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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간 교수 이동 본격화…교수 입직 연령 과거보다 높아져
대학간 교수 이동 본격화…교수 입직 연령 과거보다 높아져
  • 손혁기 기자
  • 승인 2001.04.0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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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04-02 00:00:00
해마다 조사에 참여하는 대학이 늘어나 시계열 분석에 한계가 따르고 있지만 교수인력 수급에 관해 더욱 정확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지난 3월 8일 사이버 대학을 포함, 각 대학에 협조 공문을 보내 24일까지 도착한 1백25개 대학의 신임교수 현황을 분석했다. 대학별 평균 선발인원은 1997년 상반기 17명을 기록한 이래 1999년 10.8명, 2001년 10.7명으로 점점 줄어들고 있다.

전임강사로 출발해 정년퇴직까지 한 대학에 머무는 전형적인 교수임용시장은 깨지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두자리 수에 머무르던 교수들의 대학이동이 올해 상반기 신임교수 임용에서는 1백30여명으로 크게 늘어났다. 신임 교수의 경력이 파악되지 않은 서울대, 충북대 등을 감안하면 교수들의 대학이동은 2백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화여대로 11명, 성균관대로 10명, 고려대로 8명, 건국대, 경희대, 동의대, 연세대로 각각 6명의 교수가 자리를 옮겨갔다. 반대로 인제대와 동의대에서는 각각 4명의 교수가 떠났고, 한국정보통신대학원대에서도 3명의 교수가 서울로 자리를 옮겼다.

직급 낮춰서 ‘서울로 서울로'

교수들의 이동경향은 ‘서울로 서울로’. 51명이 지방에서 서울의 대학으로 자리를 옮긴 반면, 서울에서 지방으로 이동한 교수는 단 4명뿐이다. 외국의 대학에서 재직하다 국내로 들어온 교수는 11명. 윈저대 서상철 교수가 고려대로, 재무학을 전공한 조진환 교수가 조지아텍에서 아주대로, 분자미생물학을 전공한 한용문 교수가 네바다 주립대에서 동덕여대로 자리를 옮겼다. 이밖에도 이정 규슈대 교수가 한국외국어대, 강재호 군마대 교수가 부산대에서 각각 새로운 강단생활을 시작했다.
대학을 옮기는 교수들의 직급은 조교수가 52명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전임강사(35명), 부교수(24명)순 이었다. 정년을 보장받은 교수도 15명이나 자리를 옮겼다. 그러나 교수들은 이동과정에서 승진보다는 직급을 낮춰서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이나 지역의 거점대학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승진 임용된 인원은 13명인 반면, 직급이 낮아진 교수는 31명이었다. 90명은 직급 변동이 없었다.
교수들이 이처럼 직급상의 불이익에도 불구하고 대학을 옮기는 것은 지역대학의 운영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연구 중심대학으로 전환하거나 법학전문대학원 등을 준비하는 대학들이 다른 대학의 교수들에게 적극적으로 문호를 개방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은 조교수, 지역은 전임강사

교수들의 이동이 늘다보니 신임교수들의 직급 또한 전임강사의 비율은 줄고 조교수이상의 비율은 높아졌다.
지난해까지 신임 교수 가운데 70%대를 차지하던 전임강사 비율이 올해는 62.1%로 뚝 떨어 졌다. 반면 조교수와 부교수의 비율은 29.7%, 4.94%로 늘어났다. 전임강사의 비율은 서울지역에 국한해 보면 이보다 더 낮아진다.<표 참조>이러한 결과는 서울의 대학들이 지역에서 조교수급 이상의 교수들을 영입해 오는 상황과, 산업체 연구경력과 강의 경력에 따라 초임의 경우에도 조교수 직급을 부여하기 때문인 것으로 여겨진다.
33명을 임용한 건국대와 37명을 임용한 성균관대의 경우 전임강사는 7명뿐이고, 숙명여대(17명)와 고려대(20)의 경우 모두 조교수 이상의 직급이었다.

