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천록이 이 세상에 어찌 없을 수 있겠는가?
저자 최현, 공역 조규익 외 6인 | 학고방 | 388쪽
저자 최현, 공역 조규익 외 6인 | 학고방 | 388쪽
우리나라 사대부들이 연경에 갔다가 돌아오며 이런 기록을 남기지 않은 이가 없었으나 선생처럼 상세하지 않았다. 이를 갖고 연경에 가서 살펴 따라가면 비록 처음 가는 나그네라도 익숙한 길처럼 생각될 것이다. 군대를 이끄는 자가 이를 얻으면 견고함과 빈틈, 험지와 평지의 소재를 알 수 있고, 풍속을 살피는 자가 이를 보면 풍속의 교화와 다스림이 어디에서부터 시작되는지를 알 수 있다. 하물며 때는 황조의 말엽을 당해 좌당(左璫환관)의 폐단이 이미 자심해졌고, 외국 손님들의 원망이 이미 일어났으며, 오랑캐들과의 다툼이 점점 커져 요동(遼東)과 계주(薊州)의 통로가 장차 막히게 되었음에랴? 아아, 근심하고 탄식하며 주나라 성시(盛時)를 생각하니 조나라와 회나라의 시와 똑같구나! 애석하도다! 당시에는 경계할 줄 몰랐고, 오히려 뒷사람에게 밝은 본보기를 남겨주었으니 조천록이 세상에 어찌 없을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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