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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리뷰 : 『인터넷신문과 온라인 스토리텔링』(김익현 지음, 커뮤니케이션북스 刊, 219쪽)
주간리뷰 : 『인터넷신문과 온라인 스토리텔링』(김익현 지음, 커뮤니케이션북스 刊, 219쪽)
  • 홍성구 강원대
  • 승인 2003.12.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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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성 등 세속적 부분 강조

▲ © 예스24
홍성구 / 강원대·신문방송학

인터넷 이용자라면 한번쯤은 인터넷을 통해 접하는 뉴스가 대부분 매스미디어에 의해 생산된 뉴스를 인터넷 환경에 맞게 재가공하는 수준에서 머물고 있다는 데 실망감을 가져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인터넷과 매스미디어는 커뮤니케이션의 기술적 성격이나 사회적 의미가 완전히 다른 매체다.

인터넷의 기술적 속성에 적합한 커뮤니케이션 양식은 무엇일까. '인터넷신문과 온라인 스토리텔링'의 저자 김익현이 천착하고 있는 문제의식이다. 

뉴스는 아마도 인간이 만들어낸 가장 영향력 있고, 중요한 콘텐츠일 것이다. 뉴스가 이러한 지위를 획득한 것은 상업화된 인쇄매체 덕분이었다. '저널리즘(journalism)'이나 '언론(press)' 등의 용어에서 보는 바와 같이 뉴스는 인쇄매체에 기반을 둔 커뮤니케이션 양식으로 성장해왔다. 텔레비전이 저널리즘의 영역으로 파고들면서 저널리즘 분야는 텔레비전과 신문이 때로는 경쟁하고 때로는 역할을 서로 분담하는 체계로 변했다.

"디지털 스토리텔링에 인터넷의 다양한 속성을 결합시킨 것이 바로 온라인 스토리텔링...거의 무한대에 가까운 확장성을 갖는 것이 특징이다."-본문 117쪽에서

저널리즘 분야에서 신문과 텔레비전이 대등한 관계를 형성하면서 학문분야의 관심은 매체의 기술적 속성보다는 내용에 무게 중심이 실려왔다. 신문과 텔레비전은 매스커뮤니케이션이라는 공통된 기술적 기반을 갖고 있다고 가정해서다.

그런데  매스미디어가 지배하던 저널리즘 분야에 인터넷이 진입하면서, 저널리즘의 분야는 일대 혼란에 직면하게 됐다. 기자와 독자라는 이분법적 구분자체가 허물어지고 있으며, 기자들이 독점하던 뉴스 원에 시민들도 자유로운 접근권을 얻어가고 있다. 인터넷의 등장으로 말미암아 매스커뮤니케이션에 입각해 개념 규정하던 저널리즘의 성격이 달라지게 된 것이다.

이 책은 일반독자들이 인터넷 신문이 지닌 독특한 메커니즘에 대해 보다 주의 깊은 관찰을 가능하게 해주는 책이다. 특히 재미있는 구성과 독특한 사례 제시가 이 책이 갖는 최고의 미덕이다.

그러나 인터넷 연구자의 시각에서 보면 이 책은 아쉬운 점이 많다. 저자는 자신의 책을 신문사가 운영하는 인터넷 사이트의 유료화라는 세속적인 부분에 헌정하고 있다.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테크놀로지의 확산은 지식의 생산과 소비차원에서 그 자체가 권력의 문제다. 이 책에 불쑥불쑥 등장하는 데리다, 마크 포스터, 맥루한, 옹 등은 커뮤니케이션과 권력의 문제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를 기대하게 하지만 정작 저자는 이 부분에 관심이 없어 보인다.

인쇄매체가 기반이 된 뉴스의 서사구조는 온라인 스토리텔링과 갈등적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인터넷 신문에 적합한 스토리텔링 방식은 학문적 연구에 의해 제시될 수 있는 그런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이것은 오랜 기간 동안 인터넷 신문과 독자들간의 상호작용 속에서 조금씩 그 모습을 드러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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