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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범사례들여다보기: 장재윤 성신연대 교수의 '청년실업에 대한 패널조사 연구'
모범사례들여다보기: 장재윤 성신연대 교수의 '청년실업에 대한 패널조사 연구'
  • 이지영 기자
  • 승인 2003.11.1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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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변수 고려해 대안까지 제시 신뢰감 획득 성공

올해 학진에 제출된 연구계획서 중 전공심사단으로부터 가장 높은 평가를 받은 연구계획서는 장재윤 성신여대 교수의 ‘청년실업에 대한 패널조사연구: 대졸 미취업자들의 구직 행태 및 정신 건강’이었다. 모든 항목에 대해 거의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은 이 연구계획서를 요조조모 뜯어봤다.

먼저 형식적인 요건부터 살펴보자. 이 연구계획서는 총 44쪽으로 구성됐다. 이중 보충자료를 제외한 순수한 연구계획서는 25쪽 안팎. 연구의 목적, 연구방법, 예상되는 결과로 이어지는 큰 틀은 다른 연구계획서와 다르지 않다. 그러나 장 교수의 연구계획서에 대한 총평을 내려보자면, 세밀하고 꼼꼼한 준비과정을 보여줘 이 연구가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으리라는 신뢰를 주고 있다.

이 연구는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청년실업 문제에 대해 직업심리학적 변인 및 구직 실패로 인한 부정적인 영향 등에 대한 경험적인 연구가 거의 없다는 것에 주목하면서 시작한다. 이것에 대해 대증요법적인 대안이 아닌, 과학적이고 효과적인 대안 마련을 위해 이번 기본 연구가 꼭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단순한 주장은 의미가 없다. 이 연구계획서의 연구목적에는 연구의 필요성과 선행연구 분석을 담고 있다. 이 역시 다양한 측면에서 조망하고 있다. 연구의 필요성에서 교육환경, 노동관행, 노동시장의 변화 등을 통해 최근의 변화와 변인을 읽어냈고, 선행연구는 정서적 반응, 구직행태 변인, 정서적 변인 등 키워드를 중심으로 서술했다. 여기서 하나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학계 안팎의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문제나 또는 기존의 연구자들이 좀처럼 시도하지 않았던 독창적인 관점을 담은 연구계획서라면 연구의 필요성을 더 쉽게 어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회적 현상에 대한 꼼꼼한 관찰과 선행 연구 분석의 뒤에 따르는 연구주제는 그래서 명확해 질 수밖에 없다. 이 논문이 제시하는 주제는 첫째, 취업에 성공한 대졸자와 실업 상태에 있는 대졸자간의 구직 행태에서의 차이 분석, 둘째, 취업 성공집단과 실패집단간의 정신 건강상의 차이 분석 및 미취업 장기실직자에 대한 임상적 진단, 셋째, 반복 측정을 통한 대졸자의 심리적 특성의 변화 양상 파악으로 요약할 수 있다. 연구의 범위와 목적을 분명하게 제시했다.

이어지는 연구방법은 이 연구계획서에서는 가장 눈에 띠는 부분인데, 제시된 연구주제에 접근하는 방식을 아주 상세하게 기술하고 있있다. 설문조사라는 특성 때문이기도 하지만, 표본추출방법에서 진행과정까지 일어날 수 있는 변수까지 세세하게 대비했다. 예를 들면, 표본추출방법만 해도 비수도권 4년제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표본추출을 하는 이유에서부터, 지역적 분포와 성별 분포를 고려해 대상을 선정하는 과정을 차례차례 보여준다. 4차례로 진행되는 설문조사의 최종 인원이 1천명이 되면서 탈락율을 고려해서 2천8백명을 선별해야 하며, 탈락율을 최소화하기 위한 인센티브 제공방법, 가족/친구들의 연락처를 미리 받아놓겠다는 계획까지 나타나 있다. 각 설문조사 과정에서 분석해야 할 요소들이 무엇인지, 어떤 이론을 적용할 것인지 설명돼 있음을 물론이다. 어느 누가 봐도 이 연구계획서 대로 진행한다면, 원하는 연구결과를 구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 정도다.

이어 연구 결과의 활용방안에 대해서 기술했다. 앞으로 나올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청년 구직자의 성격 특성에 따라 적합한 구직 효율성 훈련 프로그램의 개발이 촉진될 수 있으며, 실업에 따른 심각한 정신건강상의 문제를 보이는 청년 실업자들이 자신감을 잃고 절망감으로 인해 구직을 포기하지 않도록 도울 수 있는 정신건강 향상 프로그램 개발 등에 시사점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

한편 연구소 현황 연구수행 계획 등이 담긴 두 번째 파트에서는 다양한 도표를 통해 현황을 정리했다. 연구과정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정리한 것이 좋은 예이다. 이는 연구자가 전체적인 프로세스를 어떻게 파악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동시에, 연구과정의 타당성을 확인할 수 있는 좋은 지표가 된다. 이밖에도 연구팀의 구성과 역할, 연구 수행 일정, 역할 분담표, 발표 예정인 학술지까지 일목요연하게 표로 제시했다. 연구소 현황은 연구계획서에 비해 지루할 수도 있고, 눈에 띄지 않는 부분인 것이 사실이다. 이것은 도표화해 효과적으로 전달했다는 특징도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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