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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향은 성신여대 교수] 청중 마음 꽉 잡는 ‘新디자인’서비스 개척
[이향은 성신여대 교수] 청중 마음 꽉 잡는 ‘新디자인’서비스 개척
  • 이진영
  • 승인 2020.04.16 14: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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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공모전 잇달아 수상
학부 전공으론 국내 유일, 서비스디자인공학
‘사용자의 경험’을 디자인하는 실용학문
이향은 성신여대 교수
이향은 성신여대 교수

세계 3대 디자인 공모전의 하나인 독일 iF Design Award 2020에서 성신여대 서비스·디자인공학과 이향은 교수가 서비스디자인 부문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LG CNS와 함께 기획한 마케팅 솔루션 B.E.A.T(Briefing Experience Authoring Tool)로 이룬 성취였다. B.E.A.T는 발표자와 청중 모두의 브리핑 경험을 극대화하도록 최적의 환경을 제공하는 브리핑 시스템으로, 올해 전 세계 56개국에서 출품된 7,298점의 작품 중 서비스디자인 부문 수상작 34점에 당당히 이름을 올린 것이다.

이 교수의 수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역시 세계 3대 공모전 중 하나인 reddot design award에서도 2016년 최고상(best of best)을 수상했으며, 2017년에는 iF Design Award에 심사위원으로 선정된 바 있다. 금번 수상은 ‘서비스디자인’이 학부 전공으로는 국내 유일하게 개설돼 있는 대학의 교수가 국제적인 어워드의 서비스디자인 부문 수상이라는 점에서 고무적이라 평가된다.

‘사용자의 경험’을 디자인하는 활동을 포괄적으로 담고 있는 실용학문인 서비스디자인은, 서비스를 설계하고 전달하는 과정에서 사용자의 생각과 행동을 변화시키고 경험을 향상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서비스디자인 관련한 기업컨설팅과 다양한 프로젝트, 연구와 대학 강의로 바쁜 중에도 저명한 국제 공모전에 출품한 계기를 묻는 질문에 이 교수는 “학생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겠다는 생각 때문”이라고 답했다. 기업과 협업하여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나 콘셉트를 만들고, 그것을 국제적으로 공표하여 성과로 인정받는 과정을 나눔으로써 학생들의 자긍심과 도전정신을 고취시키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다.

iF Design Award 2020 서비스디자인 부문을 수상한 LG CNS의 마케팅 솔루션 B.E.A.T 이미지. 이향은 교수가 기획에 참여했다. ⓒLG CNS
iF Design Award 2020 서비스디자인 부문을 수상한 LG CNS의 마케팅 솔루션 B.E.A.T 이미지. 이향은 교수가 기획에 참여했다. ⓒLG CNS

 

프라임 사업과 서비스디자인공학

성신여대는 2016년 6월 산업연계교육 활성화를 목적으로 하는 프라임 사업(PRIME, Program for Industrial needs-Matched Education) 부문에 선정돼, 2019년까지 3년간 50억 원의 재정 지원을 받았다. 서비스·디자인공학과도 그 영향으로 2017년 공과대학에 신설된 전공이다.

산업계의 수요에 맞춤화된 실무형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산업과 기업, 사회가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빠르게 파악하는 것이 전제조건이다. 그러한 까닭에 사회변화의 방향을 예측하고 준비하는 기업과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는 이 교수의 경험은 학생들에게도 다가올 사회에 대한 중요한 단서와 영역을 소개하는 수업으로 충실히 전해진다. 국내뿐 아니라 국외의 대기업과 함께 현재 수행중인 데이터 비즈니스 연구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전략 수립 등 기업 현장의 이슈와 주제를 실시간으로 반영하는 수업이 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현실적인 내용의 수업이 학부생들로서는 어렵기도 하지만 흥미롭고 많이 배웠다는 반응이 많다.  다소 힘들더라도 배워야 할 시기에 성장 가능한 최대치까지 성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자극을 주는 것이 그들에게 도움이 되리라는 게 이 교수의 생각이었다. 지난달에는 총장으로부터 우수강의 표창을 받았다. 학생들의 강의평가 점수로 선정되는 상인만큼 이 교수의 바람이 학생들에게 잘 전달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해준다.

대중강연에서 ‘서비스디자인’을 소개하는 이향은 교수
대중강연에서 ‘서비스디자인’을 소개하는 이향은 교수

 

협력할수록 더 많이 배운다

서비스디자인 관련된 실무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소통과 협업능력이다. ‘서비스 커뮤니케이션’이라는 과목을 별도로 배울 만큼 이 전공에서는 소통과 협업능력이 필수적이다. 서로 다른 분야의 사람과 학문이 융합되어 일하다 보면 용어 정의부터 대상을 바라보는 관점에 이르기까지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교수가 국제 포럼의 사회자로 초청받는 일도 많다. 세계적인 디자이너 카림 라시드(Karim Rashid)와 함께 글로벌 리더스 포럼의 연사로 참여해 토론하고, 지난 가을에는 에두아르도 아이리스(Eduardo Aires)와의 도시브랜딩 포럼에서 진행을 맡기도 했다.

특히 디자인은 공동작업이 없으면 안 되는 학문 중 하나이기 때문에 협업을 잘하기 위해서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이 교수는 강조한다. 불편하고 힘든 과정이긴 하나 그 과정에서 협력 대상과 영역에 대해 배우고 이해할 수 있는 기회임을 강조한 것이다. 더 많은 곳과 협력할수록 나와 결과물에도 다양한 관점과 이해가 녹아들 수 있다는 점에서 더 잘할 수 있는 팀과의 협력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그 자신도 늘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고 연구하고 다양한 기회를 통해 협업하는 가운데 해마다 조금씩 더 성장하는 것을 느낀다고 했다.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더 좋은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고 교수로서, 연구자로서, 디자이너이자 기업의 파트너로서 가치를 만들어가는 일에 함께하는 보람을 말했다. 끊임없이 밀려오는 파도처럼 쉼 없이 밀려드는 새로운 일들에도 그가 지치지 않고 도전하는 이유인 듯 했다.

