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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연복 한국산업인력공단 국제인력본부장] 청년, 해외 취업 통해 글로벌 리더로 거듭나라
[이연복 한국산업인력공단 국제인력본부장] 청년, 해외 취업 통해 글로벌 리더로 거듭나라
  • 장성환
  • 승인 2020.04.14 15: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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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즐겁게 할 수 있는 일 찾아 가치관 정립 우선
충분한 정보 수집 후 해외 취업 준비해야
대학, 주입식 교육 아닌 창의성 확립에 초점 맞춰야
정부의 외교적 노력과 제도 형성도 중요
지난 8일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에 위치한 한국산업인력공단 서울남부지사 사무실에서 이연복 국제인력본부장이 청년들의 해외 취업과 관련해 조언을 하고 있다.
지난 8일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에 위치한 한국산업인력공단 서울남부지사 사무실에서 이연복 국제인력본부장이 청년들의 해외 취업과 관련해 조언을 하고 있다.

최근 국내 경기 침체로 청년들의 취업은 하늘의 별 따기가 됐다. 주 52시간제 시행과 최저임금 상승 등 노동시장의 환경이 요동치면서 대기업은 몸을 사리고 있고, 중소기업은 경영난을 호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청년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일반적으로 외국 기업은 국내 기업보다 근무 환경과 복지 등 모든 면에서 낫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해외 취업은 청년들의 로망이 된 지 오래다. 하지만 이연복 한국산업인력공단 국제인력본부장은 이러한 로망만 생각하고 무작정 해외 취업을 도전한다면 무조건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단호하게 말한다. 자신의 소질과 재능을 정확히 파악하고 취업하고 싶은 분야를 정해 역량을 개발하는 게 최우선 순위라는 말이다. 청년들의 해외 취업과 관련된 조언을 듣기 위해 지난 8일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한국산업인력공단 서울남부지사 사무실에서 이 본부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 현재 청년 취업시장의 현실을 어떻게 보고 있나?

“공공과 민간의 많은 노력으로 청년층 고용지표는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체 고용률과 실업률에 비하면 청년층의 현실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지난 2월 기준 15세~64세의 고용률은 60%, 실업률은 4.1%인 반면 청년고용률(15세~29세)은 42.9%, 청년실업률은 9%인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체감실업률이라고 불리는 청년확장실업률은 23.1%로 훨씬 높으니 우리나라 청년들이 얼마나 힘들어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청년실업률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중소기업에서는 일할 사람을 찾지 못해 인력난을 호소하고 있다.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근본적인 이유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과 근로조건 격차가 심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들 간 임금 격차를 줄여주고 지배 구조를 개선하는 일이 시급하다. 현재의 구조로는 대기업만 부를 축적하고 중소기업은 부를 쌓을 수 없으니 불평등한 게 사실이다. 경제 민주화가 실현돼 이런 부분들이 없어져야 한다. 또 일자리나 직업에 대한 막연한 편견으로 인해 중소기업을 기피하는 현상도 있다. 이 부분은 청년 본인보다 부모들이 더 심하다. 자녀의 직장 선택 기준을 자녀들의 행복이나 만족도로 판단하는 게 아니라 자신이 주변에 자랑할 수 있느냐 없느냐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부모들이 평판을 생각하지 말고 자녀의 행복을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청년들의 학력 수준이 높아지면서 중소기업에 잘 안 가려고 하는 경향이 강해졌다. 예전에 우리나라 대학 진학률이 80%대였으나 고졸 선 취업 후 진학 제도를 시작하면서 70%대로 떨어졌었다. 그러나 최근 실업계 고등학교에서 취업보다 대학 진학을 선호하다 보니 다시 대학 진학률이 높아진 상황이다. 이렇게 고학력자가 다시 많아지다 보니 현장에서 작업해야 하는 일을 하려고 하는 사람이 줄어들었다. 학력에 상관없이 주변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사회 분위기가 조성돼야 한다.” 

- 국내 고용 한파가 이어지고 있는데 청년들이 취업하기 위해 어떤 직업 능력을 개발해야 하는지?

