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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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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재근
  • 승인 2020.05.26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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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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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종일 시에 대해서만 생각했다”는 다쿠보쿠의 말처럼 『동경』은 이제 소년기를 끝내고 청년이 되어 문학적 야심에 들끓고 있던 다쿠보쿠의 도전의식이 분명하게 느껴지는 시집이다.

불교적 세계관과 기독교적 요소들을 결합하며 화려한 언어 구사를 통해 상징주의, 낭만주의적 시상을 큼직큼직한 필치로 구현한 『동경』은 『한 줌의 모래』에 실린 지극히 절제된 단카들에서 보여지는 다쿠보쿠의 모습과는 정반대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거대한 문학적 구상과 테크니컬한 시인의 면모를 보여준다. 또한 일본 전통의 구전 설화와 서구 유럽의 동화적 서사 들을 가져와서 전통적 시구에 맞춰 재해석한 여러 편의 장시(長詩)들은 그가 미래에 추구하게 될 소설가로서의 열망이 시 세계와 어떻게 결합되었는지 확인시켜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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