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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퇴임 앞두고 유튜버 변신한 류석춘…학생들 "2차가해" 반발
정년퇴임 앞두고 유튜버 변신한 류석춘…학생들 "2차가해" 반발
  • 하영
  • 승인 2020.06.13 09: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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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석춘의 틀딱TV' 개설…"한번 해 볼래요?" 발언 희화화하기도
'정직 1개월' 처분 불복해 학교 상대로 소송 중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강의 도중 일본군 위안부를 '매춘의 일종'이라고 발언해 논란이 된 류석춘(65)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가 정년퇴임을 앞두고 유튜브 방송을 시작했다. 일부 연세대생들은 해당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류 교수의 발언이 '2차 가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13일 대학가에 따르면 류 교수는 최근 유튜브에 '류석춘의 틀딱TV'를 개설한 뒤 이달 1일 '어서와! 틀딱은 처음이지?'라는 제목의 첫 영상을 올렸다.

이어 2일 올린 '어서와! 틀에 박힌 사고 딱 깨줄게'라는 영상에서 "틀딱(틀니+딱딱)이라는 말은 젊은 사람들이 노인을 비하할 때 쓰는 말"이라며 "중년, 장년을 거쳐 노인으로 들어가는 시기에 제가 알고 있는 부분을 젊은 사람들에게 전하고자 일부러 '역발상'을 했다"고 채널 제목의 의미를 설명했다.

류 교수는 지난해 9월 연세대 사회학과 전공과목 발전사회학 강의에서 "(위안부 관련) 직접적인 가해자는 일본(정부)이 아니다", "(위안부는) 매춘의 일종"이라고 발언해 논란이 일었다.

수업 당시 그는 '위안부 피해자들이 자발적으로 갔다는 것인가'라는 학생들의 질문에 "지금도 매춘에 들어가는 과정이 자의 반, 타의 반"이라고 설명하며 "궁금하면 한번 해볼래요"라고 학생에게 되물어 성희롱 논란이 일었다. 해당 발언에 대해 류 교수는 성매매 권유가 아니라 '궁금하면 학생이 조사를 해볼래요?'라고 역으로 물은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류 교수는 자신에 유튜브 채널 메인화면 배너에 '궁금하면 (구독, 좋아요) 한번 해 볼래요?'라는 문구를 넣어 당시 강의에서 문제가 됐던 발언을 인용하기도 했다.'

류석춘 사건 학생대책위가 지난 12일 올린 게시물.(이미지=연합뉴스)
류석춘 사건 학생대책위가 지난 12일 올린 게시물.(이미지=연합뉴스)

류 교수는 지난 5일 유튜브에 올린 영상에서도 당시 논란을 언급하며 "강의 과정에서 오간 질의응답 대신 성희롱으로 몰고 가면 징계가 편하니까, 본질적인 방법이 아닌 우회하는 방법으로 징계하기 위해 자꾸 시비를 거는 것 아닌가 하는 판단"이라고 주장했다.

지난해부터 학교에 류 교수 파면을 요구해온 일부 연세대 학생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연세대학교 사회학과 류석춘 교수 사건 학생대책위원회'는 전날 "류 교수가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 본인의 성폭력 발언을 전면 부정하고 오히려 2차 가해를 일삼고 있음을 확인했다"며 "유튜브 동영상 신고 '총공'을 진행하고자 한다. 류 교수의 영상을 '증오 또는 악의적인 콘텐츠'로 신고하자"고 제안했다.

'총공'이란 아이돌 그룹 팬들이 특정 곡이나 가수의 순위를 높이고자 동시에 음원 스트리밍·다운로드 등을 하는 것을 일컫는 인터넷 용어다. 학생대책위 관계자는 "류 교수가 올린 2차 가해 영상을 유튜브에서 내려가게 하고자 '총공'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류 교수는 위안부 피해자들과 정의기억연대(정의연) 관계자들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현재 검찰 수사도 받고 있다.

지난해 정의기억연대와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 등은 류 교수가 역사를 왜곡하고 피해자들의 명예를 훼손하는 발언을 했다며 그를 고소·고발했다. 경찰은 지난 4월 명예훼손 혐의를 적용해 류 교수를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

연세대 당국은 류 교수가 수업 도중 한 발언을 문제 삼아 지난달 정직 1개월의 징계를 내렸다.

이에 류 교수는 징계위 판단에 불복한다는 입장을 내고, 지난달 19일 서울서부지법에 연세대를 상대로 정직처분 무효확인 청구 소송과 함께 징계 효력을 정지해 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냈다.

연세대에 따르면 류 교수는 올해 1학기를 끝으로 8월 정년퇴임을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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