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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좌담] ⑤ 사학비리문제에 대한 정부대책과 공영형 사학의 가능성
[신년좌담] ⑤ 사학비리문제에 대한 정부대책과 공영형 사학의 가능성
  • 김범진
  • 승인 2020.01.31 12: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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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대학의 현황과 과제 그리고 전망

<교수신문>은 신년을 맞아 2019년을 결산하고 새로운 한 해를 그려보는 좌담회를 한국대학학회와 공동으로 기획했다. 지난 8월 시행과 함께 대학사회의 변화를 초래한 강사법과 오는 3월 31일 합법화를 앞두고 있는 교수노조, 대학평가, 사학혁신 추진방안, 국가교육위원회 이슈 등 대학사회 전반과 한국사회를 논한 이번 좌담에는 김종엽(한신대), 조상식(동국대), 홍성학(충북보건과학대) 교수가 참석하고 윤지관 전 한국대학학회장(덕성여대 명예)이 좌장을 맡았다. 기획 및 정리 김범진 기자 jin@kyosu.net

[신년좌담] 2020년 대학의 현황과 과제 그리고 전망

참석자: 김종엽(한신대, 사회학) 조상식(동국대, 교육학) 홍성학(충북보건과학대, 산업경영학) 윤지관(덕성여대, 영문학, 사회)

좌담일자 및 장소: 2019년 12월31일 (화) 오후 1시, 교수신문 회의실

목차

  1. 대학과 교수사회, 지난 한 해 돌아보기 
  2. 조국 사태 논란과 교수사회의 분열, 교수의 정치적 참여 문제
  3. 대학입시와 공정성 문제, 대학과 사회 불평등 문제
  4. 대학구조조정의 정책방향과 대안의 문제
  5. 사학비리문제에 대한 정부대책과 공영형 사학의 가능성  
  6. 교수사회 구성 변화와 비정규교수 문제
  7. 교수노조 합법화와 대학 교수사회
  8. 대학공동체의 지향 가능한가-신년 전망
‘2020년 대학의 현황과 과제 그리고 전망’을 주제로 한 좌담회가 지난 31일 교수신문사에서 열렸다. 윤지관 덕성여대 명예교수의 사회로 김종엽 한신대 사회학 교수, 조상식 동국대 교육학 교수, 홍성학 충북보건과학대 경영학 교수가 참석했다.
‘2020년 대학의 현황과 과제 그리고 전망’을 주제로 한 좌담회가 지난 31일 교수신문사에서 열렸다. 윤지관 덕성여대 명예교수의 사회로 김종엽 한신대 사회학 교수, 조상식 동국대 교육학 교수, 홍성학 충북보건과학대 경영학 교수가 참석했다.

⑤ 사학비리문제에 대한 정부대책과 공영형 사학의 가능성

윤지관(이하 윤): 교육개혁보다는 소위 기업체식 구조조정, 축소에 목적이 가 있다. 그 원인이 교육부냐 기재부냐 논의했지만, 모두 국가기구이고 서로 조정을 통해 이런 일을 추진해야 한다. 교육부는 교육적인 관점에서 구조조정을 교육 혁신의 기회로 삼을 수 있도록 관철해야 하고, 기재부는 그걸 지원해야 하는데 왜 이런 불협화음과 실현이 안 되는 사태가 생길까? 정부가 제대로 조정기능을 못 해서 그런 것인가? 한편으론 그런 생각을 해볼 수 있다. 이게 정책의제로까지 힘을 받으려면 대통령의 정책의지가 있어야 하는데 그것이 부족하다. 그래서 공영형 사학 같은 공약사항도 거의 폐기되다시피 했다. 과연 그것이 왜 그런 것인가?

공영형 사학 문제는 새로운 사업을 해서 예산을 새롭게 투입하는 문제가 아니다. 구조조정을 해나가는 과정에서 현재의 재정을 투입하는 방식을 조정하는 문제다. 그래서 아까 말한 것처럼 재정 배분을 하는 과정에서 서열 완화 조치도 할 수 있고, 예컨대 전문대를 공영화시킬 수 있다. 왜냐하면 전문대는 구조조정 과정에서 앞으로 절반 정도가 망하게 된다. 그러면 그 가운데 일부 대학을 살리려면 정부 재정이 지원될 수밖에 없다. 4년제 지방대학도 마찬가지다. 평생교육대학으로 기능을 변화하든, 커뮤니티 칼리지로 바꾸든 규모를 축소하든, 대학으로서의 역할을 하게 하려면 공적자금을 투입해서 공영화시킬 수밖에 없는 것이다.

