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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거점 지방 성장론
대학거점 지방 성장론
  • 박찬석 전 경북대
  • 승인 2003.02.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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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총장실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는 대구와 광주 토론회에서 지방대학을 살리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지방과 중앙의 격차는 심각한 수준에 와있다. 지금 이 문제를 바로 잡지 않으면, 우리나라는 큰 일이다.  지방을 살리는 정책이 수없이 발표됐지만, 실제로 아무 소용이 없었고, 격차는 더욱더 벌어졌다.

지방을 살리는 길은 지방대학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 정부의 지원은 지방대학에만 하겠다.”당선자의 토론에서 나는 이렇게 읽었다. 우리나라가 선진국(1인당 국민소득 2만불)으로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갈등을 풀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 하나는 중앙과 지방간의 갈등이고, 다른 하나는 계층간의 갈등이다.

중앙과 지방의 격차를 줄이지 않고서는 결코 선진국으로 진입할 수가 없다. 전체면적이 10만㎢인 남한에서 서울과 수도권의 규모는 한계를 넘어섰다. 수도권 인구집중으로 인한 다른 도시 병리적 현상은 제쳐 두고서라도, 서울의 교통문제는 심각한 수준에 와 있다. 서울의 자동차 평균 속도를 30Km/h(현재 13km/h)로 올리는데 비용은 조순 시장 시절에 이미 1백3조원이 소요된다고 했다. 그러므로 전문가들은 현재의 우리나라의 예산이 1백조원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도로 건설로 교통문제의 해결은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서울의 교통체증은 지방을 살려서 지방의 인구가 서울로 가지 않고, 추석이나 설 때처럼 서울의 인구가 지방으로 내려오면 저절로 해결된다. 멕시코의 멕시코시티, 타이랜드의 방콕, 브라질의 리우는 국가 중심도시의 교통 문제가 국가경쟁력의 발목을 잡고 있는 전형적인 예이다.

계층간의 갈등,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늘어나고 있고, 성차별도 사회병리적 현상으로 심각하다. 그러나 엄격하게 말하면, 서울의 빈민은 어제의 지방 농민이고, 지방의 여성차별은 더 심각하다. 중앙에 대해 지방은 주변화됐고, 농민은 가난때문에 도시로 이주해 도시 빈민으로 전락한 것이다. 중앙에 비해 지방대학에 여학생의 구성비가 월등히 높은 것도 지방과 여성이 주변화의 괴적을 같이 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따라서 지방의 문제를 풀면, 계층간의 문제, 성차별의 문제가 동시에 해결된다.

이러한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행정수도 이전과 지방대 육성이 제기된 것이다. 박정희 정권 때, 수도의 인구가 7백만 일 때부터 지방균형발전이 기획됐고, 지난 30년간 지방의 사회간접자본조성에 50조원이 투자됐다고 하지만, 수도권의 인구는 더욱 성장해 현재 우리나라 인구의 48%가 됐다. 백방의 처방을 써 보았지만 소용이 없었다.

지금은 지식 정보화 사회이고, 그 중심은 대학에 있다. 그래서 지방을 살리는 길은 바로 지방대학을 살리는 길, ‘대학거점 지방성장론’이 제기 된 것이다. 지방대학의 발전은 교육인적자원부의 ‘지방대학육성위원회’에서 오랜 토론으로 결론을 내렸다. 즉 지방대학육성 특별법을 제정해 첫째, 지방대학에 재정지원을 하고 둘째, 지방의 인구비례로 인재지역할당제를 하는 것이다.

이 일을 실천하느냐 마느냐는 전적으로 대통령의 의지에 달려있다. 1997년 11월, 김대중 후보는 경북대 도서관에서 학생을 상대로 강연을 했다. 한 학생이 김대중 후보에게 “대통령에 당선되면, 인재 지역할당제를 할 수 있느냐”고 물었다. 김 후보는 “내가 당선이 되면 반드시 인재지역할당제를 실시하겠다. 그리고 인재지역할당제가 실시되면, 여러분은 이 주장을 한 경북대 총장에게 동상을 세워 주시요”라고 말해 학생들로부터 박수갈채를 받았다. 그리고 김 후보는 대통령에 당선됐다. 그러나 인재지역할당제는 실시되지 않았고, 따라서 총장의 동상은 없다. 김 대통령의 친필 사인은 아직도 경북대 도서관에 메아리 없이 걸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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