교육의 실제에서 적용되는 비고츠키 이론

3부의 글들은 비고츠키 이론이 교육의 실제에서 적용되는 측면을 다루고 있다. 특히 8장「비고츠키에 대한 구성주의적 해석」은 비고츠키와 구성주의와의 연관에 관한 담론을 주제로 다루고 있어서 주목을 끈다. 이 글은 비고츠키를 사회적 구성주의 진영에 포함시키는 것이 옳으냐 그르냐 하는 이분법적인 접근을 하지는 않는다. 다만 마르크스주의적 관점에서 비고츠키 이론은 사회적 구성주의자들의 포스트모던적인 사고와 양립하기 힘들다는 결론을 내리며 관련 이슈에 대한 판단에 중요한 참조 체계를 제공하고 있다.

“김영란법이 시행된 뒤로 초등학교에서 더 이상 어머니들이 교실 청소를 하러 들어오지 않아도 됐다. 엄마가 바쁜 아이도 반장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또 휴거, 빌거, 이백충, 삼백충이니 하는 신조어들이 동심을 파괴하고 있다. 천민자본주의 사회의 부가 양극화됨에 따라 아이들의 관계망 또한 철저히 물화된 거시문화요인의 지배를 받는 것이다. 이런 형편 속에서 교사가 그저 교과서 지식을 충실하게 전달하는 것이 능사일 수 없다. 학교는 사회 속에서 기능하기 때문에 바람직한 교육에 대한 고민은 거시문화요인을 좌우하는 사회구조에 대한 이해와 그 변혁에 대한 관심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이 책이 “덜 추한 세상”을 꿈꾸는 교사, 학부모, 시민에게 유용한 정신도구로 다가가길 바란다.”(옮긴이의 말 중에서)


지은이

앤디 블런던: 오스트레일리아 독립연구자
피터 페이겐바움: 미국 포담 대학 교육학 교수
제임스 랜톨프: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립대 언어학 교수
일라나 레모스 데 파이바: 브라질 히우그란지두노르치 국립대 심리학 교수
라비니아 로페스 살로마웅 마지올리누: 브라질 캄피나스 주립대 교육학 교수
카티아 마헤이리: 브라질 산타카타리나 국립대 심리학 교수
리지아 마르시아 마르틴스: 브라질 사웅파울루 에스타두알파울리스타 대학 교육심리학 교수
에두아르두 모우라 다 코스타: 브라질 마링가 주립대 교수
칼 래트너: 미국 문화교육연구소 회장
다니엘레 누네스 엔히크 실바: 브라질 브라질리아 대학 심리학 교수
실바나 칼부 툴레스키: 브라질 마링가 주립대 심리학 교수
안드레아 비에이라 자넬라: 브라질 산타카타리나 국립대 심리학 교수

옮긴이 ∥ 이성우
1988년부터 경북의 여러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쳐 오고 있고 현재 구미사곡초에서 근무하고 있다. 교사는 무엇보다 지성인이어야 한다고 믿으며, 온오프라인에서 비판교육학 공부모임을 이끌고 있다. 경북대학교 대학원에서 교육철학을 전공하여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저서로는 『교사가 교사에게』(2015), 『학교를 말한다』(2018)가 있다.


▣ 차례

추천사 | 비고츠키의 복원과 마르크스주의의 재발견 • 천보선
서론 | 비고츠키 마르크스주의 심리학의 복원과 발전을 위하여 • 칼 래트너・다니엘레 누네스 엔히크 실바

1부 마르크스주의 심리학을 향하여

1. 마르크스주의 심리학, 비고츠키의 문화심리학, 정신분석학: 과학과 정치학의 이중나선구조 • 칼 래트너

2부 비고츠키 심리학의 마르크스주의적 인식론과 방법론

2. 비고츠키 이론의 마르크스주의적 방법론의 토대 • 리지아 마르시아 마르틴스
3. 인간 발달에서 노동, 의식, 기호의 문제 • 다니엘레 누네스 엔히크 실바・일라나 레모스 데 파이바・라비니아 로페스 살로마웅 마지올리누
4. 비고츠키 과학의 생식세포 앤디 • 블런던
5. 비고츠키 심리학 이론의 마르크스주의적 요소들 • 피터 페이겐바움

3부 비고츠키 마르크스주의의 심리학적 적용

6. 상상력과 창의 활동: 비고츠키 이론에서존재론적 원리와 인식론적 원리 • 카티아 마헤이리・안드레아 비에이라 자넬라
7. 비고츠키의 방법론적 이론틀 속의 유물 변증법: 응용언어학 연구를 위한 함의 • 제임스 랜톨프
8. 비고츠키에 대한 구성주의적 해석: 이론적-방법론적 언어 개념 연구 • 에두아르두 모우라 다 코스타・실바나 칼부 툴레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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