공영화하지 않으면 다 망하게 되고 그것은 국가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기 때문에, 결국 사학의 공영화 문제는 시간이 지나면 일어날 수밖에 없는 일로 보고 이 문제를 어떻게 현실적으로 정리할 것인가를 교육부가 고민해야 한다. 그런데 이걸 마치 새로운 사업을 해서 새로운 예산을 요구해야 하는 것처럼 하는 접근 자체가 잘못된 발상이라고 본다.

기재부 탓을 하는데, 기재부에서는 예산을 줄 이유가 하나도 없다. 왜냐하면 정부 정책이 공영형 사학을 하자는 게 아니다. 망할 대학들을 살리기 위해 정부 기금이 투입돼야 공영형 사학의 이념에 맞는 것인데 정부 정책은 좋은 대학에 돈을 더 많이 몰아주고 있다. 기재부로서는 교육부 정책 때문에, 돈을 주고 싶더라도 못 준다고 저는 판단하고 있다. 교육부가 신자유주의식 구조조정 정책을 지속하는 것에 원인이 있는 것이지, 기재부가 교육부나 대통령 의지와 어긋나게 예산을 안 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교육부에서는 공영형 사학을 그런 식으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예산을 확보할 수 없다는 핑계를 댄다. 그러나 이번에 신설돼 1080억원을 배정한 대학혁신지원사업 Ⅲ유형(지자체-대학 협력기반 지역혁신 사업) 예산으로 공영형 사학을 추진했다면 상당히 많이 진행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정책방향이 그릇됐다는 점을 지적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김종엽(이하 김): 그건 평가가 어려운 문제가 있다. 공영형 사학은 유은혜 장관뿐만 아니라 김상곤 장관도 강력히 추진했던 일이다. 교육부 관료들이 수구적이어서 그렇다고 딱 잘라 평가하긴 어렵다. 김상곤 장관이 교육부 관료를 전혀 장악 못 했다? 그런 건 아니고 정치적 추진력이 부족했고, 부처 간 협의에서 돌파력을 못 보였던 측면이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관료의 수구성으로 귀의 되는 문제인지는 두고 볼 문제인 것 같다.

조상식(이하 조): 대학구조조정 문제는 현 정부 들어 진일보한 측면이 있는 것 같으면서도 신자유주의적 속성이 강화됐다. 정원 부분을 대학에 일임한 것, 그리고 예산 부분을 포뮬러 펀딩 방식으로 똑같이 배분하는 비중을 과거보다 늘렸다는 것이다. 그게 대학에 자율권을 부여한 것 같지만, 사실은 학령인구감소에 따른 대학 위기를 대학 간 싸움으로 돌려버린 것이다. 각 대학의 정원 조정, 대학 역량 강화, 혁신사업 등 모든 사업들의 성격은 소위 열악한 비인기학과를 조정하는 형태로 가고 있다.

공영형 사학 문제는 지방 사학에 대한 재정 지원과 역량 강화 문제가 아니고, 사실 대학 고등교육의 공공성 강화 측면에서 오래된 의제다. 한국 대학의 역사와 발전 과정을 보면 유치원과 비슷하다. 교육의 공공성에 대한 국민적 합의가 완벽히 안 됐다. 과연 대학과 유치원이 공공성을 띠고 있는가에 대해 아직도 헷갈려 한다. 우리나라 고등교육은 사학이 80% 넘는 비정상적 형태이기 때문이다.

또한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대학들이 자연 도태될 가능성이 큰데, 이 때문에 교육부로서는 정책 우위 문제를 헷갈리는 것 같고, 돈을 어떻게 써야 할지 기다리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

: 공영형 사학은 이름을 새로 붙여서 새로운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정부의 공적기금을 어떤 식으로 투여해서 지방대학을 일정정도 살려내느냐 하는 국가적 과제이므로 앞으로 예산이 투여될 수밖에 없다.

