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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증의 기원과 양상, 예술가 시선에서 만화로 묘사
정신증의 기원과 양상, 예술가 시선에서 만화로 묘사
  • 조재근
  • 승인 2020.04.20 10: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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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 두둥실 | 백종민 | 송송책방 | 588쪽
하늘에 두둥실 / 백종민
하늘에 두둥실 / 백종민

젊은 시절의 풋풋하고 쌉싸래한 연애 이야기부터 좋아하는 만화를 그리고 싶었을 뿐인 작가를 공황, 편집증, 폐쇄공포증, 해리장애 등 심각한 정신적 문제로 몰아넣은 사회와 군대의 극단적이고 부조리한 상황들을 오직 펜선으로만 집요하게 완성한 흑백만화에 담았다. 작가 개인의 정신증의 역사와, 거기서 기인한 상황들, 예술가의 일상과 자의식, 예술가로서 먹고사는 일의 고단함 등도 함께 담았다.  

작가의 정신증의 기원과 발전 양상, 증상 등을 작품 곳곳에서 엿볼 수 있는데, 작가가 느끼는 사회의 부조리와 분열, 내면의 풍경을 당사자 서사로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귀한 텍스트다. 백종민 작가는 꾸준한 치료를 병행하며, 자신의 상태를 예술가로서 관찰하고 표현하는 과정을 통해 증상의 많은 부분을 해소하고 승화해가고 있다. 그리고 그 결과물인 만화를 통해 우리는 작가의 내면을 대리 체험할 수 있다.

이상의 <날개>를 오마주한 듯한, 폐허가 된 세상에서 아내에게 생계를 의지하며 벌레를 키우는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 <기형>은 그로테스크한 그림과 서사로 환상과 현실을 오가며 인간성의 본질을 탐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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