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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깍발이] 한번 스승은 영원한 스승
[딸깍발이] 한번 스승은 영원한 스승
  • 교수신문
  • 승인 2020.05.27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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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는 ‘스승의 날’ 풍경을 바꾸었다. 스승에 대한 감사가 ‘랜선을 타고’ 전해졌다. SNS에서 사연을 받아 카네이션과 메시지를 대신 전해주거나, 학생들이 제작한 영상 편지가 유튜브에 업로드되고 교수들에게 이메일로 발송되었다. 숙명여대도 ‘평생 지도 교수제’를 통해 만난 학생들이 교수들에게 온라인에 감사 편지를 남기면 스승과 제자에게 기프티콘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진행하였다. 직접 대면이 어려운 상황에서 서로의 마음이 언택트 채널들을 통해 전해졌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진행 중이지만, 매년 ‘스승의 날’을 빌어 은사님과 점심 데이트를 했기에 올해는 ‘마스크’를 쓰고 만나 뵈었다.

대학 새내기 시절부터 롤 모델이셨다. 처음 들었던 국제정치학 수업에서 보여주신 선생님의 정성은 남달랐다. 매주 예습을 위한 과제를 내주셨고 제출한 리포트는 그 다음 수업에 피드백을 해서 돌려주셨다. 한 학기 내내 알찬 내용으로 기다려지는 시간이었다. 학교를 퇴임하고 공적인 자리에서 모두 물러나신 후인 2013년부터 2019년 12월까지 매달 독서 멘토링을 해 주셨다. “선생의 가장 큰 기쁨은 훌륭한 제자들 덕분에 덩달아 높아지는 거지요. 내 여생이 감사와 기쁨으로 충만할 것 같은 설레는 예감이 드네요.”라고 하시며, 이제는 학생들을 가르치는 나이 든 제자들에게 특별한 ‘애프터서비스’를 해주셨다. “현상을 아는 지식이 아니라 본질을 꿰뚫는 지혜가 중요하다”시며, 책을 읽고 자신이 실천한 사례를 나누는 자리가 되면 좋겠다고 하셨다.

계절이 바뀌고 뵌 스승님은 그간 세 가지를 시작했다고 하셨다. 바깥 일에 바빠서 제대로 챙겨주지 못했던 자녀들에게 남기고 싶은 이야기를 글로 정리하고 계신다고 하셨다. 또 유튜브를 통해 날마다 영어 성경 공부를 하고 계시고, 미국에 있는 며느리와 손자에게 안부만 묻는 것이 아니라 매주 함께 책을 읽고 생각을 나누신다고 하셨다. “눈을 뜨는 매일 아침, 또 하루를 선물 받은 듯이 감사하며 지내고 있다"라고 하셨다. “나처럼 배움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 자신을 칭했던 공자처럼 언제나 배우는 것을 즐기시는 스승님은 그날도 코로나19 이후 세계가 어떻게 변할 것인지,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대학교육의 미래에 관심을 보이셨다.

1985년 대학에 입학했으니 사제 간 인연도 삼십여 년이 지나간다. “참다운 스승은 말로써 가르치지 않습니다. 일상적인 삶으로써 열어 보입니다. 제자는 그 곁에서 항상 새롭게 배우면서 깨닫습니다. 전적인 신뢰와 헌신에 의해서 스승의 인격이 제자에게 메아리칩니다.” 법정 스님의 법문처럼 스승님은 당신의 삶을 통해 겸손함과 당당함, 감동과 감사의 가치를 보여주셨다. 스승님의 큰 덕목 중의 하나는 자리를 같이 한 사람을 가장 귀한 존재로 환대하신다는 점이다. 아무리 바쁘더라도 기꺼이 시간을 내시고 온전히 마음을 기울이는 스승님의 모습은 늘 깊은 울림을 준다. 따스한 미소로 격려를 보내는 스승님이 곁에 계시니 지금도 더 나아지고 싶다는 향상심마저 든다. “감사할 수 없는 것 가운데 감사함을 찾아서 감사하라"라고 하시며 서로의 어깨를 정성껏 두드려주면서 ‘감사하라!’ 구호를 유쾌하게 외치던 독서 멘토링의 어느 날이 문득 떠오른다.

‘교학상장’이라는 말처럼 스승과 제자는 가르치고 배우며 성장하는 관계다. 그러나 모든 만남이 의미 있는 관계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교수와 학생의 만남이 한 학기용으로 끝날 수도 있고 평생 지속될 수도 있다. 영혼의 울림이 없으면 만나도 만난 것이 아니라고 했다. “스승의 날을 맞이하여 이렇게 문자로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비록 ZOOM으로만 교수님을 뵙지만 많은 가르침을 받고 있습니다. 앞으로 더 열심히 노력하는 학생이 되겠습니다. 스승의 날 축하드립니다.” 온라인 수업 환경에서 대학 첫 학기를 보내고 있는 1학년 학생이 감사 문자를 보내왔다. 대학 새내기가 ‘슬기로운 대학생활’을 하며 잘 성장하도록 정성을 다하는 선생이어야겠다, 새삼 다짐해 본다. ‘나의 빛나는 스승’께서 관심과 사랑으로 가르쳐주셨던 것처럼, 그렇게 학생들에게 그대로 해야겠다. 한번 스승은 영원한 스승이다.

신희선 숙명여대 기초교양대학 교수, 정치학 박사.
신희선 숙명여대 기초교양대학 교수, 정치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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