인문학분야 전임강사 평균 39.9세

교수들이 강단에 첫발을 내딛는 전임강사들의 평균나이는 학문분야별로 커다란 차이를 보였다. 인문학 분야의 경우 39.9세로 40세에 육박한 반면 의약학 분야는 34.4세로 가장 낮았다. 인문학 다음으로 예체능(38.6세), 어문(37.8세), 사회(37.7세)분야가 뒤를 이었고, 공학과 이학분야는 각각 36.5세 36.4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임용된 교수 중 최연소자는 위덕대 멀티미디어공학과 전임강사로 임용된 김희선 교수(27세)로 경북대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했다. 반면에 가장 늦게 강단과 인연을 맺은 교수는 명지대 교통관광대학원 유민철 교수(63세)로 여행사를 운영하며, 성균관대에서 학위를 받았다.
대학별 임용 경향을 살펴보면 인제대가 의약학 분야를 포함해 77명으로 올해 가장 많은 교수를 뽑았고, 지난해 상반기에 60명과 46명의 교수를 뽑은 경희대와 세종대가 각각 42명과 44명의 교수를 충원했다. 지난해 1백11명의 교수를 대거 영입한 연세대도 40명의 교수를 더 뽑았다. 지난해 상반기 37명의 교수를 뽑은 성균관대가 37명의 교수를, 지난해 하반기 42명의 교수를 충원한 이화여대도 30명의 교수를 영입했다.
이밖에도 건국대(33명), 동의대(35명), 명지대(35명)가 30명 이상의 교수를, 건양대(22명), 경기대(27명), 경성대(27명), 고려대(20명), 국민대(21명), 경북대(21명), 대구가톨릭대(26명), 단국대(22명), 부산대(22명), 성결대(25명), 영산대(24명), 충남대(23명), 충북대(26명)가 20명 이상의 교수를 뽑았다.

의·약학분야 임용 강세

학문분야별 선발경향을 보면 최근 3년 동안 가장 많은 교수임용을 보였던 공학과 사회분야를 제치고 의약학 분야가 22.1%(2백96명)로 1위를 차지했고, 사회 20.6%(2백75명), 공학 17.58%(2백35명)로 뒤를 이었다. 이학분야가 지난해 5.5%에서 8.6%(1백15명)로 크게 늘어난 반면, 인문학 분야는 10.3%에서 9.0%로 줄어들었다. 어문학 분야는 지난해 9.5%에서 11.0%로 소폭의 증가세를 나타냈다.
의약학 분야가 이처럼 가장 많은 임용을 보인 것은 인제대가 의약학 분야에서 68명의 전임교원을 대거 임용하고, 연세대(28명), 성균관대(21명), 대구 가톨릭대(17명), 건양대(17명) 등이 뒷받침한 결과이다.

모교출신 임용비율 다시 높아져

쿼터제 도입으로 지난해 17.1%로 줄어들었던 모교출신자 임용이 20.0%(2백68명)로 다시 늘어났다. 이처럼 모교출신 교수가 늘어난 것은 의약학 분야에서 모교출신교수를 임용한 결과. 연세대가 40명의 신임교수 가운데 31명을 모교출신으로 뽑았고, 고려대도 20명의 교수 중 13명을 모교출신으로 임용했다. 서울대의 경우, 10명의 신임 교수 중 모교출신이 아닌 교수는 단 한 명. 99년 상반기 95.6%, 2000년 상반기 100%, 2000년 하반기 96.6%였던 서울대의 모교출신임용비율은 좀처럼 떨어질 줄 모르고 있다.
한편 이번 학기에는 교수간 역할 분담으로 강의 교수로 선발된 전임 교수는 57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일부 대학의 경우 직급은 ‘전임교수’로 임명하면서도 실질적으로는 ‘강의 전임 교수’의 역할을 부여하고 있는 대학들도 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손혁기 기자 pharos@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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