운영이 안되는 대학들과 지방을 살리기 위해 공적기금이 필요한 단계에 가고 있기 때문에, 2020년에는 분명히 이런 문제들이 현실화하면서 지방 살려내라는 난리가 날 것이고, 결국 이 문제는 국가적으로 논의할 수밖에 없다. 필연적으로 올 문제에 대응한다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 교육부가 2주기 평가 들어가면서 훨씬 더 시장주의적으로 변했다. 예전에는 정부가 많이 개입하고, 예산 배분 기준도 엄격해서 정부가 손을 댄 것으로 인해 대학에 변화가 있을 수 있도록 설계했는데, 지금은 살아남는 애들한테 얹어주겠단 식이다. 그 얘기는 교육부가 정책적으로 철수하는 것이라고 저는 본다. 정책을 철수하는데, 그냥 손 떼는 것이 아니라 왜 돈을 들고 무엇을 자꾸 하느냐? 그 이유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는 욕을 먹기 싫은 것이다.

공영형 사학이 필연적으로 사회적 문제가 될 것이라 하셨는데, 교육부는 정부의 개입을 사회가 요구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다. 그 전에 뛰어들면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이다.

공영형 사학 구상에는 이 기회를 혁신의 계기로 삼자는 의도가 깔려있다. 사학의 나쁜 지배구조를 바꿔 괜찮은 사학으로 재탄생시켜보자는 혁신의 의도가 있었던 것이다. 조정의 문제가 아니라 혁신의 문제로 삼는다는 것인데 그게 안 되게 됐다. 그런 관점에서는 교육단체들이 사람들에게 꿈을 불어넣지 못한 측면도 있다.

홍성학(이하 홍): 대학구조조정을 바라보는 시각을 새롭게 전환할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면 앞으로 대학 구조조정을 어떻게 할 것이냐. 부실대학을 양산하는 방식이 돼선 안 된다. 전부 다 우수대학을 만드는 방식으로 서열화해야 한다.

두 번째로, 정체성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구조조정이 이뤄져야 한다. 지금 일반대학은 늘어났고 전문대학은 축소됐는데, 앞으로 산업구조를 봤을 때 일반대학은 얼마나 있어야 하고 전문대학은 얼마나 있어야 하느냐의 문제다.

대학 숫자를 줄이는 게 대학구조조정이냐는 문제도 있다. 오히려 시각을 바꿔서 학령인구 감소를 우수대학을 만드는 전환점의 기회로 삼아야 하지 않겠나.

어떻게 할 것이냐? 대학의 다양성을 확보하되 교육 여건을 강화하는 방법으로 한 학과 당 정원을 줄여나가는 것이다. 지금 초·중·고등학교의 학급당 학생 숫자가 적은데, 대학은 여전히 40명 이상 수업을 한다. 전임교원 확보율은 높이고 학과당 충원율은 줄여서, 학령인구 감소를 오히려 교육여건을 강화하고 국가의 책무성을 강화할 수 있는 기회로 삼자. 공영형 사립대는 학령인구 감소 시점에서 그동안 사립대학이 86.5%나 되는 상황에서 사학에 책임을 떠넘기고 있던 국가가 이제는 책무를 다하는 것으로 돌아서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이 제정되는 것이 맞지만, 일시에 하기에는 너무 돈이 많이 들어가니 일단 부분적으로도 공영화하자는 것이 돼야 하지, 부실대학을 공영화하는 식의 시각으로 봐서는 안 된다.

: 사학비리 문제와 관련지어서 건전한 사학을 지원하겠다는 명분으로 김상곤 초대 장관이 공영형 사학을 내세웠는데 그런 시각으로 공영형 사학을 볼 수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전체적인 인구감소추세 속 대학 공공성을 높이는 계기로 삼는 차원에서 접근하자는 시각도 있다. 교육부에서 얼마 전에 발표한 사학혁신추진방안은 과연 이 국면에서 어떤 의미를 가질까?

: 사학비리 문제는 전형적인 전근대적 문제이자 우리 사학이 가진 아주 고질적인 문제였다. 사학이 내적역량을 어떻게 키울 것이냐가 아니라 인습적 문제이고, 우리 사학의 역사적 출발 자체가 잘못된 측면이 있다. 사학 설립자가 물러나면 공적 자산이므로 외국처럼 공영으로 전환되어야하는데 그렇지 못했다. 이 부분은 법적 강화를 통한 감시와 관리 감독이 더 필요하다. 장기적으로 보면, 트러스트 이사회나 거버넌스 등 법적 장비를 사학법 개정을 통해서 마련해야 할 것이라 본다.

사학 혁신도 그런 인습적인 문제점을 딛고서 본래 사학이 가진 다양한 교육적 목표나, 건학이념의 독특성을 가장 적합하게 이어가는 사학 모델들을 지원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 교육부가 최근에 사학혁신추진방안을 내놓았는데 교수노조위원장이신 홍선생님 의견을 듣고싶다.

