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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대학의 사명'은 무엇인가... : Social Impact를 향하여 (上)
[특별기고] '대학의 사명'은 무엇인가... : Social Impact를 향하여 (上)
  • 허정윤
  • 승인 2020.02.01 17: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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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의 사회공헌 : 대학의 본연의 역할인 ‘연구’에서 우수한 연구성과를 내고,
social impact를 가져올 수 있는 연구를 하는 것이 사회공헌
- 대학의 사회적 책임과 사회적 영향력은 어떻게 정의되고 나눌 수 있는가

대학의 사회공헌: Social Impact를 향하여(上)

사회공헌, 사회복지, 사회봉사- 나의 대학시절 이후 인생에서 가장 많이 써온 용어가 아니었을까 싶다.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학부와 석사, 미국 남가주대학(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에서의 사회복지학 박사, 미국 테네시 주립대학(University of Tennessee) 사회복지학과 교수로 재직했고, 이후 2007년부터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니 ‘사회복지’와 ‘사회공헌’은 나라는 인간의 정체성임이 분명하다. 

워크샵을 마친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진과
RUPP 석사과정(캄보디아 최초 사회복지 석사과정) 학생들

1995년 석사 3학기를 마치고 최초의 기업사회공헌팀인 삼성사회공헌팀에서 사회복지전문가로 재직하면서, 나는 그 당시 ‘기업의 사회공헌’이라는 생소한 용어를 처음 접했다. 90년대 영리조직과 비영리 조직은 흑백, 물과 기름처럼 섞이지 않던 시절, ‘기업 사회공헌과 사회복지는  무슨 연관이 있느냐?’ 는 질문들을 매일 듣고 스스로 해가며, 나는 영리조직인 기업에서 비영리 분야인 ‘사회복지전문가’라는 어색한 타이틀을 달고 일했던 기억이 난다. 그 당시 기업 임원 부인들과 임직원들 자원봉사단체의 코디네이터 역할- 교육, 자원봉사 기관연계, 시간 관리 및 지원-을 수행하면서, ‘기업의 사회적책임’을 수행하는 작지만 임팩트가 있는 분야를 담당했다고 자부한다. 

Philip과 Nancy (2006)는 <기업의 사회책임>이라는 책에서 기업사회책임의 유형을 ‘공익캠페인, 공익연계 마케팅, 사회마케팅, 사회공헌활동, 지역사회자원봉사, 사회책임경영 프랙티스’로 구분하고 있다. 이 중 ‘지역사회자원봉사’ 라는 부분을 담당하며, 임직원과 임원 부인들 및 가족들의 사회봉사를 지원하는 전문가로서의 역할을 한 것은 개인적으로 참 보람된 경험이었다. 또한 본 교수의 연구를 통해서도 자원봉사가 ‘조직몰입’과 ‘팀워크 향상’ 및 ‘리더십’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결과가 있으니, 기업 임직원의 자원봉사는 기업의 구성원을 결속시키는 성과도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위 유형 중 가장 어렵고도 기업이 꼭 해나가야 할 책임은 ‘사회책임 경영 프랙티스’라고 생각한다. 다른 다섯 가지 유형은 기업이 사회책임을 위해 해나가는 활동이지만, ‘사회책임 경영 프랙티스’ 는 기업의 존재 이유, 사명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 본 필자의 의견이다. 즉 윤리경영, 정도경영을 실현하고, 기업이 고용을 창출하고 이익을 내고 R&D 투자를 하고 지속성장해 가는 것이 곧 기업의 사명 아닐까?

 

그렇다면 ‘대학의 사회공헌, 대학의 사명은 무엇일까?’

우선 대학은 비전과 출발 자체가 사회적책임을 수행하고, 사회적 영향력(Social Impact)을 발휘하는 조직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회에 기여하는 인재를 육성하는 곳, 인재들이 활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주는 곳, 현장과의 연결고리가 되어주는 곳이 대학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화여대 사회적경제협동과정' 진행 모습. 사회적경제협동과정은 현장 연계형 전공으로 사회문제를 창의적으로 해결하는 융합형 인재 양성을 위해 만들어졌다.
'이화여대 사회적경제협동과정' 진행 모습.
사회적경제협동과정은 현장 연계형 전공으로
사회문제를 창의적으로 해결하는 융합형 인재 양성을 위해 만들어졌다.

2007년부터 이화여대에 13년간 재직하면서, 이화여대가 참 특별한 곳이라는 생각을 새록새록 하게 된다. 1886년 한 명의 여성 교육으로 시작한 여성 교육의 산실이고, 이 자체로 사회혁신과 social impact를 발휘한 곳이 아닐까? 마찬가지로 다른 대학들도 그 출발과 비전에서 나름의 사회적 책임을 가지고 출발했고, 대학의 인재상을 구축해 왔으리라고 본다. 

대학은 학문을 하는 곳으로 본연의 역할인 ‘연구’에서 우수한 연구성과를 내고, social impact를 가져올 수 있는 연구를 하는 것이 ‘기업의 사회책임 경영 프랙티스’와 일맥상통하는 사회공헌이라고 생각한다. 의과대학의 많은 연구는 질병의 원인과 치료방법을 밝혀내었고, 이공계의 연구도 로봇을 발견하고 약품을 개발하는 등 우리 사회에 끼친 영향력은 대단히 크다.

사회복지 임상 분야의 연구에서도 중독자, 알코올 질환자 등을 대상으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수행하고 평가하고 이의 효과성을 입증하는 연구들이 있다. 최근 evidence-based practice 라고 하여, 사회복지임상분야에서 개입이 필요한 클라이언트를 대상으로 실증적인 결과에 근거한 임상기법을 적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본 필자의 세부전공인 ‘사회복지행정, 산업복지, 조직 효과성 및 조직관리, 사회적기업, 기업사회공헌’ 분야에서도 조직 효과성을 정의하고 성과에 영향을 미치는 조직요인들을 밝혀내고, 이를 경영과 운영에 적용할 수 있다. 따라서 연구과정과 결과들을 통해 그 분야에 사회적 영향력을 미친다면, 이를 대학 본연의 ‘사회공헌’이라고 볼 수 있다.

마찬가지로 본연의 역할인 ‘교육’에서 기초교육 및 사회의 트랜드와 변화를 반영한 교육을 수행하는 것이 ‘기업의 사회책임 경영 프랙티스’와 일맥상통하는 사회공헌이라고 생각한다. 교수자로서 13년간 강단에 서 왔지만, 늘 교육은 가장 어려운 일 중의 하나다.

전공분야의 지식과 경험은 쌓여가지만 이를 ‘학생들, 즉 수요자에게 어떻게 잘 전달할 수 있을까?’ 그리고 ‘새로운 지식과 교육방법을 어떻게 잘 접목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학생들에게 동기부여가 되고, 자기주도적으로 학습을 해나갈 수 있을까? 이때 나의 역할은 어떻게 정립해야 할까?’ 이러한 질문들을 늘 지속해서 던져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  (下)편으로 이어집니다.

조상미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사회적경제협동과정 교수
 글로벌미래평생교육원장/
문화예술교육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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