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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장 선거 앞둔 경북대, 내부 구성원 간 갈등 증폭
총장 선거 앞둔 경북대, 내부 구성원 간 갈등 증폭
  • 장성환
  • 승인 2020.06.03 14: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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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 반영 비율 교수 80%, 직원 15%, 학생 5%
비정규직 교수 “투표권 달라”…사무실 점거 농성
학생들은 반영 비율 25% 거부되자 선거 보이콧
경북대 본관. ⓒ경북대학교

경북대학교가 다음 달 총장 선거를 앞두고 내부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투표권이 없는 비정규직 교수(이하 강사)들은 투표 참여를 요구하며 농성 중이고, 학생들은 교수회에서 결정한 투표 반영 비율이 너무 낮아 상향 조정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선거 보이콧을 선언했다. 교수회는 구성원 간 협의를 위해 마지막까지 노력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게 안타깝다는 입장이다.

국립대학교인 경북대는 1990년부터 총장 직선제를 시행하다 지난 2012년 교육부 방침에 따라 간선제로 학칙을 개정했다. 이후 2014년 총장임용추천위원회(이하 총추위)를 구성해 교육부에 1순위 김사열 후보, 2순위 김상동 후보를 추천했으나 교육부가 임용을 거부하는 등 혼란이 있었다. 결국 2016년 10월 교육부는 2순위 후보자인 김상동 교수를 총장으로 임용했지만 학교 내부에서 2순위 후보 임용에 대한 비판과 함께 간선제 선출 방식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이어졌다. 이에 경북대 교수회 평의회는 지난 2017년 11월 차기 총장 선거를 직선제로 바꾸기 위해 규정 개정을 결정했다. 올해 총장 선출 선거가 간선제에서 직선제로 다시 전환된 이후 치러지는 첫 선거다.

경북대 교수회는 지난달 22일 ‘총장 후보자 선정 규정 시행세칙’을 확정했다. 오는 7월 15일 온라인으로 총장 선거를 치르고 선거 당일 전임교원(이하 교수), 조교를 포함한 직원, 학생 모두 1인 1표를 행사하되 반영 비율은 교수 80%, 직원 15%, 학생 5%로 한다는 내용이다. 교수회는 당초 지난달 21일 평의회를 열어 해당 세칙을 확정하려 했으나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경북대분회(이하 강사노조)와 총학생회의 반발이 거세 무산되자 서면으로 시행세칙을 의결했다. 강사노조는 총장 선거 참여를, 총학생회는 투표 반영 비율 25%를 요구하고 있다.

자신들의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강사들과 학생들은 강경 대응에 나섰다. 먼저 강사노조는 지난달 13일부터 ‘강사도 교원이다. 총장 선거권 보장하라’고 주장하며 경북대 교수회 사무실 점거와 함께 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8월 시행된 ‘고등교육법 일부 개정안’을 근거로 투표에 참여할 권리를 요구하고 있다. 고등교육법 제14조 2항에 ‘교원의 범주는 총장이나 학장 외 교수·부교수·조교수 및 강사로 구분한다’고 명시돼 있어 강사도 법적으로 교원 신분인 만큼 투표권을 주지 않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말이다.

이시활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경북대분회장은 “현재 경북대는 강사 등 비정규직 교수의 강의가 전체의 40%를 차지하고 있는데 총장 선출에 참여하지 못한다는 게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된다”며 “게다가 아무리 코로나19 상황이라지만 쟁점이 첨예하고 대립하고 있는 사안을 서면 의결로 처리하는 건 문제가 있다. 앞으로 행정소송 등 법적인 부분을 포함해 여러 대응 방안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사노조와 교수회 사무실 점거 농성을 함께하고 있는 경북대 총학생회도 지난달 25일 중앙운영위원회에서 이번 총장 선거를 보이콧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 총학생회는 빠른 시간 안에 '정책투표'라는 의사수렴 시스템을 통해 학생들에게 선거 보이콧 여부를 묻고, 보이콧 의견이 과반일 경우 학생 총투표에 붙이겠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교수 50%, 직원 25%, 학생 25%의 투표 반영 비율을 제시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교수회는 현재 정해진 규정을 바꾸기는 어렵다는 의사를 보이고 있다. 추후 시행세칙 등의 방법으로 보완하거나 해석을 확장할 수는 있지만 규정 개정은 힘들다는 의미다.

박만 경북대 교수회 의장은 “총장 선거 관련 규정을 개정하고 시간이 꽤 흐른 만큼 이를 개선하기 위해 지난 3월 경북대 총장임용 후보자 선정 규정 개정 특별위원회 내 협의체 구성 때 강사들을 참여시키려 했으나 기존 협의체 구성원들의 반대로 무산됐다”며 “그 뒤로는 학생·직원들과 투표 반영 비율을 두고 조정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정해진 시한인 지난달 21일까지 합의되지 않아 결국 기존 안대로 갈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한편 경북대는 지난달 26일 총장 선거 준비를 총괄할 총추위 첫 회의가 열리면서 본격적인 선거 국면에 들어갔다. 이날 회의에서는 김규원 사회학과 교수가 총추위 위원장으로, 최세휴 토목공학과 교수가 총추위 부위원장으로 각각 선출됐다. 총 35명의 위원으로 구성된 총추위는 앞으로 정기적인 회의를 가지고 총장 선거 일정 및 기타 사안 등을 논의해 확정할 계획이다. 경북대 총장 선거는 이달 20~21일 후보자 등록이 예정돼 있으며 현재 10명가량의 교수들이 출마 예상자로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강사노조와 총학생회는 지난달 29일 △차기 총장 선거에서 학생 투표 반영 비율을 두 자릿수로 상향 조정하는 규정 개정을 현 교수회가 추진할 것 △이번 총장 선거에 강사가 최소한의 비율로 투표에 참여할 것 등의 조건을 받아들인다면 농성을 해제하겠다고 제시했다. 하지만 교수회는 지금과 같이 점거 농성 등의 방법으로 불법적인 공무집행방해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화할 생각이 없다는 입장이다.

장성환 기자 gijahwan90@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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