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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의 영혼 – 대학은 어떻게 더 나은 인간을 만드는가
대학의 영혼 – 대학은 어떻게 더 나은 인간을 만드는가
  • 교수신문
  • 승인 2020.06.12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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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교육에 대한 가치, 본질적 질문에 응하다”

파커 J. 파머 & 아서 자이언스 지음 | 이재석 옮김 | 마음친구
대학의 영혼.
대학의 영혼.

 

<대학교육의 본령을 찾아서: 상호 연결된 세상에서 사랑의 실천에 필요한 통합적 배움>이라는 대주제 하에 2007년에 세계 전역에서 미국 샌프란시스코로 6백 여 명의 대학 교육 관계자들이 모였다. “현재의 교육은 위기에 처한 지구와 인류의 미래에 최선의 방식으로 기여하고 있는가? 또 그렇게 할 수 있는 인간을 양성하고 있는가? 지성·감성·영성이 조화된 전인적 인간을 키우고 있는가? 어떻게 하면 대학이 학생과 교수, 직원 내면의 깊은 잠재력을 깨우는 장소가 될 수 있을까?”에 대해 철학적 질문부터 방법론적 적용의 이슈까지 다양한 논의가 진행되었다. 10여 년 전에 대학교육에서의 통합적 배움에 대한 필요성 관련 고민을 나누었고, 그 결과를 풀어내었다.

용기와 회복센터(Center for courage & renewal)의 창립자이자 2011년 “세상을 변화시킨 25인”에 선정되기도 한 파커 파머(Parker J. Palmer)와 40년 이상 물리학과 인문학, 예술과 과학철학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자기 성찰적 탐구 방법을 대학 교육에 접목하는 시도를 해온 아서 자이언스(Arthur Zajonc)가 대학의 본령은 어떠해야 하는가에 대한 성찰의 중요성에 대해 말한다. 저자들의 표현대로 이 책은 통합 교육에서의 문제제기에 대한 저자들의 철학적 탐구 결과를 담고 있다. 그들은 인간됨의 다양한 차원을 포괄하는 교육, 인간 경험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교육에 대한 갈망과 함께 다양한 문화적 관점으로 인간과 세상을 바라보는 교육, 오늘의 도전에 젊은이들이 적극적으로 응대하도록 준비시키는 교육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을 보인다.

우선 통합(integration)은 오랜 세월에 걸쳐 교육의 변치 않는 목적이었다는 것이 저자들의 설명이다. 12세기 중세 유럽의 성당학교에는 문법, 논리, 수사학, 산수, 기하, 음악, 천문에 이르는 학문이 서로 조화를 이루며 통합적 교육방식으로 진행되었으며, 당시 사람들은 이 7개 학문을 공부하면 신에 이르는 영혼의 여행을 떠날 수 있다고 믿었다. 이후 고등교육의 지향점은 점차 실용화되면서 분과 학문으로 발전하였고 현재의 상황에 이르렀다. 그러나, 개별 학문들로 학과를 구성하는 “분업적 지식 노동” 방식이 복잡한 세계에 관한 지식을 얻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하기 어렵다는 문제의식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러고 나서 2000년대 전후로 통합적 배움이 어떻게 배움의 파편화를 극복하고 학생들이 세상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동기와 목적의식을 키워줄 수 있는가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여기서 통합교육의 의미는 세계를 각각의 부분으로 분리시키지 않고 하나의 전제로 보게 하는 교육이다. 이러한 통합교육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새롭고 효율적인 교수법을 창안할 수 있도록, 통합교육의 철학적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라는 게 저자들의 설명이다.

저자들은 “사실 대학은 변화에 더디기로 악명 높은 곳이다.”라고 말하는데, 대학이 변화 속도가 느린 데에는 대학의 핵심 역할 중 하나가 “과거의 소중한 유산을 보존하여 역사적 건망증과 문화적 부식 현상, 그리고 그저 새롭기만 한 것들의 유혹에 맞서는 ‘집단 기억 저장소’의 역할”이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학이라는 교육 기관은 통합적 가르침과 배움이라는 교육 혁신으로 무게 중심을 옮겨야 한다고 말한다.

이 책 원문의 부제는 대학 구성원들의 대화를 통한 학원(學園) 즉 대학 교육기관의 변화(A Call to Renewal)이다. 대학 차원의 쇄신을 위해 구성원들 간의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통합교육의 철학적 기반에 관한 심도 있는 대화가 교육실험이라는 변화의 싹을 틔우는 토양이라고 믿는다. 즉, 통합교육에 진지하게 접근하려면 나와 의견이 다른 사람들의 말에도 귀를 기울이며 비판적 사고를 중요한 가치로 가르치는 대학 본연의 풍토를 실천해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나는 “공동체(community)” 개념은 존재론, 인식론, 교육학과 윤리학을 관통하는 핵심 주제이자, 통합 교육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저자들은 말한다. 또한, 새로운 씨앗이 뿌리를 내리고 싹을 틔우려면 대학 행정 당국과 재단의 지원도 중요하다.

저자들은 대학의 사명이 지성‧감성‧영성이 조화된 온전한 인간됨의 계발에 있다고 말한다. 여기서 영성에 대해 “전체성에 대한 감각”이라고 표현하는데 우리 사회에서는 생소한 개념이어서 해당 개념을 종교적 차원으로 연결지어 읽기 시작하면 몰입을 방해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학 교육이 지적 엄정성과 사랑의 마음을 통합시키는 시대적 요구에 부응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통합교육의 철학, 상호연결성, 자기 성찰과 변화, 변화를 위한 대화라는 관점에서 설득력 있게 호소하고 있다는 데 그 의미를 지닌다.

책은 학문하는 삶을 탄생시켰던 인간적‧역사적 유전자의 잠재력을 회복하고 실현하려는 대학 교수와 행정가, 학생과 졸업생, 기부자들 많이 있기에, 그들 간직한 대학 교육의 참 정신을 재발견하고 거기에 힘을 실어야 한다고 대학교육 영역에 속해있는 우리 모두를 독려한다. 청년 실업과 대학 평가 등으로 너무나 바쁘게 움직고 있는 대학과 대학 관계자들에게 대학이 지닌 본연의 가치와 본질이 무엇인지,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무엇인지, 진정한 의미의 미래지향성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는지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대학 인간적인 희망과 가능성을 지닌 전인적 인간 양성을 위한 공간이기를 바라는 사람들에게, 교육계에 첫발을 내디디면서 지녔던 학생에 대한 애정과 교육에 대한 열정을 되돌아보게 하는 책다.

한주리 서일대 미디어출판학과 교수
한주리 서일대 미디어출판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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