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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호]대학정론
[260호]대학정론
  • 교수신문 기자
  • 승인 1970.01.0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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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장관에게 바란다

고건 내각의 인선 내용이 발표되면서 이른바 참여정부의 개혁 방향이 어느 정도 구체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그러나 다른 분야는 몰라도 교육정책은 아직 뚜렷한 개혁의 철학이나 목표, 방법이 제시되지 않고 있는 듯하다. 물론 새 장관이 취임하면서 어느 정도 구체적인 교육정책의 방향과 소신을 밝히기는 하겠지만, 노무현 정부의 교육정책의 큰 틀은 선거과정에서의 토론회나 인수위의 정책제안서에서도 참신하고 개혁적이라는 인상을 주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느낌을 가지게 된 가장 커다란 이유는 교육부총리의 인선 과정에서 드러난 무정견, 무소신에 가까운 우왕좌왕에 있다 하겠다. 가령 경제부총리에는 새 정부의 경제개혁에 걸맞는 개혁성향의 인사가 일찌감치 내정된 반면, 교육부총리에는 교육개혁과는 거리가 먼 인물이 추천돼 교육계와 시민단체들의 반발을 사는 바람에 막판까지 혼선을 빚었다. 이렇게 된 것은 여러 사정이 얽혀있겠으나 결국은 처음부터 노무현 정부의 교육정책이 분명치 않았기 때문이다.

가령 지방분권이 새 정부의 주요 정책으로 채택되면서 지방대 지원육성 방안이 부분적으로 거론됐으나, 지역특성화나 선택·집중지원이라는 해묵은 원칙이 반복됐을 뿐, 뭔가 획기적이고 참신한 개혁방안은 제시되지 않았다. 물론 교육개혁이 말처럼 쉬운 일도 아니고 하루 아침에 반짝 아이디어로 해결될 문제가 아닌 것은 사실이지만, 노무현 정부의 정책 브레인들의 교육문제에 대한 관심과 고민이 부족했다는 것이 교육계의 느낌이다.

새 장관에게 가장 먼저 주문하고 싶은 것은 교육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하라는 것이다. 나라 전체의 교육문제를 살피고 해결하려면 교육부 관료나 학자들의 보고서보다는 현장 교사나 학생, 학부모의 육성에 귀를 열어놓아야 할 것이다. 장관 취임 후 자문을 받는답시고 교육계 인사들을 초청한 자리에서 줄곧 자기 혼자서만 떠들어대던 아무개 씨가 결국 교육개혁의 이름으로 교육을 망쳤다는 비난을 받고 불명예스럽게 물러난 일을 타산지석으로 삼기를 바란다.

그리고 많은 교육자들은 교육부 자체의 개혁을 바라고 있다. 새 장관은 과감하게 이 문제에 도전하기를 바란다. 종전의 관행을 적당히 답습하면서 무난하게 임기를 채우기보다는 소신있게 새로운 제도적 장치나 정책결정과정을 도입해야 할 것이다. 그렇게 하려면 부총리의 위상에 걸맞는 권한과 임기가 보장돼야 함은 물론이다. 대통령과 함께 5년 임기를 마치고 명예롭게 교육계로 복귀하는 교육부총리를 보고 싶다.

특히 대학교육에 대해서는 말로만의 자율이 아닌 실질적인 자율권을 대학에게 부여하기를 바란다. 대학을 통제의 대상으로만 보지 말고 입시를 비롯한 학사업무를 대학이 알아서 처리하도록 하면 대학도 책임감을 가지고 경쟁력과 자생력을 키워나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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