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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문화 속 인삼은 억울하다
유럽 문화 속 인삼은 억울하다
  • 허정윤
  • 승인 2020.02.28 15: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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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삼의 세계사 서양이 은폐한 ‘세계상품’ 인삼을 찾아서

인삼은 ‘최초의 한류 상품’이라고 할 수 있다. 1617년 고려인삼이 유럽에 첫발을 내딛고 유럽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렇게 한국이 자부심을 가진 인삼의 역사를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사실 인삼은 커피, 사탕수수, 면화 등과 함께 대항해시대를 거치며 17세기 거대한 교역 네트워크의 중심을 차지했던 세계상품이다. 그런데 이 상품들과 달리 서양 역사에서 인삼의 흔적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이에 의문을 품은 서양사학자 설혜심 교수가 오랜 연구 끝에 역사에서 사라진 인삼의 존재를 되살려냈다.

설혜심 교수는 각종 서양 문헌 속 인삼에 관한 기록을 찾아내어 최초로 세계사적 시각으로 인삼의 역사를 복원했다. 하지만 단순히 인삼의 역사를 서술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서양과 인삼의 불편한 관계를 예리한 시선으로 추적하여 서구 문명이 인삼에 어떤 식으로 왜곡된 이미지를 덧씌웠는지 규명한다. 나아가 인삼을 둘러싼 범지구적 네트워크를 재구성함으로써 서구 중심의 세계체제론을 날카롭게 비판하며, 오늘날 한국인삼의 위상을 다시금 살핀다. 동양의 신비한 약초에서 미합중국 최초의 수출품이 되기까지 인삼의 기나긴 여정 속 다채로운 이야기를 통해 서구 학계의 편향을 꼬집는 《인삼의 세계사》는 새로운 역사 속으로 독자들을 이끌 것이다. 이 책의 가장 큰 목적은 범세계적 차원에서 인삼의 역사를 복원하는 것이다. 저자는 “이 연구가 시작된 시점부터 지금까지 나의 모토는 그런 자료들로 하여금 ‘서양 역사 속 인삼의 존재를 스스로 말하게 하라”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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