“본인이 하기 싫은 일을 평생 동안 할 수는 없다. 내가 재밌고 행복하게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가치관부터 정립해야 한다. 나 자신에게 내재돼 있는 소질이 무엇이며 내 자긍심과 가치관을 충족시킬 수 있는 일이나 직업은 어떤 것인지 결정한 후에 그 분야에 대한 역량을 개발해야 한다. 가장 보편적인 역량은 소통·문제 해결 능력·책임감이 아닐까 싶다. 특히 나의 책임과 의무를 다했을 때 그에 맞는 권한이 주어진다는 사실을 가슴 깊이 새겨야 한다. 지난 2014년 세월호 사건 당시에도 선장이 선장으로서의 의무를 다하지 않고 승객들을 두고 먼저 나와 큰 비극이 일어나지 않았나. 선장이 자신의 직업에 대한 의무와 책임감을 가지고 배와 운명을 함께 했어야 한다. 선장이 제대로 된 지시를 내리지 못하니 선원들은 도망치기 바빴고, 그로 인해 안타깝게도 어린 학생들의 목숨만 희생됐다. 이런 의무와 책임감 없는 사람이 선원이라는 직업을 선택하면 안 되는 거였고, 이런 사람을 선장으로 임명해서도 안 되는 일이었다. 이는 불을 무서워하는 사람이 소방관이 되고, 이런 사람을 소방대장으로 임용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자신이 선택하고자 하는 직업의 위험부담까지 생각하고 진로를 선택해야 한다.

또 청년들이 단순히 안전성이나 당장의 근로조건만을 보고 취업한다는 마음을 버리고 직업의식을 가져야 한다. 예를 들어 공무원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다. 따라서 정년까지 안전하게 일하겠다는 마음이 아닌 국민을 위해 일할 마음이 있는 사람만 공무원에 도전해야 한다. 청년들이 각자 직업 선택을 잘해서 자신의 자리에 맞는 의무와 책임을 다했으면 좋겠다.”

- 우리나라의 장기적인 저성장이 예상되고 있는데 대학과 교수들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현재 우리나라는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를 넘어 공고한 선진국의 대열에 합류할 수 있느냐 여기서 멈추느냐의 기로에 서 있다. 내수 시장만으로 나라 경제가 돌아가려면 인구가 1억 명이 넘어야 하기 때문에 우리나라는 결국 제조업 수출 중심의 산업구조가 될 수밖에 없다. 지난 시간을 돌아봤을 때 다른 나라에서 200~300년에 걸쳐 해낸 것을 우리나라는 몇 십 년 만에 이뤘다. 그렇게 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인재 육성과 벤치마킹이다. 다른 나라에서 성공을 거둔 여러 제도와 정책을 우리나라 현실에 맞게 잘 적용해 지금의 자리까지 올라올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우리나라가 굉장히 많이 성장해서 벤치마킹할 곳이 없다. 게다가 스마트팩토리화 등 산업의 고도화로 인해 기존 일자리도 감소하고 있다. 그래서 이제는 새로운 것을 만드는 능력이 필요하다. 따라서 대학도 청년들의 창의력을 기르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기존 주입식 지식 전달 방식의 교육을 개선해야 한다는 말이다. 물론 대학교육이 취업을 목적으로 하는 게 아니라 학문을 발전시키기 위한 연구 중심의 교육이라는 주장도 있다. 그렇지만 앞으로 청년들이 어떻게 살아나가야 할지, 직업 선택은 어떤 기준으로 해야 하는지 등에 대해 도움을 주는 역할은 해야 한다고 본다. 그러려면 교수들도 본인이 학생들을 가르치는 사람이 아니라 학생들 스스로 생각하고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촉진자로서의 역할을 해야 한다.

작년에 방문한 스위스 취리히 연방공과대학교(ETHZ) 취업센터에서는 5가지 방법의 순서로 취업경로를 지도해준다. 가장 먼저 학생 스스로 관심 있는 회사를 찾아볼 수 있도록 재무제표를 보는 방법이나 회사의 인재상이 자신과 맞는지 알아볼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 다음으로 구인구직 홈페이지 탐색과 일자리 박람회에 참가할 수 있게 한다. 또 본인의 인맥과 SNS를 활용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교수의 직접 추천은 최후의 방법이라고 말한다. 우리도 청년에게 일자리를 직접 알선해 주는 게 아니라 이렇게 본인 스스로 일자리를 잘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달걀에서 스스로 깨고 나오면 병아리가 되지만 남이 깨면 계란 프라이가 된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정부는 우리 청년들을 계란 프라이로 만들지 말고 병아리가 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 줘야 한다.

