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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자르듯 안돼...대선자금 전면 공개하라"
"꼬리자르듯 안돼...대선자금 전면 공개하라"
  • 김봉억 기자
  • 승인 2003.12.1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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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 시국 선언…"정치개혁 호기…시민사회 힘 모으자"

수백억원대 정치자금 수수 등 불법 대선자금 실체가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교수들은 '비상시국'을 선언, 제도개혁과 함께 전면적인 정치개혁을 강력히 촉구하고 나섰다.

전국교수노조(위원장 황상익 서울대 의학과), 민주화를 위한 전국 교수협의회(공동의장 손호철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전국 사립대학 교수협의회(상임공동회장 이철세 배재대 전산전자물리학부) 등 전국 교수단체들은 지난 15일 오전 느티나무 카페에서 '부패정치 추방과 정치개혁 촉구'를 위한 교수시국선언을 발표하고 "대선자금 전면 공개, 여야 구분없는 검찰의 철저한 수사, 정치관계법 개정 등 전면적인 개혁"을 촉구했다. 특히 "정치자금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한 정치자금법 개정외에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 상향식 공천 등 정치개혁을 위한 전면적인 개혁조치를 입법화 해야한다"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선언문을 통해 "부패 정치권과 부패한 재벌이 야합해 만들어내고 있는 추악한 정경유착의 분노를 금할 길이 없다"면서 "한나라당은 적반하장의 기만극으로 부패문제를 피해가고 있으며 범죄집단의 본성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라고 질타했다.

이들은 또 "정치풍토를 바꾸는 역사적 책무는 작년 대선을 통해 노무현 정권에게 부여됐다"라며 "부패정치 구조를 척결하지 못한다면 노 정권은 존립할 의미를 상실하는 것"이라고 노 대통령이 대선자금의 전모를 공개하겠다던 약속을 지키지 않아 의혹이 커지고 있다고 성토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노 대통령의 '한나라당 정치자금의 1/10넘을 때는 정계 은퇴하겠다'는 발언과 이회창 전 한나라당 대선 후보의 검찰 자진출두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손호철 민주화를 위한 전국 교수협의회 공동의장(서강대 정치외교학과)은 "한국정치 시스템의 문제"라고 전제하면서 "정치자금 규모와 상관없이 대통령도 문제가 있다면 (임기 이후에 어떤 방식으로든)책임지겠다는 식으로 나와야 한다. 임기 중 사퇴발언 운운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안병욱 가톨릭대 교수(인문학부)는 "도마뱀 꼬리 자르듯이 한 사람이 책임지는 식으로 어물쩍 넘어가서는 안된다"면서 "제도개혁을 통한 정치구조를 바꿔야 한다"라고 전면적인 정치개혁을 거듭 강조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한결같이 "정치개혁의 호기"임을 강조하면서 "정치권의 후속조처가 미흡할 경우 내년 총선 보이콧 등 시민사회단체와 연계해 강력하게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서 시민·사회단체에 제안한 '부패정치 추방과 정치개혁 실천을 위한 시국회의'가 지난 17일 열려 "부패한 정치권의 심판과 정치개혁의 근원적 해결"을 촉구했다.
김봉억 기자 bong@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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