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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학생 “이럴바엔 등록금 돌려달라”
美 대학생 “이럴바엔 등록금 돌려달라”
  • 장성환
  • 승인 2020.04.07 18: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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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대유행으로 대학들의 온라인 강의가 진행되자 전 세계적으로 등록금을 반환해 달라는 청원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대학들이 휴업을 하거나 온라인 강의를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전 세계 대학생들의 등록금 반환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데일리메일 등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영국에서만 대학생 약 25만 명이 등록금과 기숙사비 반환을 요구하고 있다. 더불어 대학생들은 이번 학기 등록금 반환을 요구하는 온라인 청원도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현재 상황에서 1만 파운드(약 1천500만 원)에 이르는 등록금을 그대로 낼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한 학생은 “대학들이 현재 코로나19 때문에 온라인 강의를 진행하는데, 온라인 강의의 가치는 이미 지불한 등록금에 훨씬 못 미친다”고 말했다.

영국 대학들은 코로나19 여파로 지난 2주 동안 캠퍼스를 폐쇄하고 교내 활동을 금지해왔다. 이런 상황에서 강의는 물론 예정됐던 현장 학습도 불가능하기 때문에 학생들의 불만은 날로 거세지고 있다. 학생들은 등록금의 일부가 도서관을 포함한 대학 건물의 유지·보수를 위해 쓰이는데, 이 상황에서는 그 비용을 자신들이 감당하는 게 합리적이지 않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홍콩의 8개 공립 대학 학생들도 같은 이유로 등록금 반환 운동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이 대학들은 현재 상황에서는 온라인 강의가 최선이라며 반환에 대해 미온적인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특히 홍콩 대학들은 코로나19 외에도 홍콩 시위로 인해 지난해 11월부터 대면 강의를 전면 취소하고 있어 다른 나라에 비해 상황은 더 안 좋을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해 히로시마 대학 고등교육연구소 후타오 후앙 교수는 ‘타임스 하이어에듀케이션’과의 인터뷰에서 “중앙 정부와 지방 정부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재정적인 문제를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학생들의 등록금 반환 요구를 수용해 대학들이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현재 홍콩 대학생 상당수는 최소한 부분적으로라도 등록금을 반환 받아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홍콩중문대학 학생조합이 지난달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학생의 98%가 이번 학기 등록금 반환이 이뤄져야 하며, 이들 중 80%는 부분 반환이라도 이뤄져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홍콩이공대학 학생 조합장인 마이클 응은 “코로나19 때문에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가정이 많은데, 비싼 등록금을 내고 온라인 강의를 듣는 것 자체가 부담”이라며 “온라인 강의 자체도 학습 효과면에서 효율적인 것과는 거리가 멀다”고 말했다.

미국 대학생들도 등록금 반환을 위한 대규모 청원 작업에 들어갔다. 버몬트 대학을 포함한 수백여 대학 학생들이 등록금 반환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버몬트 대학만 해도 1만 여명이 온라인 청원에 서명을 한 상태다.

하지만 대학 측은 등록금 반환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홍콩침회대학 대변인은 “원격 강의를 포함한 다른 조치들로 대면 강의를 보충할 예정이기 때문에 등록금 반환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학생들의 등록금 반환 요구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대학들도 생겨나고 있다. 미국 아이오와주 공립 대학들은 학생들의 반환 요구에 등록금 일부를 반환하기로 결정했다. 이 대학은 학생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온라인 강의를 듣기 위해 등록금을 지불하지 않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5월 1일까지 부분 반환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위스콘신주 일부 대학들도 수천만 달러 규모의 반환 계획을 발표했다. 위스콘신 시스템 대학의 롭 크레이머 부총장은 위스콘신주의 13개 대학이 기숙사와 학생식당 이용 비용 등 약 7천800만 달러를 반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성환 기자 gijahwan90@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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