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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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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수신문
  • 승인 2020.06.18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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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 로빈슨 지음 | 서민아 옮김 | 필로소픽 |

코로나바이러스19 이후 환경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덮친 뒤 네티즌들 사이에는 “인간이 어쩌면 지구의 바이러스일 수도 있다”라는 자조적인 글들이 떠돌아다녔다. 인간이 야외활동을 멈추고, 공장이 돌아가지 않자 대기오염이 회복되었으며 멸종위기 동물 개체수가 증가했다는 식의 뉴스들을 링크로 가져오면서 말이다.

기후위기는 이제 우리가 피해갈래야 피할 수 없는 문제가 되었다. 지금으로부터 약 십여 년 전, 미국 부통령 앨 고어의 다큐멘터리 〈불편한 진실〉과 MBC 기획특집 〈북극의 눈물〉 시리즈가 큰 인기를 끌었음에도 우리의 일상은 달라지기는커녕 기술이 더 빠르게 발전하며 더 심각한 환경문제에 직면하게 되었다. 우리는 이러한 환경문제를 알면서도 첫 발을 쉽사리 떼지 못한다. 로빈슨의 〈기후정의〉를 지금 우리가 읽어야 하는 이유는 이 책에서 소개하는 이웃들의 기후위기를 맞서려는 노력과 그 성과가 이전처럼 살아가려는 관성에 경종을 울리며, 환경 문제를 생각할 수 있는 첫발을 내딛게 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고어의 〈불편한 진실〉이 우리에게 공포감을 심는 고어한 다큐였다면 〈기후정의〉는 정반대의 책이다. 이웃에게 가닿으려는 책이며 다함께 기후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격려하는 따뜻한 책이다.

기후정의는 기후변화 문제에 가장 책임이 없는 약소국과 공동체 들을 위해 정의를 보장하는 것이다. 이는 그들뿐만 아니라 우리 자신, 이웃들, 우리를 뒤이을 후손을 아우르며 다함께 공존하자는 윤리적인 연대를 동반한다. 이러한 기후정의는 “새로운 희망의 서사”가 될 수 있는 뿌리다. 저자는 “기후변화에 대처하려면 우리는 이 세상의 근본적인 불평등을 해결하는 동시에 가난과 소외, 불균형을 근절하자고 역설한다. 기후 불평등은 아직도 전기를 이용하지 못하는 전 세계 13억 인구와 여전히 모닥불로 음식을 요리하는 26억 인구의 운명에서 구체적으로 드러난다.

기후변화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려면 화석연료가 아닌 재생가능한 에너지원을 이용해 이들에게 전기를 공급하고 요리용 스토브를 제공해 그들의 삶이 개선되도록 해야 한다(p.27)”라고 밝힌다. 코로나바이러스19가 여전히 유행하고 있는 지금도 저소득층이 제일 취약했듯 기후위기에서도 마찬가지다. 허리케인 카타리나가 미국을 덮쳤을 때,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사람은 소수인종과 빈곤층이었다. 그리고 우간다는 기후변화로 농경생활이 더 이상 불가능한 환경이 되었다.

〈기후정의〉는 우리가 그간 외면해온 사람들을 다정한 렌즈로 들여다본다. 메리 로빈슨은 전 아일랜드 대통령이지만 기후정의를 일상에서 실천하는 사람들을 찾아다니고, 그들에게 삶의 태도를 배운다. 그들의 삶은 우리가 살아야 할 삶의 방식이다. 이러한 삶의 방식은 도시에서 잃어버린 인간성을 상상하게끔 한다. 그래서 이 책은 우리가 지금껏 접해보지 못한 가장 따스한 다큐멘터리다.

메리 로빈슨은 약자를 대변해 강자에게 분노한다. 아일랜드 첫 여성대통령이자 유엔 기후변화 특사를 맡아오며 계속 인권운동가로 살아온 로빈슨은 약자의 편에서 지금 이 순간만을 생각하며 기후정의를 외면하는 사람들에게 분노하며 말한다. “우리는 이야기를 멈추어서는 안 됩니다. 끊임없이 싸워야 합니다. 그러다 보면 언젠가는 그들이 바뀔 날이 올 겁니다.(p.49)"

그녀는 이웃들이 자신에게 건네는 말과 증언의 힘을 믿는다. 그리고 그것이 강자들의 뻔뻔하기 짝이 없는 행태를 바꿀 수 있으리라 믿는다. 낙관을 두 손에 꽉 쥔 채 써내려가는 이 책은 그래서 지금껏 나온 그 어떤 환경서적보다도 윤리적이다. 그 말들의 힘, 실천의 힘이 어떻게 지구를 바꾸는가를 써내려가며 그녀는 단 한 치의 과장도 않는다. 그저 연대의 힘을 믿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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