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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어서 더 가까워진 한동대 ‘ONLINE실험’
멀어서 더 가까워진 한동대 ‘ONLINE실험’
  • 이진영
  • 승인 2020.04.02 13: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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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30명+교수1명, 매주 만나는 공동체리더십훈련
개강연기 없이 실시간 온라인 수업으로 활동 이어가
캠퍼스 곳곳에서 자유롭게 진행되는 팀모임 모습. 사진=한동대학교
캠퍼스 곳곳에서 자유롭게 진행되던 예년의 팀모임 모습. 사진=한동대학교

실험·실습수업처럼 직접 체험하면서 배워야 하는 수업을 온라인으로 시도한다면 어디까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까? 

경북 포항에 위치한 한동대학교(총장 장순흥)에는 입학생이라면 누구나 6학기 이상 이수해야 하는 과목이 있다. 30여 명의 학생과 담당교수 1명이 팀을 이뤄 한 학기 동안 크고 작은 모임을 매주 진행하는 공동체리더십훈련 과목이 바로 그것이다. 

신입생과 복학생, 교환학생 등 다양한 전공과 문화적 배경을 지닌 학생들이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이 과목 역시 이번에 온라인으로 진행된다. 관계 맺기와 유대감 형성을 주요 학습 목표로 하는 과목에서 온라인 수업은 어느 정도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까. 


차선책에서 발견한 의외의 가능성

한동대는 개강 연기 없이 3월 첫 주에 새 학기를 시작해 4주차 강의를 마쳤다. 같은 기간 공동체리더십훈련(이하 팀 모임) 수업도 실시간 화상회의 시스템인 줌(zoom)을 이용해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시도에 처음에는 효과를 반신반의했던 교수들은 의외의 가능성을 발견했다고 한다. 

한동대 주재원 교수
주재원 교수

언론정보문화학부 주재원 교수는 “학생들은 디지털문화에 익숙한 세대라 온라인 공간에서 소통하는 걸 크게 어려워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어울릴 수 있는 장만 열어주면 온라인에서도 얼마든지 친밀감 형성이 가능함을 확인한 것이다. 교수들이 이러한 방법과 문화에 적응하기만 한다면 학생들을 직접 만날 수 없는 지금의 상황에서 마음의 거리를 좁힐 수 있는 방법이 되리란 기대였다. 

외국에서 온 학생들이 포함된 팀을 맡은 국제어문학부 조준모 교수는 1대1 화상면담을 진행해 학생들의 좋은 반응을 얻었다. 전체모임이나 소그룹 모임과 별개로 신입생, 교환학생처럼 아직 학교생활이 낯선 학생들과 시간을 정해 20~30분씩 대화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팀원을 이해하는데 상당한 도움이 되었다는 것이다. 

“학생들의 얘기를 집중해서 듣고 서로 질문도 하다 보니 친밀감도 생기고 관계를 이어가는데 효과적이었다”고 조 교수는 전한다. 
 

관계의 시작, 연결

강병덕 교수

팀 모임 담당 교수들은 서로가 연결되어 있음을 확인하는 것이 관계의 시작이라고 입을 모았다. 상담심리사회복지학부 강병덕 교수는 “만남에 제약이 있는 상황에서도 만나려고 노력하는 과정이 공동체에 대한 마음을 다르게 하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구성원이 시간을 약속하고 서로를 알아가기 위해 프로그램을 함께 하는 경험이 언제 만날지 확실치 않은 상황에서도 관계의 끈을 이어준다는 생각이었다. 

 

온라인 강의가 처음인 강 교수는 틈틈이 학생들에게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묻기도 한다. 비록 학교에 나오고 있지 못한 학생이라도 팀 교수로서 학생의 건강과 학업에 관심 갖고 있음을 표현하기 위한 작은 노력이었다. 만남과 소통을 통해 서로에게 영향을 주는 것이 이 과목을 통해 한동대가 추구하는 인성교육이라는 것이 강 교수의 믿음이다. 


