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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증 있는 사람이 스트레스 받으면 외상 후 스트레스 위험 높아져”
“염증 있는 사람이 스트레스 받으면 외상 후 스트레스 위험 높아져”
  • 장성환
  • 승인 2020.05.14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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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여대 류인균 교수 연구팀 발견

이화여자대학교(총장 김혜숙) 류인균 석좌교수 연구팀(사진)은 가벼운 염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스트레스를 받으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 뇌기능 저하 현상이 나타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특히 소방관을 비롯한 스트레스 환경에 자주 노출되는 직업군에서 이러한 현상이 집중되는 것으로 나타나 평소 건강 관리가 중요한 것으로 파악됐다. 

류인균 석좌교수 연구팀은 가벼운 수준의 염증(low-grade inflammation)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스트레스에 노출될 경우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판단력, 기억력 등 뇌 인지 기능 저하 현상이 뚜렷이 나타나고,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osttraumatic stress disorder)를 포함한 스트레스성 질환의 위험성이 현저히 높아질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혔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과학기술 분야의 권위 있는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발표됐으며, 해당 저널의 5월 편집자가 뽑은 최우수 연구(Highlights)로도 선정돼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연구팀은 이화여대 뇌융합과학연구원 류인균 석좌교수(교신저자), 김정윤·윤수정 교수(공동제1저자), 이수지 박사후연구원, 약학과 주윤지, 뇌인지과학과 하은지·홍혜진 석박사 통합과정생으로 구성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가벼운 수준의 염증이란 질병이 없는 상태에서도 혈액 중 염증 전구물질(재료)들이 증가된 상태를 일컫는다. 이러한 가벼운 염증이 신체 질환인 비만, 당뇨병, 고혈압, 심장병 등과 관련 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었으나 뇌와 스트레스성 질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다. 

연구팀이 스트레스 상황에 자주 노출되는 소방관 100명과 일반인 700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한 결과, 치료를 요하지 않는 가벼운 염증 상태가 있는 사람은 정상 사람에 비해 신경 네트워크의 기능이 감소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경 네트워크의 기능이 감소되면 판단력, 기억력, 실행 능력, 언어능력 등 고위인지기능과 뇌의 기능적 연결성이 떨어져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도 더욱 취약하게 된다. 

특히 화재 진압, 구조·구급 등 근무 중 직업적 스트레스에 자주 노출되는 소방관 집단에서는 차이가 더욱 확연했다. 가벼운 염증이 있는 소방관은 건강한 소방관에 비해 비슷한 스트레스에 노출되더라도 신경 네트워크 기능 저하가 더욱 심했고,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의 위험성이 현저히 높아졌다. 실제로 연구팀이 지난 2014년 소방공무원 전수조사를 한 결과 대표적 스트레스성 질환인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는 비율(6.3%)이 일반인(1.9%)보다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로는 극심한 스트레스에 노출된 후 꿈이나 생각이 반복되거나 회피하려는 성향, 우울감, 놀람 등이 있다. 현장에서 동료의 시신을 수습한 후 10년이 넘도록 꿈에서 그 장면을 보는 소방관, 화재현장에서 어머니만 구하고 아이를 구하지 못한 후 죄책감에 잠을 이루지 못하는 소방관, 화재 진압 중 불에 탄 시신을 목격하고 몇 년이 지난 후에도 몸에서 탄 냄새가 나는 것 같은 소방관 등이 사례로 조사됐다.

이번 연구 결과는 평소 건강한 면역 기능을 유지하는 것이 단순히 신체적인 건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줄 뿐 아니라, 판단력, 기억력, 실행 능력, 언어능력 등 고위인지기능을 담당하는 신경 네트워크의 기능 향상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도 알 수 있다. 또한 뇌기능 향상을 통해 스트레스에 대한 저항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을 첨단 뇌과학 분석으로 객관적인 증명을 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특히 직업상 스트레스에 많이 노출돼 있는 소방관, 경찰관 등의 특수 직업군과 수험생, 청소년 등 스트레스 노출 위험군에서 혈중 염증 수치를 측정해 스트레스 관련 질환에 대한 조기 개입 및 치료에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연구팀은 “스트레스에 노출된 이후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고 있다는 점을 스스로 인지하지 못하거나 큰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실제로는 삶의 질 저하, 직장 업무 효율 저하 등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조기에 발견하고 미리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코로나19로 인해 온 국민의 스트레스가 높고 활동량 저하로 염증 수치가 높아져 스트레스성 질환이 생길 수 있는데 면역력을 높이는 건강한 생활 습관으로 튼튼한 뇌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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