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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체 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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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수신문
  • 승인 2020.06.18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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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체 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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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그문트 바우만 외 1명 지음 | 김혜경 옮김 | 이유출판

이 대담집은 우리 시대의 문화적 아이콘이 된 지그문트 바우만이 마지막으로 남긴 메시지다.신체에 변형을 초래하는 문신, 성형수술, 공격성, 집단 따돌림 현상, 웹, 사랑과 성에 대한 의식 변화 등이 생생하게 논의된다.

바우만은 누구나 이해하기 쉽고도 간명한 언어로 현대 사회의 여러 문제를 다루는 능력 덕분에 명성이 높았다. 그는 〈액체 사회〉라는 효과적인 개념으로 개인과 공동체의 관계를 설명하면서 변화만이 영원한 것이고, 불확실성이야말로 유일하게 확실한 것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밝힌다.

바우만은 이 대담에서 1980년대 초 이후 태어난 세대를 처음으로 언급했는데, 이 세대는 태생적으로 액체 사회, 즉 끊임없이 변화하는 세계에 속한다는 것이다. 언제나 그랬듯이 바우만은 60년이란 나이 차이가 아무런 장애도 될 수 없다는 듯, 젊은이와의 토론에 고무되어 아주 사소한 것처럼 보이는 현상에서도, 진실하고 깊은 차원에서 현실의 진면목을 파악한다.

바우만의 빈자리
그는 액체 세대의 특징을 몇 가지 주제로 요약하면서, 그것이 이 세대의 원조라 할 수 있는 밀레니얼의 특징이기에 이를 적극적으로 이해할 것을 촉구한다. 이런 특징이야말로 저 고매하신 ‘Latte is Horse’의 주인공들이 함께 연대해서 살아가야 할 미래 세대의 실상이라는 것이다. 바우만은 기성세대가 쿨한 태도로 이들에게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이고 교류할 것을 거듭 조언한다.

그는 세대 간의 벽이 존재한다는 믿음 또한 일종의 ‘환영’이라며 서로의 손을 놓지 말라는 당부의 말을 남긴다. 그의 손자뻘인 토마스 레온치니도 지적 긴장감을 유지하려 수시로 담론의 날을 세운다. 팽팽하게 유지되던 두 사람의 대담은 레온치니가 2017년 1월 9일 동네 슈퍼마켓에서 바우만을 생각하며 냉동 제품코너를 응시하다 무심결에 느낀 불길한 예감으로 막을 내린다. 바로 이날 바우만이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 대담은 급작스레 닫혀진 문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긴 여운을 남긴다. 노동의 유연성과 유동적인 사랑이 무슨 상관인지 묻는 레온치니의 마지막 질문에 바우만은 말이 없다. 비록 부르다 만 노래와도 같은 이 대담집은 우리에게 아쉬움을 남긴 채, 자기 생의 마지막 교훈을 전하려는 90세의 젊은이 지그문트 바우만의 열정과 헌신을 상기시킨다. 그가 사라진 자리에서 대화를 이어가야 하는 과제가 독자들의 몫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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