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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공감이 주는 일상의 기적
작은 공감이 주는 일상의 기적
  • 교수신문
  • 승인 2020.01.20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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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말들 |저자 천 경우 |현대문학 |페이지 352

천경우 작가는 한국으로 이주하기 전, 독일 브레멘에 거주하며 집에서 자전거를 타고 작업실로 향하던 중 ‘눈에 보이지 않지만 연결되어 있는’ 땅속의 파이프에서 하나의 모티프를 얻는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공간이 보이지 않는 의식들로 연결돼있는 것처럼, 도시에 쉼 없이 공급되는 에너지 라인, 그 파이프에 시민들로부터 모집한 “타인에게 힘과 온기를 전할 수 있는 말들”을 써넣어 존재케 한 것이다. 관공서와 시민의 협력 아래 장장 4년에 걸쳐 완성된 이 공공미술 프로젝트는 “예술적 ‘사건’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은 이번 책으로 기록되었다.

작가가 열정적으로 시도해온 인종, 지역, 종교, 문화를 초월한 소통과 교감의 시도들은 결국 ‘사람’을 향한 그의 깊은 이해와 관심에서 비롯됐다. 그는 자신에게 전시회란 “사람들과의 교감을 시작하고 울림을 찾아가는 과정”이며 “어느 곳에서 전시가 이루어지는가는 어떤 사람들을 만나는가와도 같은 일이며 그것은 크고 작은 역사와의 만남”이라고 말한다. 익명의 사람들이 공공장소에서 경험한 일상의 작은 충격들은 시간이 지나도 결코 사라지지 않고 어딘가에 남아 언제든 새롭게 기억될 수 있다는, 그 불가해한 가능성에 주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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