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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진단] 사이버 대학 그 가능성 - ③사이버 교육의 전망
[기획진단] 사이버 대학 그 가능성 - ③사이버 교육의 전망
  • 김미선 기자
  • 승인 2001.04.0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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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04-03 10:33:59

정부인가를 받아 올해부터 문을 연 9개 사이버대학의 신입생 가운데 70% 정도가 직장인이며, 등록한 신입생의 연령대도 20대에서 50대까지 다양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이버대학이 자칫 일반 대학에 실패한 학생들의 도피처가 될지 모른다는 우려를 불식시키기에 충분하다.


그렇다고 사이버대학의 앞길이 밝다고 섣부르게 예단할 수도 없다. 김용호 한림대 교수(사회과학학부)는 “사이버교육은 어느 누구도 겪어보지 못했기 때문에 사이버대학의 전망은 확실치 않다”고 말한다. 사이버대학은 세상의 변화와 맞물린 ‘진행형’ 프로그램이어서, 아무도 그 결과를 예측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이제 막 기지개를 켠 사이버대학들이 정상궤도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과제들부터 풀어가야 한다. 가장 급선무는 하드웨어의 안정적인 구축과 양질의 컨텐츠를 마련하는 일. 안미리 한양대 교수(컴퓨터교육학과)는 “사이버교육에서 요구하는 것들을 사후 평가시스템으로 개선하는 방법도 중요하지만, 이보다는 컨텐츠를 만드는 설계 단계에서부터 전문가들의 조언을 참조하며, 단계마다 점검을 통해 완벽한 컨텐츠를 만드는 것이 올바른 방법이다”고 강조한다.


컨텐츠 개발은 단순한 하드웨어 구축작업에 머물지 않는다. 그것은 곧 사이버상에서 교육자와 피교육자를 묶어주는 역할도 한다. “사이버상의 학습자들이 은닉하지 않고, 자기 에너지를 발산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까지가 교수자의 역할임을 명심해야 한다”는 김미량 성균관대 교수(컴퓨터공학과)의 지적은 이점에서 음미할 만 하다. 컨텐츠 개발과 함께 교수 1인당 학생 비율을 조정하는 일도 여간한 일이 아니다. 교육공학계에서 제시하는 교수 1인당 학생수는 30명 정도. 그러나 현실은 오프 라인 대학의 강의실보다 훨씬 열악하다.
더구나 컨텐츠 개발과 시스템 관리, 학사관리와 유능한 교수 확보에는 반드시 기회비용이 필요한 터라, 갓 출항한 사이버대학들로서는 여간 골머리를 앓는 게 아니다. 서울디지털대의 엄혜진 과장은 “지금의 등록금으로 사이버대학을 발전시킨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토로한다. 컨소시엄 형태의 사이버대학들도 사정은 같다. 엄과장은 “회원대학의 지원만으로 운영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공식인가를 받은 사이버대학이 모두 사립이라는 점에 앞으로 재정확보는 이들이 성장할 수 있는 중요한 관건이 될 것이다.
그러나 이 모든 현안들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사이버대학의 정체성과 관련한 문제다. 사이버대학 추진자들 대부분이 하드웨어적 요소를 언급하고 있지만, 실제로 눈여겨봐야 할 대목은 소프트웨어적 부분. 사이버대학의 위상을 어떻게 제고할 것이며, 기술변화에 힘입은 사이버교육의 내용을 어떤 방향을 모아갈지 관심이 쏠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최돈민 한국교육개발원 평생교육센터 연구원은 “평생직장보다는 평생직업의 개념이 확대되는 지금, 인력시장의 이직율이 점차 높아질 것이므로 학위 취득을 우선시하기보다는 직업 이직 교육이나 변화하는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수요자 중심의 교육 등 필요에 따라 다양한 영역의 교육을 실행할 수 있는 시스템을 모색해야 한다”며 “정규대학이나 학기제를 탈피해 10년이든 20년이든 학점이 모아지면 학위를 받는 평생교육의 이념에 맞는 대학으로 가야한다”고 지적한다.

수요자측면 평생교육 모색 필요


평생교육 개념은 다변화사회에서 매우 중요하다. 사이버대학의 신입생 대부분이 직장인이거나 고른 연령 분포를 보이는 것에서 알 수 있듯, 사이버대학의 가능성은 ‘평생교육’ 측면에서 모색할 필요가 있다. 오프 라인 상의 4년제 대학과 경쟁하기보다는 평생교육이라는 장기적 전망을 화두로 현장에 있는 사회인들이 언제, 어느 시간이나,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필요한 지식과 기술을 습득할 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 자리매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점에서 정규 교육 과정 이외에 4만원에서 7만원의 강의료를 지불하면 들을 수 있는 평생교육과정을 개설한 한국디지털대학의 사례를 주목할 만 하다. 개설된 과목으로는 ‘대인관계심리학’, ‘디지털프리젠테이션’, ‘생활 속의 식물이야기’, ‘캐리어 플래닝’ 등 직업교육과는 일정한 거리가 있지만 일상생활에서 요구되는 지식들. 서울사이버대학도 평생교육원 개설을 준비하고 있다.


지금까지 3회에 걸쳐 사이버대학의 가능성을 살펴보았지만, 이것이 당장 기존 면대면 강의의 대안이 될 것 같지는 않다. 비록 컴퓨터와 인터넷이라는 인공 문명을 통해 진행되지만 여전히 그 속에서는 인간과 인간의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사이버대학의 가능성을 장미빛 미래로 섣불리 포장하기보다는 기존 오프 라인 대학의 한계 위에서 펼쳐지는 ‘열린 공간’의 교육장으로 발전할 수 있는 지혜를 좀더 사색하는 여유가 필요하다. 사이버대학의 정체성, 고유한 교육 커리큘럼, 의욕적인 교수를 확보하는 작업이 하드웨어 구축과 함께 진행될 때, 사이버대학의 가능성은 비로소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김미선 기자 whwoori@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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