: 사학혁신추진방안은 전체적으로 볼 때 사학 회계의 투명성이나 사학법인의 책무성, 사학 운영의 공공성, 사립학교교원 권익 보호와 지원, 교육부 자체 혁신 등을 두루 담아 기존의 것보다는 상당히 진일보했다고 생각한다.

: 예상외로 아주 좋게 평가하시네요?(웃음) 제가 보기엔 잡다하기만 할 뿐 근본적인 것을 전혀 못 짚고 있는 것 같은데.

: 일단 칭찬은 해주고 싶다. 그러나 과연 이대로 진행될 것인가는 지켜봐야 할 문제다. 아쉬운 것은 법인의 책무성을 강화한다고 하지만, 비리 해결 측면만을 다루다 보니 법인의 책무성 중 가장 중요한 재정 확보 문제는 빠져있다. 친족 관계를 공시한다든지, 개방이사 실효성을 강화하는 등의 안이 일부 있긴 하지만 이것들이 법으로 제대로 만들어져 시행되기는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 결국 현실성 없다고 보시는 거네요. 핵심적인 것이 친족 문제와 거버넌스의 개방이사 문제인데, 그건 사립학교법을 바꿔야만 해결되는 문제다. 사립학교법 개정이 가장 중요한 문제이자 정치적 난제인데, 그걸 미뤄버리니 알맹이가 빠져 있다. 

: 감사를 해서 괴롭힐 순 있죠. 친족 못하게 한다지만 자꾸 행정감사 나가고 귀찮게 하면 친척으로 안 하고 친구로 (이사를 선임)하겠죠. 그건 불보듯 뻔한 거다. 친지, 혹은 동창 시키면 된다. 이것은 현 정부의 과거사를 놓고 보면 굉장한 트라우마가 있어 보인다. 한국 사회에서 사립학교법 개정 운동이 가장 강력하게 형성됐던 건 1999-2000년 무렵인데 1차로 전교조 합법화한 이후에 전교조가 막대한 돈과 동원을 해주면서 사립학교법 개정 운동이 있었고, 그 다음 2차 운동이 2005년에 있었죠. 그래서 그때 법이 개정됐고, 그것에 박근혜 전 대통령이 저항하면서 개악된 게 현재의 사립학교법이다.

사실은 노무현 정부 때 4대 개혁입법을 하겠다고 했다가 좌절한 경험 때문에, 이 정부가 사학개혁법 개정 운동에 나선다는 건 공수처법 하나 더한다는 것과 비슷한 것이다.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원론적으로 그림을 그려본다면, 우리나라 사학이 일단 너무 많다. 많다는 건 여러 가지 의미가 있다. 일단 운영할 능력이 없는 곳까지 너무 많다는 것 하나. 또 하나는 교육제도란 게 민주국가에서 굉장히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민주적, 정치적 투입이 될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러려면 국공립대학이 일정 비율 이상으로 있어야 한다. 그런데 그게 너무 적어서, 사회에 교육정책을 위한 마땅한 정치적 지렛대가 없다.

그 다음 우리나라 사학의 특징 중 하나는 돈 낸 사람이 주인이 아니라는 것이다. 예를 들면 우리나라에서 사학은 음성적으로 거래된다. 기업처럼 취급되는 것이다. 그러나 대학은 공익법인이기 때문에, 만약 어느 개인이 재단에 100억 기부하면 서양처럼 그것만으로 당연직 이사로 들어가서 발언권도 얻을 수 있어야 한다. 원래 공익법인이란 건 재산을 희사한 사람들이 자기 의지를 실현할 수 있어야 한다.

그 다음 이사회란 게 이해당사자 집단이기 때문에 돈을 낸 집단은 모두 들어가야 한다. 국가나 지자체가 거기 돈 냈으면 거기 들어가야 한다. 동창들도 등록금 내고, 동창회비를 냈으니 들어가야 한다. 자기가 기금을 마련해서 운영이념을 살리고 싶은 사람들이 다같이 협의해서 운영하는 식이어야 하는데, 그 기본골격이 안 돼 있고 그냥 가족회사같이 돼 있다. 이사회 개방이 가장 핵심적인 문제다.