지난 2013년과 2014년에 해외취업지원국장을 할 때 해외 일자리 박람회를 진행한 적이 있다. 외국 디자인 회사들이 미리 과제를 내줘서 지원자가 만들어 오는 결과물을 보고 면접을 결정하는 방식이었다. 당시 외국 기업 인사담당자를 만나 우리나라 학생들의 실력이 어떤지 물어보니 포트폴리오는 최고 수준인데 이걸 왜 만들었는지 설명을 못한다고 하더라. 그러면 기업은 이 지원자가 다른 사람 거를 베낀 걸로 오해할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 학생들이 손재주와 아이디어 등 모든 면에서 뛰어난데 사고력이 약한 것이다.

이런 부분을 타파하기 위해서는 대학이 교육시스템을 바꿔야 한다. 우리나라는 지필시험으로 정답을 고르는 방식에만 매몰돼 있다. 정답이 없거나 여러 개일 수도 있는데 너무 한 가지 정답 찾기에만 골몰하게 만든다. 학생들에게는 다양성이 있다. 글을 잘 쓰는 사람도 있고, 말을 잘하는 사람도 있다. 이런 본인의 특성을 대학이 살려주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 현재의 대학 교육은 너무 일반화돼 있다. 학생 스스로 깨우치는 방식으로 가는 게 학습권을 보장해 주는 길이다.

초·중·고도 마찬가지다. 학생들에게 그 시기에 맞는 교육을 해야 하는데 너무 대학 입시 위주로 흘러간다. 특정 대학에 들어가면 성공할 수 있다는 인식 때문이다. 이런 인식으로 인해 유치원 때부터 상대랑 비교해 줄 세우는 방식에 익숙해지고, 거기서 앞자리를 차지하는 사람들이 고시나 시험 등을 통해 사회 고위층에 속하게 된다. 이렇게 고위층이 된 사람들은 내가 남들보다 뛰어나다는 우월 의식만 가지게 되고, 국민을 위해 봉사해야 된다는 마음보다 국민을 다스리려 하게 된다. 그러면 다수 국민들이 피해를 본다. 이런 불합리한 체계를 개선하기 위해 초·중·고의 교육 방법이 바뀌어야 하고, 초·중·고가 바뀌기 위해서는 대학이 먼저 변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지난해 합계 출산율은 0.92명으로 OECD 국가 평균 1.65명(2017년 기준)보다 크게 밑돌고 있어 학령인구가 가파르게 감소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이에 따라 수도권과 지방에 관계없이 모든 대학이 많은 애로사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등록금 자율화나 대학 운영비의 정부 지원 확대 등 정책적인 지원과 학교법인의 재정 지출 확대가 필요해 보인다.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학생 정원 감축, 학과 개편, 주입식 교육방식 개편 등 강력한 구조조정을 통해 현재 교수 중심으로 구성돼 있는 대학을 학생 스스로 하고 싶은 것을 해볼 수 있는 방향으로 바꿔야 한다. 즉 모든 학생에게 동일한 교육을 하는 게 아니라 학생 한 명 한 명의 사고와 소질, 추구하는 가치가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고 그들이 창의적인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또 개인적으로 청년이 노동시장에 진입하기 전까지는 국가가 모든 교육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예전에는 학교만 졸업하면 공부를 안 해도 됐지만 지금은 노동시장에 진입한 이후 자기계발을 위해 공부하지 않으면 살아남기가 어려운 시대다. 그러니 취업 전까지만 정부가 교육에 대한 모든 것을 책임지고 취업 이후에는 본인이 얼마나 자기계발에 비용을 투자하는지에 따라 성공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 이렇게 하면 좀 더 공정한 사회가 될 수 있지 않겠나.”

- 요즘 국내 경기 침체로 해외 취업에 눈을 돌리는 청년들이 많은데 해외 취업의 장점은?

