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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바이러스 위기와 국가 지도력의 중요성 
코로나 바이러스 위기와 국가 지도력의 중요성 
  • 교수신문
  • 승인 2020.03.31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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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한 도시에 국한될 것 같던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 세계로 퍼져 나가 무서운 속도로 증가하고 세계경제까지 붕괴시켰다. 이태리, 스페인만 하더라도 하루600명 1000명씩 사망자가 나오고 미국의 확진자도 십만을 넘어 수십만, 백만을 향해 가고 있다. 일본은 현재 적은 감염자와 사망자 수를 보이나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형적으로 보이는 증가 패턴을 보여주지 않아 무언가가 보이지 않는 기적이 일어났거나, 일본 정부가 공식적 숫자를 가리는 정책을 펴고 있을 것이라는 의심을 사고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 전파를 막기 위해 공장이 이곳저곳에서 멈추고 거리의 상점들은 문을 닫거나 개점휴업이다. 전 세계에서 하루 벌어 하루 사는 사람들은 생계가 막막해져 간다. 미국에서 다우지수는 3만에서 2만으로 폭락하였고 신규 실업수당 신청자도 2월의 28만에서 3월에는 328만으로 늘어났다. 한국 KOSPI 지수도 2100대에서 1400대 까지 떨어져 마치 IMF나 금융위기가 다시 한 번 찾아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도 생긴다. 대학의 모습도 바뀌어 온라인 강의로 바뀌고, 초중고등학교 강의가 온라인으로 바뀌고 개학도 늦추어진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이제 단순한 질병 의료영역이 아닌 사회 전반적인 문제가 되었다. 경제, 산업, 교육, 문화, 체육, 여행, 국제 교류 여러 영역에 충격을 준 커다란 문제가 되고 있다. 금년에 열리기로 예정되었던 도쿄 올림픽도 결국 취소되었다.

지금 큰 이슈는 유럽과  미국에서  막 본격적으로 불거진 코로나 문제를 어떻게 극복해 나갈 것인가 하는 문제이다. 현재 이태리, 스페인의 상황은 정말 이들이 정말 한때 전 세계를 제패한 로마제국의 후예이고 무적함대의 후손이었나 싶을 정도로 처참하게 사망자가 나오고 있고, 미국의 경우도 예상으로는 약 2-3주후 확진자 수가 최대 백만을 넘어 이백만에 이를 것이고 사망자수도 10만에서 많으면 20만에 이르게 될 것이라 한다.  이 정도 상황이 되면 환자들은 병원에서 넘쳐나고, 진료를 담당한 의사도 간호사도 행정 스태프도 절대적 숫자가 모자라고 심지어 우선적으로 이들 의료진을 보호할 장비도 절대적으로 부족하여, 의료진이 감염되고  사망되어, 의료체계가 마비될 가능성이 높다.  급속한 바이러스 전파를 막기 위하여 이들 나라에서는 모든 식당, 상점을 닫고 전 국민 2주 내지 3주간 재택근무와 자가 격리를 지시하였지만 이것이 다시 4월말까지 연장되었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나 싱가포르, 대만, 중국은 아직 긴장의 끈을 늦출 정도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 코로나 바이러스를 다스릴 수 있어 다행이다. 그런데 이들 유럽이나 미국은 왜 코로나 문제가 점점 더 심각해져 갈까? 여기에는 이들 나라를 이끄는 지도자들의 대응 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최근 하바드 비즈니스 리포트에 실린 비즈니스 스쿨 교수들의 기고문에서 정치지도자들의 결정에 따라 얼마나 국가 위기 상황이 달라 질 수 있는지 찾아 볼 수 있다. 이태리 코로나 대응 방법의 교훈이라는 이 기고문에서 롬바르디 주와 베네토의 주를 비교하여 정치적 판단 및 결정의 중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유럽에서 가장 부유하고 생산적인 지역 중 하나인 롬바르디 주는 3월 26일 기준으로 1000만 인구에 35000명 감염자와 5000명 사망자를 보인 반면, 이웃 주인 베네또는 5백만 인구에 7000명 확진자에  287명 사망이라는 극명한 차이를 보여주었다.  

베네또 주는 적극적 정책을 펼쳐, 초기 진단을 강화하고, 잠재적 양성보균자를 추적하고, 가정과 지역대학 연구실에서 진단을 최대한 장려하고, 무엇보다도 인상적인 것은 의료관련자와 간호자 간병인, 슈퍼마켓 캐셔, 약국 종사자 같은 대중과 접촉이 많은  필수 작업자를 철저히 검사하는데 관리하고 많은 노력을 하였다. 결국 베네또 주의 노력은 코로나 바이러스 전파를 최소한으로 줄이는데 기여함으로써 병원시설에 대한 환자 부담을 상당히 줄여 코로나 바이러스를 충분히 제어할 수 있게 되었다. 

현 유럽과 미국의 코로나 사태는 자화자찬이 가득 찬 나르시스틱한 지도력이 궁극적으로 얼마나 위험할 수 있으며, 일시 불편하더라도 객관적으로 사실을 직시하고  미래를 위한 냉철한 의사 결정이 위기 상황에서 얼마나 강력한 힘을 발휘 할 수 있는 지를 잘 보여 주고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아직 끝난 문제가 아니다. 경제 문제를 포함하면 이제 막 시작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불행히도 현재까지 유럽이나 미국의 코로나 위기는 충분히 대응할 시간과 기회가 주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초기에 안일하게 대응했던 정치적 리더십에서 왔다고도 할 수 있다. 현실을 직시하는 냉철한 주의력과 이를 바탕으로 한 지도력이 전 세계적으로 필요한 시점이다.

유창모 포스텍 명예교수
유창모 포스텍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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