: 아까 앞에서는 칭찬하고, 뒤에서는 난항이 있을 것이라고 얘기했는데, 법을 고쳐야 하는 문제가 있고, 법을 고치지 않는다면 재정지원으로 차별을 두는 방법이 있다. 그런데 이번 평가지표를 보면 기존 법인 책무성이 4점이었던 것이 2점으로 줄었다. 5점이었던 구성원의 참여, 소통은 1점으로 줄었다.

: 사립대학 관련해 돈 문제를 조금 더 말씀드리고 싶다. 기본적으로 공익법인이고, 재단법인이기 때문에 재단법인은 기금을 형성한 사람들의 문제다. 그래서 단기적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외부자가 돈을 기부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 왜냐하면 내가 기부해봐야 그냥 사진 한 장 찍으면 끝나는 것이지, 나의 교육의지를 실현할 수 있는 방도가 없기 때문이다. 사실은 그 물꼬를 틀려면, 이사회가 개방적이고 투명하게 되려면 우선 공공자금이 들어가야 한다. 공공자금을 넣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우리나라는 대학재정에 대한 교부금 제도가 없다. 그래서 정기예산이 들어갈 수 없다.

정기예산이 아닌 형태로 들어갈 수 있는 굉장히 중요한 것은 국가장학금이었다. 그런데 국가장학금도 학생에게 주는 형태가 돼버렸다. 만약 유치원처럼 돈을 대학 통장에 꽂아줬으면 그게 전부 공공회계로 잡혔을 것이다. 그런데 그렇지 않고 학생에게 주었기 때문에 전혀 먹히지 않는 방식이 된 거다.

그리고 교육부가 자꾸 사업을 많이 한다. 교육부가 BK, CK 등 K 들어가는 사업을 하는 식으로 돈을 나눠주게 되면, 대학의 지배구조와 관련해서는 돈이 들어가지 못하게 된다. 그런 형태의 차단막이 있는 것이다. 그 차단막에 제가 상당한 심증을 갖고 있는 건, 한국의 사학재단들이 똑똑해서 그렇게 쉽게 열어주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만약에 정말 대학에 주는 모든 돈을 정리해서 교부금으로 환원하겠다고 하면, 사립대학들이 가만있을까?

: 사학비리 척결을 현 정부가 상당히 중점에 두고 있고, 유은혜 장관은 교육부의 최대목표라고 말하기도 했는데, 개인적으로는 방향을 잘못 잡은 듯하다. 왜냐하면 사학비리는 물론 고질적이지만, 지금 국면은 대학구조조정 국면이라서, 옛날처럼 사학이 커지면서 온갖 전권을 행사하던 시기가 아니고, 곧 몇 년 후면 상당히 많은 사학이 경영 위기에 처해서 도태될 지경이기 때문에 비리 문제로 접근하는 것은 지금 시기에 안 맞다고 본다. 그렇기에 일부 비리는 비리대로 처벌하고, 전체적으로는 사학을 어떤 식으로 개편할 것인가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하는데, 비리 척결을 너무 내세운다. 이건 아마 교육운동 하는 사람들 탓도 있다. 그 목소리가 가장 크다. 그러나 지금은 회계 투명성도 상당히 보장돼 있고, 정부기금이 많이 들어가고 있어서 노골적인 비리는 못 저지르게 돼 있다.

구조조정 때문에 교수들의 권한이 축소되고, 특히 바른말 하면 해고되기도 하는데 그 근원엔 재정위기가 있다.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을 내놓는 것이 가장 우선인데 그 부분은 너희가 알아서 하라고 경쟁시키고는 비리만 때려잡겠다고 하면 그게 해결될 리가 없고, 편법은 점점 더 심각해지고, 교권은 점점 더 위기에 처할 것이다.

이번 발표도 김 선생님 표현처럼 뭔가 교육부가 한다는 시늉을 하기 위한 조치이지, 이걸로 사학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이 제 생각이다.

: 이번 사학혁신추진방안 중에, 대학의 공공성, 민주성, 정체성, 자치성이 모두 혁신의 방향이라고 저는 본다. 그런데 이번 발표는 그 중 일부인 비리 줄인다는 것만 발표했다. 그런데 아까 말했듯 법인의 책무성과 구성원의 참여, 소통 등은 진단지표에서 상당히 줄여놓고, 오히려 학생충원율 지표는 두 배로, 10점을 늘려놨다. 졸업생 취업률도 4점이 올랐다. 거기서만 14점이 올라간 것이다. 대학 구조조정이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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