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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읽고 싶은 책: 고문진보 전집
함께 읽고 싶은 책: 고문진보 전집
  • 김원중 건양대
  • 승인 2003.11.2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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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견 편| 이장우 외 역| 을유문화사 刊|2001

중국 원나라 초기에 黃堅이 편찬한 것으로 알려진 고문진보는 책 제목처럼, 중국 옛 글 가운데  참된 보배만을 엄선해 놓은 정전의 위상을 확보하고 있는 명저다. 그렇다고 해서 이 책이 독자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감각적 문체만을 수록해 놓은 것은 아니고,  고전의  품격이 살아있어 시공을 초월해 모든 이에게 읽혀지는 가공할 만한 힘을 갖고 있다. 퇴계 이황도 2백번 이상 읽었다는 이 책은 시 선집인 전집과 산문 선집인 후집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단순히 문장 모음집이 아니다. 왜냐하면 민중과 사회의 제 현상에 대한 중국 옛 선현들의 사유의 편린을 함께 헤아려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옛 선인들이 시를 공부하는 교과서의 역할을 해온 이 책은 그동안 국내에 꾸준히 번역돼왔다. 하지만 국한문 혼용과 일본에서 발행된 '고문진보'체제에 너무 의존해 난해한 고전으로 인식돼온 감이 없지 않다.

이 번역서는 철저히 한글세대를 위한 것이다. 한문 원문이 수록돼 있으며, 그 한자마다 깨알같 한자음이 달려있고, 한글토씨까지 있어 한문에 낯선 문외한들에게도 열린 글읽기를 가능하게 한다는 점이다.

원문의 분량  못지않게 달린 상세한 각주는 이 책의 주석자들이 고전에 대한 식견이 예사롭지 않음을 보여준다. 그리고 번역어 문장에 대한 역자들의 정성어린 노력은 이 책을 원문 이상의 읽는 맛을 준다는 점이다.

김원중 / 건양대, 중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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