“아주 예전에는 우리나라에서 일하는 거보다 외국에서 일하는 게 소득이 최소 5배에서 최대 10배 가까이 많았다. 그래서 독일에 광부와 간호사도 파견 보내고, 중동에 건설 붐이 생겼을 때 현장 노동자들을 송출하기도 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우리나라의 소득도 높아져 임금 차이의 효과가 없어지고 있었는데 1997년에 IMF가 터졌다. 이후 1998년부터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해외 취업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당시에는 우리나라 고용시장을 안정시키고 실업률을 낮추기 위해 청년들을 해외로 많이 보냈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청년들의 해외 취업은 단순히 돈을 벌거나 국내 고용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하는 게 아니라 글로벌 인재로 성장하기 위한 과정이다. 이미 산업현장은 1980년대부터 세계화가 진행돼 이제는 국가라는 영토의 개념만 있을 뿐 모든 시장이 개방됐다. 우리나라는 수출국이기 때문에 각 나라의 문화나 여러 습성을 알기 위해 글로벌 인재를 기를 필요가 있다. 청년들은 단순히 고용이나 임금 때문이 아니라 내가 가장 재미있게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배운다는 마음가짐으로 해외 취업을 해야 한다.”  

- 해외 취업을 하기 위해 청년들이 준비해야 할 것은 어떤 게 있나?

“당연히 본인의 소질과 재능을 파악하고 자신이 제일 하고 싶은 일이나 직업이 무엇인지 분석하는 거 아니겠나. 이런 분석도 없이 무작정 해외 취업을 하면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자신이 취업할 나라에 대한 정보도 중요하다. 예를 들어 나라별로 안전한 지역과 안전하지 못한 지역이 있다. LA의 경우 밤 8시 이후에는 현지인도 혼자 돌아다니지 않는다. 워낙 위험한 일이 많기 때문이다. 안전과 관련된 기본적인 정보는 국가에서도 도움을 주지만 본인들도 자세히 알아볼 필요가 있다.
비자도 굉장히 중요한 요소다. 외국 비자를 받으려면 외국 회사와 맺은 고용계약서가 있어야 하고 그 회사에서 정부에 신고도 해줘야 한다. 그렇다고 너무 쉽게 고용계약서에 사인을 하면 안 된다. 아무리 복잡해도 꼼꼼히 잘 읽어보고 계약을 해야 한다. 그리고 비자가 나온 다음에 그 이후를 준비하라고 충고해 주고 싶다. 실제 강원도 춘천에서 호텔 주방장으로 일하던 분이 캐나다에서 자기와 함께 일하자는 지인의 말만 믿고 사표를 낸 뒤 비행기 표도 끊었는데 캐나다 회사에서 비자 신청을 했지만 발급요건이 미흡해 결국 가지 못하게 됐다. 사기도 조심해야 한다. 민간 기관에서 호주 워킹홀리데이를 보내면서 사기를 치는 경우가 있다. 돈을 많이 벌 수 있게 해준다거나 영주권을 얻을 수 있게 해준다고 하면 의심해 봐야 한다. 더불어 호주는 연봉 9천만 원에서 1억 원 이상을 받으면 비자가 잘 나오기 때문에 계약서에는 이 정도 금액으로 적어 놓고 실제로는 4천만 원~5천만 원만 주기도 한다. 이런 정보들을 잘 알아봐야 한다.”   

-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청년들의 해외 취업을 위해 진행하고 있는 프로그램은 어떤 게 있나?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는 해외 취업을 원하는 청년들을 위해 정보 제공, 역량 강화, 취업 알선, 정착 지원금 및 사후관리 등 4가지로 구분해 지원하고 있다. 먼저 해외 취업 희망 구직자들에게 월드잡 플러스라는 사이트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오프라인으로 각 대학을 다니면서 설명회를 열거나 1:1 상담도 진행하지만 최근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온라인 상담에 집중하고 있다. 국가별 가이드북을 만들어 배포하기도 한다. 또 대학생들의 해외 취업 역량 강화를 위해 K-Move 스쿨 연수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국내·외 연수를 통해 미국, 베트남 등 주요 국가 취업을 위한 언어, 직무, 문화 등 약 600시간가량의 교육을 시켜주고 취업까지 연결해 주기도 한다. 해외취업아카데미라는 프로그램도 있다. 약 한 달간 진행되는 단기과정으로 어학, 이력서, 면접 등을 집중적으로 준비할 수 있다. 이 외에도 박람회나 상시 면접관을 운영하며 취업 알선을 위해 노력한다. 해외 취업자의 조기 현지 정착을 위해 정착 지원금도 준다. 베트남·미얀마 등 신흥국의 경우에는 800만 원, 미국과 같은 선진국은 400만 원의 지원금을 제공한다. 해외 취업 청년들이 우리나라로 다시 돌아왔을 때 잘 정착하고 국내 기업에 입사할 수 있도록 사후 관리도 한다. 현재 해외 기업의 경우 경력증명서를 잘 발급해 주지 않는 경우도 있고, 국가별로 언어와 경력증명서 양식도 서로 다르기 때문에 정부가 청년의 해외 경력을 확인해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을 갖추고자 노력하고 있다.”