이향은 교수가 11년째 공저자로 참여하고 있는 『트렌드 코리아』. 이 시리즈에 소개된 ‘가성비’, ‘워라밸’, ‘소확행’, ‘욜로’ 같은 키워드는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향은 교수가 11년째 공저자로 참여하고 있는 『트렌드 코리아』. 이 시리즈에 소개된 ‘가성비’, ‘워라밸’, ‘소확행’, ‘욜로’ 같은 키워드는 화제가 되기도 했다.

 

작아도 의미 있는 가치를 알아보는 능력

이 교수는 서비스디자인에서 중요한 통찰력에 대해 훈련으로 키울 수 있는 능력이라고 말했다.
“경험을 축적해가다 보면 처음에는 안 보이던 것들이 어느 순간 보이고 느껴진다. 관련지식을 섭렵하고 훈련하면 분명 키울 수 있다고 본다.”
가르치는 학생들이 1학년 때와 4학년 때 모습이 몰라보게 달라지고 능숙해진 것을 느낄 때마다 이러한 통찰력을 체계적으로 훈련하는 일에 책임감을 느낀다고 했다.

이 교수 자신도 경험으로부터 통찰력과 영감을 얻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는 일로 11년째 공동집필하고 있는 저서 ‘트렌드 코리아’를 꼽았다. 서울대 소비자학과 김난도 교수가 이끄는 소비트렌드분석센터가 2008년부터 기획·발간해 온 이 책은 다가올 해의 트렌드를 예측하여 전망하는 연구이다. 그는 이 연구 초기부터 분석 및 집필 작업에 참여해왔다.

또한 매니페스토 디자인랩이 주최하는 크리에이터들의 살롱 ‘디자인 매니페스토’에서도 지난 4년간 패널토론의 좌장을 맡아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허심탄회한 토론을 정기적으로 기획하고 진행해왔다. 유튜브 채널로 개설된 이 포럼은 이 교수로 하여금 융합적 사고력과 통찰력을 키워주었다고 한다. 포럼을 통해 얻은 지식과 깨달음은 책으로도 출간될 예정이다.

내년을 예측하기 위해서는 지금 우리 사회가 경험하는 일이나 나타나는 현상 하나도 허투루 보아넘길 수 없다. 사건과 현상의 원인에 대한 조사와 사람들의 반응, 그리고 그것이 산업에 미칠 영향에 대해 계속해서 사고하는 습관을 갖게 되었다는 것이다. 연구자들과 긴 시간 의견을 나누며 집필한 책이 출간된 후에는 강연을 통해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것 역시 그에게는 현장의 반응을 확인하는 중요한 과정이었다.

매니페스토 디자인랩이 주최한 ‘디자인 매니페스토’ 패널토론에서 좌장을 맡은 이향은 교수.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주제를 놓고 대화하는 이 프로그램에서 이 교수는 4년간 기획과 진행을 맡아왔다. ⓒ디자인 매니페스토 유튜브 캡처
매니페스토 디자인랩이 주최한 ‘디자인 매니페스토’ 패널토론에서 좌장을 맡은 이향은 교수.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주제를 놓고 대화하는 이 프로그램에서 이 교수는 4년간 기획과 진행을 맡아왔다. ⓒ디자인 매니페스토 유튜브 캡처

 

가치를 만들고 공유하는 일

요즘 청년들은 고민이 많다. 자신이 진짜 좋아하는 일이 뭔지 모르겠다는 것부터 어떤 도전을 해보고 싶어도 그게 잘 될지 걱정하는 경우까지 고민이 이어진다. 그럴 때 그가 하는 조언은 ‘일단 해보고 얘기하자’는 것이다. 시작도 해보기 전에 여러 가지 고민으로 망설일 게 아니라 어서 도전해보고 실수가 있으면 교정하고, 아닌 방법은 보완해가면서 되는 방법을 찾아가는 것이 성장이지 처음부터 완벽한 계획이란 없다는 걸 강조했다.
 
오늘이 있기까지 그 역시 다양한 경로를 통해 도전하며 길을 찾아왔다. 학부에서 미술교육학을 전공하고 디자인 경영으로 석사를, 박사과정에서는 트렌드 연구방법론을 연구하고 지금은 UX기획과 서비스디자인을 가르치고 있다. 계속 전공이 바뀐 것 같지만 ‘디자인’이라는 중심이 있었기에 문제를 해결하는 여러 도구를 확보하며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이다. ‘문제를 해결하는데 가장 적합한 방법을 사용해서 가치를 만들고 공유하는 일’로 그는 자신의 일을 정의하고 있었다.

어디에서 일하는가 못지않게 어디서든 쓰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사회 구성원으로서 중요하고 행복한 일이 아닐까 그는 피력했다. 그럴 수 있는 인재를 기르는 일에 힘쓰고, 제자들의 성장을 도울 수 있음에 그는 의미를 느끼고 있었다.

이 교수 약력

서울대 대학원 디자인학 박사
전 서울대 생활과학연구소 소비트렌드분석센터(CTC) 선임연구원
전 한국디자인산업연구센터(KDRI) 선임연구원
현 매니페스토 디자인랩 융합연구소 소장
현 한국디자인학회 기획분과 이사
현 성신여대 서비스·디자인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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