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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누군가는 그 유리천장을 깨뜨릴 것이다.”
“언젠가 누군가는 그 유리천장을 깨뜨릴 것이다.”
  • 교수신문
  • 승인 2020.02.14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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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천장이라는 말이 있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결코 깨뜨릴 수 없는 장벽’이라는 의미로 여성들의 고위직 진입을 가로막는 조직 내의 보이지 않는 장애를 비유할 때 많이 쓰는 용어다. 작년 한 해 이슈가 된 ‘82년생 김지영’은 현재 대한민국에서 여성의 위치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이처럼 대한민국은 꽤 오랫동안 강력하고 굳건한 유리천장을 갖고 있었다. OECD 유리천장지수(직장내여성차별지수)가 7년째 최하위라는 것이 그 증명일 것이다.

유리천장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된 것은 결혼을 하고 출산을 한 이후부터다. 결혼을 하니 ‘아내’라는 역할을 강요받았다. 출산을 하니 또 ‘엄마’라는 역할을 강요받았다. 가족의 압박이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사회에서 요구하는 역할을 무시할 순 없었다. 내가 무엇을 하고 싶고, 내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에 대해서는 아무도 궁금해하지 않았고, 나의 자아실현 욕구는 점점 작아져 갔다. 나는 이전까지는 꽤 멀티플레이어라고 자만했었는데 아이를 키우면서 그 생각은 나의 오만이란 생각이 들었다. 육아와 연구는 도저히 함께할 수 없는 일인 것 같았다.

최근 뉴스에서 아들을 위해 유리천장을 깨고 나온 연구자의 사연은 나에게 새로운 자극이 되었다. 42살이라는 늦은 나이에도 박사학위를 받은 만학도, 여성, 비명문대, 계약직, 경력단절 여성이라는 악조건에서도 세계 1% 상위연구자에 선정된 박은정 교수의 이야기는 나뿐만 아니라 많은 연구자들에게 자극이 되었을 것이다. 마흔이 넘어 박사가 되었지만 불러주는 곳이 없었고, 모교인 동덕여대의 임시직 연구원으로 일할 수밖에 없었던 박은정 교수가 어떻게 세계 1%의 상위연구자가 될 수 있었을까? 박은정 교수에 대한 뉴스를 보던 중 한국연구재단의 대통령포닥 사업의 수혜자인 것을 알게 되었다. 비정규직 연구자에게 일자리와 연구비를 지원하는 대통령포닥 사업을 통해 연간 1억 5000만 원씩 5년간 지원받았고 그렇게 쓴 논문이 피인용 되면서 그녀의 이름은 세계에 알려질 수 있었다. 박은정 교수의 사례는 여성의 노력과 사회의 변화, 그리고 지원이 있다면 유리천장은 충분히 깨어질 수 있다는 희망을 우리 사회에 보여준 좋은 사례가 되었다.

아이를 낳고 더 이상 기회가 없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선배 연구자들이 힘겹게 만들어 놓은 길을 누군가는 이어서 닦고 넓혀야 한다고 생각이 든다. 그게 한 사람의 노력으로는 힘들겠지만 많은 여성 연구자들이 함께 한다면 유리천장이 깨지는 시간은 점점 앞당겨질 것이다.

“우리는 높고 딱딱한 유리천장을 깨지 못했다. 하지만 언젠가 누군가는 그 유리천장을 깨뜨릴 것이다.”라는 힐러리의 연설처럼 언젠가, 누군가를 위해 우리가 함께 유리천장을 향해 함께 돌을 던지길 희망한다.

남윤형/ 충남대학교 사회과학대학에서 언론정보학을 전공하고 있다.
남윤형/ 충남대학교 사회과학대학에서 언론정보학 석사를 수료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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