- 청년들의 해외 취업이 국내 인재 유출이라는 우려가 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우리나라 산업의 핵심 기술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외국 기업으로 가는 것은 인재 유출이지만 청년들이 외국에서 기술이나 글로벌 마인드를 배우고 들어오는 건 오히려 국가에 이로운 일이다. 이는 우리 청년들이 각국의 문화와 기업의 특성을 체화하고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하며 서로 다름을 인식하고 다양성을 포용할 수 있는 글로벌 리더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다. 개인적으로는 청년들의 해외 취업이 노마드적 기질을 키울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노마드는 특정한 삶의 방식에 얽매이지 않고 끊임없이 자기 자신을 바꾸면서 사는 사람을 뜻한다. 대표적으로 유대인들이 노마드적 기질을 가지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유대인들은 과거 이스라엘을 세우기 전에 떠돌아다닌 기간이 있었는데 그때 정착민과는 다른 문화와 기술을 가지게 돼 경쟁력이 생겼다는 것이다. 유대인들은 특유의 노마드적 기질로 인해 현재 세계 최강국인 미국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미국 대법관 9명 중 3명이 유대인일 뿐만 아니라 재무 분야 관료는 유대인이 아니면 될 수가 없다고들 할 정도다. 우리 청년들도 이러한 노마드적 기질을 배워 한국으로 돌아와 더 큰 인재가 됐으면 좋겠다.”

- 정부는 청년들의 해외 취업을 위해 어떤 역할과 지원을 해야 하는가?  

“정부는 외교적인 노력과 제도적인 틀을 만들어 줘야 한다. 예를 들어 해외 취업에서 가장 중요한 비자 같은 경우 국가마다 발급 요건 등이 다르다. 미국은 회사가 외국인 노동자의 비자를 신청해도 때에 따라 다르게 결정된다. 이런 부분을 정부가 나서서 좀 더 안정적으로 비자를 받을 수 있도록 만들어 줘야 한다. 또 우리나라와 같은 제도가 있는 나라의 경우 연계하는 방안도 고려해 봐야 한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 국민연금 제도는 일본에도 있다. 그렇다면 우리 청년이 일본에서 일할 때 일본에 국민연금을 납부하면 우리나라에 돌아왔을 때 납부기간을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 부분은 일본과 거의 합의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하루빨리 실현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지난 2015년 다보스포럼에서 제4차 산업혁명 이야기가 처음 나왔을 때 이걸 산업혁명으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한 논란이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제4차 산업혁명 시대가 온다는 게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 됐다.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직장이 폐쇄되는 경우를 많이 봤다. 이번 일을 계기로 사용주는 인력을 줄이고 기계화·자동화하려는 방향으로 가려고 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되면 상당히 많은 일자리가 사라지고 고용시장에 대변화가 올 것이다. 지금 현재도 실업률이 높은데 이런 상황까지 벌어진다면 앞으로 암울한 시기가 올 수도 있다. 나는 결국 자기 고용의 시대가 온다고 본다. 어느 회사에 소속되는 게 아니라 일을 의뢰받아서 하는 프리랜서 형식으로 전환될 거라는 말이다. 이런 사회가 되면 내가 일을 따올 수 있는 업무처리 능력을 갖추는 게 중요해진다. 청년들이 이런 능력을 만들려면 대학 교육이 변해야 하고, 대학이 변하려면 교수들이 바뀌어야 한다. 
앞으로는 개인 기업이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대기업이 망한다고 대량 실업이 발생하는 현상은 없어질 거다. 청년들은 취업이 아니라 내가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새로운 일을 찾아야 한다. 대학과 교수가 청년들이 이런 능력을 갖출 수 있게 도와줘야 한다.”

장성환 기자 gijahwan90@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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