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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실있는 '원격교육' 지향…관건은 튜터제도 활성화"
내실있는 '원격교육' 지향…관건은 튜터제도 활성화"
  • 김봉억 기자
  • 승인 2004.01.0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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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조규향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총장

평생교육 수요는 언제 어디서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원격교육의 활성화와 내실화 또한 요구하고 있다. 직장인 재교육 등 평생교육의 첨병 노릇을 자임하는 조규향 한국방송통신대 총장은 "대면 수업없이 온라인만으로는 한계가 많다"면서 내실있는 원격교육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전문직 연구원과 교수를 돕는 '튜터'제도가 활성화 돼야 학생지도에도 만전을 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26일 오전 방송통신대 총장 집무실에서 조 총장을 만났다. 이영수 교수신문 발행인과 박영근 편집인이 대담을 맡았다.

△ 방송통신대학의 발전상을 통해 우리나라의 평생교육 변화과정을 말씀해 주신다면
"선진국은 땅은 넓고 요구는 많아 지역적, 시간적 한계와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통신교육을 시작했지만 우리나라는 경제사정이 여의치 않아 못 배운 '개인의 한'을 풀고 국가주도의 고속 경제성장시대에서 한국사회의 필요성에 의해서 시작됐습니다. 한국사회가 광복이후 50년만에 이렇게 빠르게 변화하는 데는 통신교육의 필요성도 남달랐습니다.
고등교육의 수요는 많은데 원활히 인력을 배출할 수 있는 길이 없었고 대학정원을 늘리는 데도 한계가 있었으며 기존 대학시설을 활용해서 통신을 이용한 해결 방법이 제시된 것입니다. 기존 학문만으로는 적응하기 어려운 시대에 와 있습니다. 직장인 재교육이나 성인학습에 대한 요구도 늘고 있는데 새롭게 충족시켜 줘야 합니다. '평생학습사회'의 구현을 위해 앞장서 실천해 왔다고 자부합니다."

△ 우리나라의 성인학습이 대단히 저조한 원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국가에서 관심을 가지지 않아도 시민들 스스로가 교육열이 높았기 때문에 평생교육에 대한 관심이 적었습니다. 지금까지 고등교육시장이 확장, 대중화 되면서 고급인력들이 대량 배출돼 왔는데 내실있는 교육은 부족했습니다. 복지개념의 교육특혜와 질 관리가 허술했다고 생각합니다. 시민으로서 갖춰야 할 지식과 문화인식, 기술, 체력 등 그야말로 조화로운 '지·덕·체'를 기르는데는 많이 미흡합니다. 고등교육은 상호 건전한 경쟁상태에서 국가가 보완기능을 맡아야 합니다."

△ 최근 대학들의 온라인 교육이 활성화 되고 있는데, 통신교육을 가장 먼저 시작한 방송통신대의 노하우는 남다를 것 같습니다.
"출석수업과 출석평가를 병행하고 있는 것이 일반 사이버대와 다른 점입니다. 대면을 하지 않고 온라인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평가만은 출석을 통해야만 제대로 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스킨십을 가지고 싶은 욕구도 충족시켜 줘야 한다고 봅니다.
또 동아리 활동이 학습활동 중 중요한 부분인데 학습동아리 공간도 마련해 줘야 합니다. 지역 대학이 14군데에 건립돼 있고, 시·군·구에 지역 학습관도 35개가 마련돼 있어서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습니다. 초고속 정보통신망 기반의 양방향 원격영상강의시스템 전용강의실을 이용해 실시간으로 강의를 들을 수 도 있고, 원격교육채널인 TV방송국은 물론, LOD(Learning On Demand)시스템, 위성 TV강의, e북 등 참단 원격교육매체를 통해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교육을 받을 수 있습니다."

△ 20만명에 가까운 재학생을 지도하려면 교수 한명당 수천명씩 맡게 되는 데 학생지도를 어떻게 하고 있습니까.
"현재 4년만에 바로 졸업하는 학생비율은 11∼12% 밖에 안됩니다. 탈락률이 상당히 높습니다. '밑바닥'을 올려 주려고 우리대학이 있는 것인데 탈락하는 사람이 없도록 교수들의 지도를 강화해 도와 줘야 합니다. 재학생이 20여만명이나 되는데 교수가 일일이 지도하기는 어렵습니다. 전임교원 확충과 함께 가장 중요한 것은 학습지도원 성격의 튜터제도가 활성화 돼야 합니다. 현재 서울을 제외한 전국 12개 지역 대학에 1백37명의 튜터가 있습니다. 튜터가 많아야 전달력을 높일 수 있고 탈락률도 낮춰 내실있는 원격교육이 가능해 집니다. 올해부터는 사이버튜터제를 시행하여 온·오프라인을 병행한 튜터제의 운영방안을 모색중입니다. 석·박사 실업률도 높은데 집에서 인터넷으로 첨삭지도가 가능하기 때문에 이들을 활용할 수 도 있다고 봅니다. 사실, 기획예산처는 돈 보다는 튜터가 필요하다는 인식, 그 논리를 인정해 주지 않습니다."

△ 방송통신대의 발전계획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첨단 원격교육매체 시범 개발과 이러닝 컨텐츠의 정규 매체화를 통해 교육내용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주력할 계획입니다. '원격교육연구소'를 잘 활용해야 하는데 교수들은 자기 전공외에는 관심이 적은 것 같습니다. 방송통신대 교수라면 '원격'노하우를 개발해야 합니다. 지금은 교육학과만 관심을 보이고 있는데 예를 들어 이공계열 학과에서는 실험실습교육을 어떻게 원격으로 가르칠 것인가와 같은 고민을 해야 합니다.
또한 방송통신대가 이러닝 센터로서의 역할을 강화하고 강의·연구지원 시스템을 구축해 대학정보시스템 개선을 통한 원격교육 인프라를 확충할 예정입니다. 이와함께 독학위제와 학점은행제의 연계를 강화하고 시간제 등록제도 도입할 예정입니다."

△ 방송통신대는 평생교육기관인 만큼 화제의 인물들도 많이 다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4명의 국회의원을 비롯 오종남 통계청장, 연예인, 방송인들도 많습니다. 최근에는 모 일간지의 문예사조 시부분에 신인상을 수상한 조경숙씨도 우리대학에 다니고 있습니다. 김종호 상주대 총장을 비롯해 12명의 교수들이 우리대학에서 공부를 하였고, 두 명의 교수도 현재 대학중입니다."

△ 현재와 같은 격변기에서 지식인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지식인이 여러방면으로 활동해야 합니다. 현실 사회에 적극 참여해서 실현시키는 지식인, 학생들을 잘 가르치는 지식인, 창조적인 지식인 등 참여 실천, 교육, 연구 등 지식인을 바라보는 다양한 기준이 마련이 돼야 하고 서로 인정하고 존중해 줄 수 있어야 합니다. 지식인이 다른 어떤 기관보다 앞서 미래를 보고 대안을 제시해야 합니다."
정리 김봉억 기자 bong@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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