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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모임을 찾아서8-과학기술과 사회 연구회
연구모임을 찾아서8-과학기술과 사회 연구회
  • 이지영 기자
  • 승인 2003.10.3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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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대중화의 프로메테우스

과학기술의 발전에 비례하면서 생겨나는 순기능과 역기능에 대한 연구가 실제로 대중적인 시선을 끌어내기 시작한 것은 국내에서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과학기술과 사회의 관계에 대한 연구인 ‘과학기술사회학’은 서구에서는 이미 1960년대부터 주목을 끌었으나, 국내에서는 1980년대에서 들어서야 서울대를 비롯한 몇 개 대학원에 과학사․과학철학 협동과정, 과학학 협동과정이 생겼다. 따라서 국내 과학기술사회학 연구는 아직은 짧은 역사 속에 걸음을 내딛는 수준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터. 그런데 과학기술사회학의 짧은 역사 속에서도 구심점의 역할을 하는 모임이 있다.

텍스트 독해에서 실천적 활동까지

이 모임이 출발한 때는 1996년 여름이었다. 과학기술사회학의 중요성에 비해 기본적인 연구가 너무 미흡한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서였다. 과학기술학의 이론적인 토대를 제공해주는 텍스트를 가지고, 번갈아가며 발제하고 또 토론을 시작한 것이다.  초창기부터 지금까지 활동하는 멤버는 이영희 가톨릭대 간사, 과학저술가 김동광 씨, 김환석 국민대 교수, 홍성욱 서울대 교수 등. 그러나 회칙과 규율을 가진 학회가 아니었기에 그도안 많은 연구자들이 들고 나갔다. 송상용 한양대 석좌교수, 조형제 울산대 교수(사회학), 이종구 성공회대 교수(사회학) 조현석 서울산업대(행정학) 교수, 심상완 창원대 교수(사회학) 등도 이 모임을 거쳐간 연구자들이다. 

이들의 활동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된다. 하나는 매달 한번씩 열리는 월례 발표회이고, 다른 하나는 인터넷 커뮤니티의 활동이다. 두 활동은 서로 그 성격이 다르지만, 중요도에 있어서는 우위를 가릴 수 없다. 월례발표회에는 10-15명 가량의 회원들이 참석하고 있다. 지난 7년간 참석하는 구성원들은 변했지만, 재미있게도 인원수만큼은 꾸준했다. 반면에 회원들의 면면들은 더 다양해져서, 국책연구소의 연구원, 과학기술사회학에 관심 있는 석박사생들에 이르기까지 평균 연령은 점차 어려지고 있는 추세. 같은 학문적 관심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나이와 경력을 불문하고 그 문을 열어놨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었다.

인터넷 커뮤니티를 개설한 것은 2000년도의 일이었다. 지금 가입된 회원수는 8백여 명. 물론 온라인의 활동이 오프라인으로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과학기술학에 대한 일반적인 관심의 증폭을 확인할 수 있는 바로미터기도 했다. 이곳은 월례발표회의 내용을 공유하는 동시에 최신의 정보, 최신의 담론을 공유하는 장으로 적극 활용되고 있다. 현재 미국이나 유럽에서 과학기술사회학을 공부하는 유학생들이 현지의 논쟁을 생생하게 리포트 올리는가 하면, 생명복제문제에서부터 환경문제 등 사회적 이슈에 대한 토론도 이어지고 있다. 신문의 과학칼럼도 이들의 좋은 관심거리다. 회원들이 자신의 관심을 구심점으로 해서 사고의 반경을 넓혀가는 과정도 확인할 수 있다.

한 가지 더 흥미로운 것은 이곳 회원들의 활동 면면이다. 과학기술사회학을 끌어나가는 젊은 연구자들이 포진해 있음을 물론이고,  참여연대의 시민과학센터 등의 실천적인 활동에서 있어서도 회원들의 활동은 두드러지는 편. 과학기술사회학 확산에 일조를 했다는 자부심과 더불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닌 것 같다.

과학기술사회학 이론서 집필 의욕

‘과학기술과 사회’ 연구회가 가지고 있는 계획은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국내의 과학기술사회학 교과서를 만드는 것이다. 지금까지 회원들의 공부해 온 것은 바탕으로 최초로 국내에 나온 이론서를 집필하고 싶은 욕심이다. 그러나 그전에 해결해야할 문제가 있다. 두 번째 계획은 이것과도 연결되는데, 내년에 서울에서 ‘동아시아 과학기술사회학의 탐색’을 주제로 열린 국제 심포지엄을 성공적으로 개최하는 것. 대부분의 학문분야와 마찬가지로 과학기술사회학도 서구로부터 ‘이식’된 학문이다. 최근 이에 대한 자성을 담아 한국, 일본. 대만 등 비서구 지역에서는 독자적 학문분야로써, 또 학문공동체로 ‘동아시아 과학기술사회학’을 추구하고 있는 것. 이 모임이 주최하는 것은 아니지만, 모임 구성원들 중 상당수가 심포지엄에 관계하고 있어, 소중한 성찰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는 눈치다. ‘한국의 과학기술사회학’의 확립에 이들이 일조하는 모습을 기대해도 좋을 듯 하다.

이지영 기자 jiyoung@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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