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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시장의 탄생
미술시장의 탄생
  • 교수신문
  • 승인 2020.04.21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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묄렌도르프에서 간송 전형필까지
감상에서 거래로, 근대적 미술시장 형성 과정

저자 손영옥 | 푸른역사 | 424쪽

우리나라에서 근대적 형태의 미술시장이 언제 태동해서 어떤 과정을 거쳐 어떻게 완성되었는지 탐구하는 책이다. 미술시장과 제도를 연구하면서 비평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손영옥(국민일보 미술·문화재전문기자)은 한국 미술시장이 근대적인 자본주의적 생산 방식으로 이행한 시점을 개항기로 본다. 지금은 한국을 대표하는 최고의 고미술품으로 인정받는 ‘미술로서의 고려청자’를 발견한 것이 개항기이고, 갤러리의 전신인 ‘지전’과 ‘서화관’ 등이 모습을 드러낸 것도 그때라는 것이다.

저자는 개항 이후부터 시기별로 새롭게 등장하는 수요층에 자극받아 생산자인 화가, 중개자인 화상들이 만들어내는 미술시장의 각종 제도의 등장과 진화에 주목한다. 일제 문화통치 이전(1905~1919)과 ‘문화통치’ 시대(1920년대), 모던의 시대(1930년대~해방 이전)로 옮겨가며 한국 미술시장 형성사의 세세한 풍경을 탐색한다. 지금은 일상에 자리 잡은 갤러리, 전시회, 골동품 가게, 박물관, 미술품 경매회사 등 근대적인 미술 제도들이 언제, 어떻게 등장하고 발전해왔는지를 추적한다.

거래가 양성화된 후 최고의 미술상품으로 자리 잡게 된 고려자기, 일본인들끼리 사고파는 그들만의 리그가 되어버린 고려자기 시장, 천정부지로 치솟은 고려자기를 소유할 수 없던 일본인 지식인층에 의해 고려자기의 대체재로서 ‘발견’된 조선백자, 컬렉터로서 이름을 날리는 한국인 자산가층의 등장이 주요 풍경으로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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