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연구 현장 탐방(1) - 손종우 KAIST 생명과학과 교수]세계 최초 성인병 막아낼 실마리 잡았다
[첨단 연구 현장 탐방(1) - 손종우 KAIST 생명과학과 교수]세계 최초 성인병 막아낼 실마리 잡았다
  • 장성환
  • 승인 2020.02.14 11: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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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로토닌, 고혈압‧신부전증 연계
소금 섭취 줄일 메카니즘 밝혀
연구 4년…국제학술지(네이처 뉴로사이언스) 게재
KAIST 생명과학과 손종우 교수가 연구 관련 논문을 살펴보고 있다.
KAIST 생명과학과 손종우 교수가 연구 관련 논문을 살펴보고 있다.
손종우 교수가 연구활동 중 대학원생들과 함께 나들이를 하며 휴식을 취하고 있다.
세로토닌 반응성 신경 세포에 의한 소금 섭취 조절 기전 설명 이미지.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각 대학의 기술 개발 및 연구 활동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이에 대학 연구실은 24시간 불이 꺼지지 않을 정도로 교수와 대학원생들의 열정이 불타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교수신문은 앞으로 혁신의 최전방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대학 연구실을 방문해 취재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생생히 독자 여러분들께 전달해 드리고자 한다.

 

4년 전 KAIST 생명과학과 3204호 실험실. 손종우 교수는 대학원생들과 세로토닌의 식욕 조절 역할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를 진행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한 가지 이상한 사실을 발견했다. 실험용 쥐가 사료를 먹는 양보다 체중이 더 많이 늘어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손 교수는 그 원인이 쥐가 물을 먹는 양과 관련돼 있다고 생각해 수분 섭취와 더불어 소금에 대한 실험을 벌였다. 결과는 놀라웠다. 뜻밖에도 세로토닌이 소금 섭취와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었던 것이다.

국내 대학 연구팀이 고혈압, 신부전 등 각종 성인병의 원인으로 알려진 과도한 소금 섭취를 제어할 수 있는 메커니즘에 대해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KAIST 생명과학과 손종우 교수 연구팀은 지난 2014년 말 KAIST와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으로부터 연구비를 지원받아 중요한 신경 전달 물질 중 하나인 세로토닌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다. 박시형 박사과정이 제1저자로 참여하고, 미국 텍사스 주립대학 사우스웨스턴 메디컬 센터 첸 리우(Chen Liu) 교수와 공동연구로 진행했다. 손 교수팀은 뇌줄기 안에 있는 세로토닌 반응성 신경 세포가 평상시에도 활성화돼 있어 이 세포가 소금의 섭취를 억제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더불어 세로토닌에 반응하는 현상을 재현하면 이 신경 세포의 활성이 억제돼 소금 섭취가 증가하는 것도 확인했다.

최근 미국의 연구팀 등은 체액량이 감소했을 때 활성화돼 소금의 섭취를 증가시키는 신경 회로를 제시한 바 있으나, 평상시에 소금 섭취를 억제하는 메커니즘이 존재하고 이를 활용해 소금 섭취를 제어할 수 있다는 사실은 손 교수 연구팀이 최초로 발견했다. 이들은 지난 2018년부터 국제 학술지 '네이처 뉴로사이언스(Nature Neuroscience)'에 해당 내용을 담은 논문 투고를 진행해 지난해 12월 승인을 받아 올해 120일 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우리 몸의 체액은 혈액, 간질액 등을 포함하는 세포외액과 세포내액으로 구성돼 있다. 소금의 주요 성분인 나트륨 이온은 세포외액에 분포돼 삼투 현상으로 세포내액에 있는 수분을 끌어당긴다. 체내에 나트륨 이온이 과량 존재하면 혈액과 간질액의 부피가 증가해 혈압 상승과 부종 등의 증상이 생길 수 있어 적정한 수준으로 소금을 섭취하는 게 중요하다. 특히 체액량 조절이 중요한 질병을 가진 환자의 경우, 과도한 소금 섭취가 치명적임에도 적절한 조절이 어려운 상황이라 많은 의사와 과학자를 중심으로 소금 섭취의 효과적 제어 방법에 대해 고민해 왔다. 따라서 이번 연구가 향후 신부전, 고혈압 등 과도한 소금 섭취와 관련된 각종 질환 치료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손 교수는 "이번 연구의 경우 소금 섭취를 제어할 수 있는 메커니즘을 분자 수준에서 규명한 것으로 KAIST와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의 적극적인 지원이 없었다면 진행하지 못했을 것이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소금 섭취 욕구와 세로토닌 신경회로 간의 상관관계는 규명했으나 어떤 상황에서 세로토닌이 분비되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아 앞으로 이 부분에 대한 연구에 집중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장성환 기자 gijahwan90@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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