온라인의 강점을 살린 수업

새내기 예비교육도 진행하지 못하고 새 학기가 시작된 만큼 올해 팀 모임에서는 서로의 얼굴을 마주하며 이야기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실시간 화상수업은 한 명씩 얼굴을 익히고 실시간으로 질문과 반응을 확인할 수 있어 물리적 거리를 극복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특히 소그룹 대화 기능을 이용해 팀원들이 돌아가면서 서로 대화할 수 있게 하고, 교수도 개별 대화창을 방문해 대화에 참여하는 방법은 짧은 시간 동안 활발한 상호작용을 하는데 유용했다고 전한다. 같은 주제로 3~4명씩 5분 정도 의견을 나누고 돌아와 전체모임에서 결과를 공유하면 한 번 말해보았기 때문에 더 자신 있게 발표하는 모습도 관찰할 수 있었다. 학생들 역시 새로운 방식에 게임을 즐기듯 적극적으로 참여했다고 한다. 

온라인 수업의 장점은 질문 양상의 변화에서도 찾아볼 수 있었다. 강의실에서는 질문하기 어려워하던 학생들도 온라인에서는 채팅창에 수시로 생각과 질문을 올리며 활발한 교류가 일어났던 것이다. 수업 중 학생들의 반응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경험은 교수자에게도 새로운 체험이었다. 

실시간 온라인 수업으로 공동체리더십훈련 과목을 진행하고 있는 조준모 교수. 사진=한동대학교
실시간 온라인 수업으로 공동체리더십훈련 과목을 진행하고 있는 조준모 교수. 사진=한동대학교
올해 처음 시도되는 온라인 팀모임에 참여한 한동대 학생들. 사진=한동대학교
올해 처음 시도되는 온라인 팀모임에 참여한 한동대 학생들. 사진=한동대학교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경험

공동체리더십훈련은 교수와 학생들 서로 간에 삶과 생각을 나누며 존중과 협동의 리더십을 익히는 것을 목표로 한다. 건강한 관계 맺기를 연습하고 다양한 의견을 절충해가면서 공동체를 세우는 과정을 익히도록 한 것이다. 이처럼 개별 학생들이 공동체 안에서 소속감과 긴밀한 연결을 느끼며 생활하는 경험은 교육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을까? 

한동대 조준모 교수
조준모 교수

조준모 교수는 근래 고등교육의 문제로 지성과 삶의 분리를 지적했다. 똑똑하지만 인성이 아쉬운 사람, 타인과 어떻게 협력하며 올바른 시민으로 살아가야할지 잘 모르는 고학력자가 적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그런 점에서 팀 모임을 통해 서로에게 배우기도 하고 관계의 어려움을 해결해보기도 하는 등 함께 일하는 방법을 터득하는 것이 의미가 크다고 본다. 

강병덕 교수는 리더십 함양에 있어 좋은 팔로어가 되어보는 것도 좋은 훈련이라는 의견을 피력했다. 팀 내 역할을 세분화하여 작은 공동체 하나가 세워져 가는데 필요한 수많은 관심과 노력을 구성원 모두가 함께 느끼기를 바란다는 것이다. 나아가 누군가의 고민을 함께 들을 만큼 믿음을 얻는 경험은 큰 축복이라는 견해도 덧붙였다. 


함께 소망을 키워가는 사람들

콘텐츠융합디자인학부 3학년 박준희 학생은 입학 후 5번째 팀 모임에 참여하면서 “비전을 함께 할 수 있는 사람들을 알아가는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여느 수업과 다르게 속 깊은 생각과 고민을 나누는 만큼 더욱 서로를 특별하게 느끼고 존중하게 된다고 했다. 

학생들에게 들이는 관심과 시간이 적지 않은 만큼 담당 교수들이 느끼는 부담은 없을까. “부담이 된다. 그러나 제가 붓는 사랑만큼 학생들에게도 많은 격려와 사랑을 받는 것 같다”고 조 교수는 말한다. 개교할 때부터 학교의 교육철학을 담아 시작한 공동체리더십훈련은 이러한 교육목표를 공유하는 교직원과 학생들이 함께 만들어가기에 지금까지 가능했던 것이 아닐까. 

온라인 수업이 직접 만나는 것보다 낫다고 할 순 없지만, 온라인 환경에서도 한동대 교수와 학생들은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가고 있었다. 

캠퍼스 곳곳에서 자유롭게 진행되던 예년의 팀모임 모습. 사진=한동대학교
캠퍼스 곳곳에서 자유롭게 진행되던 예년의 팀모임 모습. 사진=한동대학교
팀모임에서는 봉사와 근로활동이 필수다. 사진=한동대학교
팀모임에서는 봉사와 근로활동이 필수다. 사진=한동대학교
팀원들이 함께 한 생일축하 모임. 사진제공=강병덕 교수
팀원들이 함께 한 생일축하 모임. 사진제공=강병덕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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